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 이후 증시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과거 사례를 보면 중간선거가 끝난 뒤 미국 증시는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 연말 계절적 요인까지 고려하면 추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될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도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지가 관건이다.11월 3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는 '블루웨이브'가 현실로 나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선거 결과를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선거 이후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반등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미국 중간선거를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글로벌 투자심리가 회복될 경우,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탈했던 외국인 자금이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선거 결과 자체보다 관세 등 통상정책의 변화 여부와 금리·기업 실적, 외국인 수급이 실제 반등의 지속성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미국과 한국 증시는 이런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11월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은 전날보다 3.03% 상승하면서 5만3356.12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도 전장보다 1.58% 오른 7688.62로 마감했다. 11월 4일 한국 증시도 장중에는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지만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0.62% 오른 5683.80으로 마감했고, 코스닥도 1.50% 오른 714.95로 마감했다. 다만 선거 결과를 곧바로 증시 방향과 연결하기는 어렵다. 의회 권력은 재정과 예산, 세금 정책 등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관세와 통상, 외교 정책은 대통령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의회와 행정부의 권력이 나뉘면 정책 추진 과정에서 견제가 강해질 수 있고, 예산안 처리 지연이나 연방정부 셧다운 위험도 커질 수 있다.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선거 결과 자체보다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의 주가 흐름이다. 과거 사례에서는 집권당이 의석을 지키든 잃든 중간선거 이후 미국 증시가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선거를 앞두고 쌓였던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어서다.하나증권은 과거 중간선거 이후의 주가 흐름에서 연말 반등 가능성을 찾았다. 2000년 이후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진 6개 연도 가운데 5개 연도에 S&P500지수는 9월 말부터 연말까지 상승했다. 해당 기간 평균 상승률은 3.6%였다. 중간선거 이후 1년간으로 범위를 넓히면 6개 사례 모두 상승했고, 평균 상승률은 9.1%에 달했다.
민주당 주도권 확보로 2차전지·신재생에너지 부각 가능성↑다만 선거 이후 상승세가 매년 같은 방식으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2018년에는 공화당이 하원에서 41석을 잃었고, 미·중 무역갈등까지 겹치면서 S&P500지수가 9월 말부터 연말까지 약세를 보였다. 이후 반등 흐름이 나타났지만, 선거 결과만으로 시장 방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선거 이후 시장의 흐름을 살필 때 집권당의 의석 변화뿐 아니라 시장의 예상과 실제 결과 사이의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연말 계절성도 주목할 요인이다. 하나증권은 과거 중간선거가 있었던 해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9월 말까지 상승률이 낮았던 경우에는 이후 연말까지 평균 8.4%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이미 상승 폭이 컸던 경우에는 이후 평균 2.1% 하락했다. 올해 미국 증시는 9월 말까지 연초 대비 약 14% 상승한 상태다.이는 연말까지 주가가 일방적으로 오르기보다 단기 조정을 거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다만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중간선거 이후의 계절적 흐름과 시장의 평균 회귀 가능성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반등 기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주요 변수다. 외국인은 올해 코스피시장에서 약 210조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중간선거와 주요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된 뒤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된다면 국내 증시에도 반등 여지가 생길 수 있다. 다만 외국인 자금의 복귀 여부는 미국 금리와 달러 흐름, 국내 기업의 실적 전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업종별로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와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에서 차별화된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다.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환경 정책에 대한 견제 가능성이 커지면서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AI 데이터센터 관련주는 미국 내 규제 강화 우려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만큼 업종 내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연말에는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보다 낙폭이 컸던 종목의 반등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증권은 과거 연말 주가 흐름을 바탕으로 낙폭과대주와 공매도 잔고가 높은 종목, 대형주와 반도체 업종 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반면 주가가 이미 크게 올랐거나 기관의 순매수가 집중됐던 종목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이 연구원은 특히 고금리 환경에서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중요한 투자 지표로 제시했다. “시장 전체의 반등을 기대하는 데 그치기보다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거 이후 불확실성 완화가 증시 반등으로 이어지더라도 업종과 종목별 성과는 차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 연구원은 연말 투자전략과 관련해 “연말 평균 회귀에 유리한 요인과 현재의 고금리 환경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핵심 투자 지표로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