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업 2·3세 이사회 속속 진입…“경영 성과 기대”
서진석 대표 ‘통합 셀트리온’ 첫 정기 주총 전면에
롯데그룹 3세 신유열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이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잇달아 마무리한 가운데 바이오 기업의 2·3세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는 등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바이오 사업에 더 힘을 싣기 위해 창업주 자녀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도록 하는 분위기다.
주총 전면 나선 서진석 대표
셀트리온은 지난 3월 26일 오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정기 주총을 열었다. 이날 주총에선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증액 등을 비롯한 8개 안건이 가결됐다. 올해는 지난해 주총을 진행한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이 아닌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이사회 의장으로 단상에 올랐다. 이번 주총은 셀트리온이 ‘통합 셀트리온’으로 진행하는 첫 정기 주총인 만큼 서 대표의 ‘데뷔전’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 대표는 셀트리온을 창업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이번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특히 서 대표는 이번 정기 주총 전면에 나서 주주들의 질의에 직접 답했다. 서 회장은 영상을 통해 정기 주총을 찾는 주주들을 만나 서 대표를 ‘지원사격’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최근 미국에 출시한 신약 ‘짐펜트라’의 매출 확대를 위해 올해 내내 미국에 머물 계획이다.
서 회장은 주주들의 질문 일부에도 답했다. 몇몇 주주가 이사의 보수 한도를 200억원으로 늘리는 안건에 반발하자 “이사의 보수 한도를 늘린다고 임원이 실제 받는 보수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안건은 의결하되 이사의 보수 합계가 120억원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120억원은 이날 현장에 참석한 셀트리온 주주들이 제안한 금액이다. 서 회장은 “추가 집행은 목표한 매출을 달성한 뒤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겠다”며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도 했다.
셀트리온이 이사의 보수 한도를 높이려는 이유는 통합 셀트리온 출범 후 이사회를 재구성하며 보수 한도를 높여야 해서다. 신민철 셀트리온 사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산 이사 보수 실적은 112억원”이라며 “단독 이사 보수인 90억원을 넘겨 한도를 증액해야 한다”고 보수 한도 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셀트리온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은 경영 성과 등과 비교했을 때 이사의 보수 한도가 과다하다고 판단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서 회장은 이날 정기 주총에서 셀트리온의 사업 전략과 미래 목표도 밝혔다. 당장 올해 낼 매출 목표는 3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한 의약품만 판매해서 올릴 매출이다. 미국 현지에 짐펜트라의 처방을 확대하면 계획했던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서 회장은 “미국에서 짐펜트라를 처방할 수 있는 의료진 7500여 명을 직접 만날 계획”이라며 “올해 6월까지 이들이 있는 의료기관을 순회할 것”이라고 했다.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도 “기존의 제품만으로도 1조60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며 “짐펜트라의 미국 매출은 올해 5000억~6000억원으로 잡고 있어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문제없다”고 했다.
신유열 전무, 롯데바이오 둥지 틀어
롯데그룹의 3세인 신유열 전무도 지난 3월 초 바이오 계열사인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신 전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롯데그룹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롯데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바이오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신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성장동력을 더 확보할지 관심이 쏠린다. 신 전무가 롯데그룹의 계열사 중 국내 기업의 등기임원으로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전무를 제외하면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 전무가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사들인 뒤 이 공장을 발판 삼아 수주를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많은 공장 중에서도 미국 현지 공장을 인수한 이유는 해외 기업을 상대로 수주 활동을 활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공장에선 기존에 BMS가 소화한 물량을 생산할 뿐 굵직한 수주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수주 소식이 늦어지는 데 대해 “대형 수주는 3년 정도 걸린다”며 “수주 성과는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신 전무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숙제를 제대로 풀어갈 수 있을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신 전무가 CDMO 사업은 물론 바이오 사업에서도 이렇다할 경험이 없어서다. 신 전무는 지난 2020년 롯데그룹에 발을 디딘 후 롯데케미칼 등을 거쳤고, 2년 전인 지난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의 공동대표로 선임되며 경영 활동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롯데지주에서 미래성장실장도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 전무를 비롯한) 오너 일가가 바이오 계열사로 온 일은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이라면서도 “신 전무가 어떤 경영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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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전면 나선 서진석 대표
셀트리온은 지난 3월 26일 오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정기 주총을 열었다. 이날 주총에선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증액 등을 비롯한 8개 안건이 가결됐다. 올해는 지난해 주총을 진행한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이 아닌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이사회 의장으로 단상에 올랐다. 이번 주총은 셀트리온이 ‘통합 셀트리온’으로 진행하는 첫 정기 주총인 만큼 서 대표의 ‘데뷔전’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 대표는 셀트리온을 창업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이번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특히 서 대표는 이번 정기 주총 전면에 나서 주주들의 질의에 직접 답했다. 서 회장은 영상을 통해 정기 주총을 찾는 주주들을 만나 서 대표를 ‘지원사격’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최근 미국에 출시한 신약 ‘짐펜트라’의 매출 확대를 위해 올해 내내 미국에 머물 계획이다.
서 회장은 주주들의 질문 일부에도 답했다. 몇몇 주주가 이사의 보수 한도를 200억원으로 늘리는 안건에 반발하자 “이사의 보수 한도를 늘린다고 임원이 실제 받는 보수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안건은 의결하되 이사의 보수 합계가 120억원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120억원은 이날 현장에 참석한 셀트리온 주주들이 제안한 금액이다. 서 회장은 “추가 집행은 목표한 매출을 달성한 뒤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겠다”며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도 했다.
셀트리온이 이사의 보수 한도를 높이려는 이유는 통합 셀트리온 출범 후 이사회를 재구성하며 보수 한도를 높여야 해서다. 신민철 셀트리온 사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산 이사 보수 실적은 112억원”이라며 “단독 이사 보수인 90억원을 넘겨 한도를 증액해야 한다”고 보수 한도 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셀트리온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은 경영 성과 등과 비교했을 때 이사의 보수 한도가 과다하다고 판단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서 회장은 이날 정기 주총에서 셀트리온의 사업 전략과 미래 목표도 밝혔다. 당장 올해 낼 매출 목표는 3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한 의약품만 판매해서 올릴 매출이다. 미국 현지에 짐펜트라의 처방을 확대하면 계획했던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서 회장은 “미국에서 짐펜트라를 처방할 수 있는 의료진 7500여 명을 직접 만날 계획”이라며 “올해 6월까지 이들이 있는 의료기관을 순회할 것”이라고 했다.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도 “기존의 제품만으로도 1조60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며 “짐펜트라의 미국 매출은 올해 5000억~6000억원으로 잡고 있어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문제없다”고 했다.
신유열 전무, 롯데바이오 둥지 틀어
롯데그룹의 3세인 신유열 전무도 지난 3월 초 바이오 계열사인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신 전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롯데그룹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롯데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바이오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신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성장동력을 더 확보할지 관심이 쏠린다. 신 전무가 롯데그룹의 계열사 중 국내 기업의 등기임원으로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전무를 제외하면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 전무가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사들인 뒤 이 공장을 발판 삼아 수주를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많은 공장 중에서도 미국 현지 공장을 인수한 이유는 해외 기업을 상대로 수주 활동을 활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공장에선 기존에 BMS가 소화한 물량을 생산할 뿐 굵직한 수주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수주 소식이 늦어지는 데 대해 “대형 수주는 3년 정도 걸린다”며 “수주 성과는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신 전무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숙제를 제대로 풀어갈 수 있을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신 전무가 CDMO 사업은 물론 바이오 사업에서도 이렇다할 경험이 없어서다. 신 전무는 지난 2020년 롯데그룹에 발을 디딘 후 롯데케미칼 등을 거쳤고, 2년 전인 지난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의 공동대표로 선임되며 경영 활동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롯데지주에서 미래성장실장도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 전무를 비롯한) 오너 일가가 바이오 계열사로 온 일은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이라면서도 “신 전무가 어떤 경영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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