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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닉, 네온 재활용 기술 확보…연 400억 비용 아끼고 환경도 챙긴다

TEMC와 1년여 개발 성과…희귀 가스 재활용 기술 내재화

[자료 SK하이닉스]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제작 공정에 사용되는 희귀 가스 네온(Ne)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 반도체용 특수가스 기업 TEMC와 협업해 이룬 성과다. ▲국내 소부장 기업과 함께 개발했다는 점 ▲친환경 기술의 마련을 통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성과를 냈다는 점 등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는 이번 기술 개발로 연간 400억원 상당의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봤다.

SK하이닉스는 네온 재활용 기술 개발 1년여 만에 성과가 나왔다고 1일 밝혔다. 회사 측은 “최근 국제 정세 불안으로 인해 수입에 의존해 온 네온의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소부장 기업과 함께 재활용 기술 개발을 착수한 바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재활용 소재 사용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2025년까지 재활용 소재 비율 25%, 2030년까지 3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회사는 네온 재활용 기술 개발은 이 로드맵을 실현해 가는 의미 있는 성과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네온은 희귀 가스로 분류된다. 공기 중에 극소량만이 존재해 양산이 어렵고 인공 제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노광공정(레이저 등으로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과정)에 필수적인 엑시머 레이저 가스(Excimer Laser Gas)의 주요 성분이기도 하다. 네온은 레이저 광원으로 활용할 때 화학적으로 분해되거나 변형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한 번 사용한 네온은 불순물 제거 등의 분리 및 정제만 거치면 재활용이 가능하다.

SK하이닉스는 이 점에 주목, 네온 재활용 기술 개발 착수했다. SK하이닉스와 TEMC는 노광공정 이후에 스크러버(Scrubber·반도체 생산 공정 중 발생하는 가스와 화합물 등을 걸러내고 제거하는 장치)를 통해 공기 중으로 배출되던 네온 가스를 수집 탱크에 포집하는 데 성공했다.

TEMC의 가스 처리 과정을 통해 네온만 선택적으로 분리해 정제하는 식이다. 정제된 네온은 다시 SK하이닉스로 공급돼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된다. 현재 네온 회수율(배출량 X 포집량 X 정제수율)은 72.7%에 이른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 지속해서 정제수율을 개선해 네온 회수율을 77%까지 높일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번 기술 개발에 대해 “소재 및 장비 협력사가 각 분야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긴밀하게 협력해 만들어진 성과”라며 “앞으로도 전문성을 갖춘 협력사들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네온 재활용 기술을 반도체 팹에 적용할 경우, 연간 400억원 상당의 구매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네온 생산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1만2000 tCO2e/yr, tCO2e/yr는 연간 이산화탄소 환산량) 감축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기술 개발을 주도한 조직은 SK하이닉스 탄소관리위원회의 소재 재활용 분과다. 반도체 공정에서 화학적으로 분해 및 변형되지 않는 모든 소재의 재활용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분과는 2025년까지 네온·중수소(D2)·수소(H2)·헬륨(He) 등 4개 가스 소재와 황산(H2SO4) 등 화학 소재를 비롯해 총 10개 원자재의 재활용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는 화학적 변형이 없는 모든 소재에 대한 기술 검토를 완료하는 게 회사의 목표다.
[자료 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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