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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리그 중계권 확보로 재기 노리는 티빙

[OTT 시장, 스포츠가 뜬다]①
2024~2026년 KBO 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확보

최주희 티빙 대표 [사진 티빙]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티빙이 국내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를 통해 재기를 노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3월 CJ ENM과 2024~2026년 KBO 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했다. 3년, 1350억원 규모다. CJ ENM은 이번 계약을 통해 2024~2026년 KBO 리그 전 경기의 국내 유무선 중계방송 권리와 중계방송권을 재판매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보유하게 됐다.

이제 티빙 유료 요금제 가입 고객에 한해서만 프로야구 생중계 시청이 가능하게 됐다. 최소한 가장 저렴한 월 5500원의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가입해야 프로야구 전 경기 시청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사실상 프로야구를 무료로 관전하던 시대가 끝나고 유료 시대가 막을 올리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CJ ENM이 큰돈을 들여 KBO 리그 중계권을 확보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최근 몇 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티빙의 실적 개선 및 구독자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티빙은 지난 2020년 CJ ENM으로부터 법인을 분할한 이후 지금까지 영업이익 흑자를 거둔 적이 없다. 2020년 영업손실 61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영업손실 762억원을, 2022년에는 영업손실 1192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1420억원을 기록, 매년 적자 폭이 커지는 상황이다.

4년 연속 적자 기록한 티빙

OTT업계에서는 이번 티빙의 프로야구 독점 중계가 구독자들을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CJ ENM이 제작한 영화 및 드라마의 흥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티빙의 구독자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다. 

다만 기존 야구팬들의 불만을 어떻게 잠재울지가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무료로 경기를 볼 수 있었던 야구팬들 입장에선 갑작스러운 유료화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울러 티빙은 최근 ‘2024 KBO 리그 시범 경기’ 중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선수명, 야구 용어 등을 잘못 기재해 야구팬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최주희 티빙 대표는 지난 3월 KBO 리그 중계 기념 ‘K-볼 서비스 설명회’에서 “‘무료보다 못하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부실 중계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올해 KBO 리그를 중계하면서 서비스 및 콘텐츠에 진심 어린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유료화를 통한 수익을 지속해서 투자하고 서비스 퀄리티를 높이는 선순환하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보여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티빙은 안정적인 프로야구 중계 시스템을 갖추고 야구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투자를 늘려나가며 관련 업무 인력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티빙은 모바일·태블릿·PC··스마트TV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특히 스페셜관을 열고 앱에서 생중계와 하이라이트 시청을 단 한 번의 터치로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기존 서비스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실시간 방송 중 놓친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에 ‘득점 장면 모아보기’를 추가해 편의성을 높였고, 열띤 홈 구단 응원전을 디지털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티빙 톡 기능도 확장했다. 또한 개막전부터 라이브 중 실시간 주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 탭과 여러 구장 경기를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타 구장 경기 보기’ 기능 등도 추가했다.

티빙은 일반인들이 경기장에서 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해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업로드 하는 것 역시 저작권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허용할 방침이다. 또 40초 미만의 쇼츠 영상도 일반인이 가공해 SNS를 통해 공유하는 놀이 문화를 권장한다.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티빙이 국내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를 통해 재기를 노린다. [사진 티빙]

KBO 리그 중계 통해 DAU 증가

티빙은 올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최근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유료 구독자 수가 400만 명을 돌파했고 올해 500만 명 진입을 기대한다”고 말하며 올해 하반기 중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KBO 리그 독점 중계는 일간 활성 이용자(DAU) 수를 늘리는 데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전이 열린 지난 3월 23일 기준 티빙의 DAU는 198만9291명으로 웨이브(117만6699명), 쿠팡플레이(93만12명) 등 경쟁사들을 크게 뛰어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OTT업계에서는 최근 신성장 동력으로 스포츠 중계권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조사에서는 실제로 스포츠 중계권이 OTT 구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CJ ENM의 통합 디지털 마케팅 기업 메조미디어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 업종 분석 리포트’를 최근 발행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외 OTT 사업자들은 성장 정체의 돌파구로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투자 중이며 야구,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 중계 콘텐츠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OTT 구독자들도 OTT의 스포츠 중계 콘텐츠를 주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메조미디어가 지난 3월 5일부터 3월 12일까지 만 20~59세 OTT 시청자 48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한 결과 실시간 스포츠 중계가 OTT 구독에 영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절반 이상(53%)이었다. 아울러 일주일에 1회 이상 OTT 플랫폼을 통해 스포츠 중계를 시청하는 비율도 47%에 달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 티빙 유료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120만 명 증가한 520만 명이며 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4548억원으로 전망된다”며 “분기 매출 1200억원에 도달하는 3분기부터 흑자전환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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