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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판 짜기 속도 내는 한미약품…임종윤·종훈 경영 복귀

임종윤 이사, 한미약품 대표로 복귀 가닥
임종훈 이사는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왼쪽에서 두 번째)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 선모은 기자]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한미약품그룹이 이사진을 중심으로 새판 짜기에 속도를 낸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한미약품그룹의 대표이사로 복귀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도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공동대표에 오른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이사회를 열었다.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전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두 아들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사이언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지 일주일만이다. 이들은 지난 3월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자신들이 추천한 이사들로 이사진을 구축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임종윤·종훈 형제를 비롯한 신규 이사와 송 회장 등 기존 이사가 모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이번 이사회에서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송 회장이 한미사이언스의 대표를 맡고 있던 점을 고려하면, 모자(母子)가 한미사이언스의 공동대표를 맡게 된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한미약품의 대표이사로 복귀할 것으로 점쳐진다. 장남인 임 사내이사는 경영 분쟁 과정에서 임기 만료를 이유로 한미약품그룹을 떠난 바 있다. 이번 이사회에서 임 사내이사의 재선임이 논의됐고, 향후 임시 주총 등을 통해 한미약품의 대표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것 외, 자신들이 추천한 인물로 이사진을 새로 꾸린다.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 김완주 전 한미정밀화학 대표,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이관순 지아이디파트너스 대표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앞서 두 형제는 한미약품그룹을 사이에 두고 모친인 송 회장, 남매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갈등했다.

해외 PEF 협력 가능성도

임종윤·종훈 형제가 이사진을 새로 꾸려도 남은 과제는 많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상속세가 대표적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이달까지 임 전 회장의 지분 상속으로 발생한 상속세를 내야 한다. 임 전 회장의 아내인 송 회장과 세 자녀는 임 전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받아 5000억원 정도의 상속세를 내야 했다. 이들은 상속세를 일부 해결했고, 현재 2700억원가량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장남인 임 사내이사는 지난 3월 21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상속세를 낼 재원이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한미약품그룹이 애초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당장 수천억원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일부에서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 등과 협력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PEF 운용사가 프리미엄을 붙여 지분을 사들이고, 두 형제의 경영권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PEF 운영사가 두 형제와 모녀의 지분도 일부 사들이면 한미약품그룹의 상속세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 형제가 상속세를 해결할 방법이 송 회장과 임 부회장 등 모녀와 다르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임종윤·종훈 형제는 모녀가 상속세를 이유로 OCI그룹에 사실상 한미약품그룹을 넘기는 꼴이라며 두 기업의 통합을 반대했다. 하지만 두 형제가 해외 PEF에 지분을 넘길 가능성이 점쳐지며, 경영권을 매각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두 형제는 모녀와 표 대결을 벌인 정기 주총에서 한미약품그룹을 잘 경영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특히 장남인 임 사내이사는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 바이오의약품 중심의 위탁개발(CDO)과 위탁연구(CRO)로 매출 1조원 이상을 유지하겠다”고 자신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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