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이른바 ‘민희진 사태’로 인해 곤욕을 겪고 있는 하이브가 2024년 1분기 실적발표를 2일 진행했다.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에서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 “이번 문제를 잘 마무리 짓고 멀티 레이블 시스템의 고도화를 위해 어떤 점을 보완할지 지속해서 고민하겠다”며 “주주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이브는 2024년 1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3609억원, 영업이익 14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2.6% 급락했다. 기존 아티스트들의 활동 공백과 신인 그룹의 데뷔 관련 초기 비용의 영향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은 다만 “다수의 아티스트들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투어스·아일릿의 성공적인 데뷔가 선배 아티스트의 휴식기 영향을 상쇄했다”며 “1분기에는 상대적으로 신보 발매가 적었지만, 꾸준한 매출을 발생시키는 음원 덕분에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존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적은 상황에서도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익 기초체력이 개선됐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어스·아일릿 앨범은 각각 5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하프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하이브의 올 1분기 음반원 매출 중 음원의 비중은 약 50%까지 상승했다. 음반원·공연·광고·출연 등 직접 참여형 매출액은 2170억원이다. 1분기 매출의 약 60%를 차지했다. 세븐틴·엔하이픈·&TEAM의 공연이 실적 방어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상품(MD)·라이선싱·콘텐츠·팬클럽 등 간접 참여형 매출액은 1439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이브와 CJ ENM 산하 제작사 에그이즈커밍이 공동 투자한 ‘나나투어 with 세븐틴’과 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투어 MD가 간접 참여형 매출에 기여했다.

하이브 측은 “2분기부터 아티스트들이 대거 활동을 재개하고, 월드투어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지난 4월 세븐틴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보이넥스트도어가 복귀했으며 엔하이픈, 뉴진스도 컴백을 앞두고 있다. 방탄소년단 멤버 진은 6월 중순 병역 의무를 마친다”고 전했다.

기존 아티스트 컴백과 신규 아티스트 데뷔로 올해 신보 발매는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리라고 내다봤다. 하이브는 또 올해는 10개 팀이 약 160회의 투어와 팬 미팅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8개 아티스트 그룹이 128회의 콘서트와 팬 미팅을 진행했다. K-팝 방법론을 팝의 본고장 미국에 이식하려는 시도의 첫 번째 결과물 캣츠아이 또한 멀티 홈·멀티 장르 전략의 일환이다. 캣츠아이는 올여름 미국 현지에서 데뷔할 예정이다.

박 CEO는 민 대표의 어도어 경영권 탈취 의혹과 관련해 “감사 과정을 통해 의혹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외에서 이번 사태에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는 멀티 레이블 체제에 대해선 “시행착오를 겪고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 왔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안을 통해 멀티레이블에 의문 가질 수 있겠지만, 고도화를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고민하며 지속해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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