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에 대세 된 가상자산 보험, 국내는 언제쯤
[‘이머징 리스크’ 보험 어디까지 왔나] ②
미국·영국 등 금융선진국, 가상자산 해킹·도난 보험 자리 잡아
韓, 가상자산법 시행 앞두고 필요성↑…코리안리, 요율 산정 검토 중

가상자산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가 발간한 ‘2024 가상자산 범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상자산을 활용한 불법 자금 거래 규모는 242억 달러(약 32조7100억원)로 나타났다. 2022년 396억 달러(약 53조5200억원)보다는 39% 줄었으나, 지난 4년(2018년 46억 달러·2019년 125억 달러·2020년 94억 달러·2021년 232억 달러)과 비교하면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한 보고서는 지난해 랜섬웨어와 다크넷 시장을 통한 가상자산 불법 거래가 증가추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랜섬웨어는 몸값을 뜻하는 랜섬(Ransom)과 소프트웨어의 합성어로 컴퓨터 데이터에 악성코드를 심어 이를 볼모로 잡아 금전을 요구하는 범죄를 말한다. 디지털 암시장을 뜻하는 다크넷은 가상자산을 활용한 불법 매매가 이뤄지는 곳이다.

미국에선 이미 10년 전 만들어진 코인 보험
해외에선 일찍이 가상자산 관련 보험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상자산 보장을 제공하는 보험은 ▲범죄(도난·해킹 등), 가상자산 개인 키(key) 분실 등으로 발생한 가상자산 자체 손실 ▲가상자산 관련 사업 운영에 따른 배상책임위험(보안 문제·기술 오작동 등) 등을 보장하는 서비스로 크게 구분된다.
미국 손해보험사 그레이트 아메리칸 인슈어런스는 2014년 보험회사 최초로 비트코인 보유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직원의 가상자산 관련 각종 범죄 행위에 관한 위험을 보장했다. 영국 런던 로이즈(Lloyd’s of London)는 지난 2020년 가상자산 보험 플랫폼인 코인커버(Coincover)를 대상으로 온라인지갑(핫월렛)에 보관된 가상자산 해킹 도난 손실을 보장하는 배상책임보험을 제공한다. 핫월렛은 온라인에 연결돼 있는 가상자산 지갑으로 반대 개념인 콜드월렛보다 해킹 가능성이 크다.

7월 19일, 가상자산법 시행…한국은 관련 보험 전무
하지만 국내에선 가상자산 관련 손해보험이 전무하다. 더구나 오는 7월 19일부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됨에 따라 보험상품 마련이 본격적으로 필요해졌지만, 현재까지 상품 출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물론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대부분 개인정보 유출 배상 책임 보험이나 임원 배상 책임 보험에는 가입한 상태다. 그러나 이용자보호법이 이야기하는 가상자산 관련 해킹·전산 장애 등에 대비한 손해보험 상품은 시중에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국내 주요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보험 가입 대신 준비금 적립으로 법률 시행에 대처하고 있다. 문제는 업비트·빗썸 등 자본 여력이 충분한 대형 거래소들은 준비금 적립이 비교적 수월하지만, 코인마켓 거래소 등 중소·영세 사업자들은 적립이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왜 가상자산 보험 출시가 필요한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국내 손보업계에서는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가상자산보험 출시를 위한 요율 작업 검토를 진행 중이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가상자산 보험 관련 요율 산정할지 여부를 내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의 보험대리점 자회사 KP보험서비스도 지난해 관련 상품 개발에 나섰지만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출시가 연기된 상태다.
국내 손보사들은 가상자산 관련 보험 출시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리스크 검증을 위해 경험 통계가 필요한데 국내에선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며,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이 워낙 심해 손해율 예측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보험의 수요가 있지만 통계가 미비해 개별 보험사가 상품을 만드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며 “보험개발원 등을 통해 공동으로 보험료율을 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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