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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과학계 숙원 ‘R&D 예타’ 폐지 언급…“건전재정, 무조건 지출 감소 의미 아냐”

尹 대통령, 국가재정전략회의 주재…저출생·의료개혁·취약계층 지원 강조
“건전재정 의미는 지출 효율성 높이자는 것…의료개혁 5대 재정 투자 필요”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알뜰한 나라 살림, 민생을 따뜻하게’를 주제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성장의 토대인 연구개발(R&D)을 키우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폐지하고, 투자 규모도 대폭 확충하기 바란다”며 “제가 강조하는 건전재정이 무조건 지출을 줄이자는 의미가 아니다. 비효율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줄이고, 필요한 곳에는 제대로 써서 재정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4년부터 21년째 대통령 주재로 해마다 열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는 다음 연도 예산안과 중기 재정 운용 방향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회의체다. 예산편성을 앞두고 국무총리·국무위원·여당 주요 인사 등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선 2028년까지 중기 재정 운용과 2025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이 다뤄졌다. 윤 대통령은 R&D 예타 외에도 저출생 극복·의료개혁·취약계층 지원 예산 확대 등을 강조하면서도 ‘건전재정 기조’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나온 예타 제도는 총사업비가 500억원(국비 300억원) 이상인 재정사업을 진행에 필수적인 절차다. 통과까지 다양한 절차를 밟아야 해 통상 수개월이 소요된다. 과학기술계에선 빠른 변화에 맞춰 R&D가 추진되려면 이 제도가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여타 정부 사업과는 궤가 다른 ‘특수성’을 고려해달라는 요구다.

이 때문에 과학기술계에선 윤 대통령이 ‘R&D 분야에 한정해 예타 폐지’를 언급했다는 점만으로도 ‘전향적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정부는 올해 삭감됐던 R&D 예산을 내년에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의료개혁 완수 위한 재정 전략 필요”

윤 대통령은 “오늘 국가재정전략회의에 각 부처 장관들이 모두 참석했고, 대통령실 참모들도 함께했다”며 “우리 모두가 지난 2년 돌아보면서 초심을 다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각 부처를 대표한다는 관료적 시각을 버리고 국민의 입장에서 전체적으로 재정을 살펴보고 국민을 대변해 토론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국민께서 바라고 계신 의료개혁 완수를 위해서 적극적인 재정 전략이 필요하다”며 “필수의료 전공의 지원 체계, 지역의료 혁신 투자, 필수의료 기능 유지,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필수의료 R&D 확충을 비롯한 정부의 의료개혁 5대 재정 투자가 차질 없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챙겨야 하겠다”고 주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저출생 문제와 관련해선 “2006년 이후 무려 370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출산율은 오히려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실질적인 출산율 제고를 위해 재정사업의 구조를 전면 재검토해서 전달 체계와 집행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해 중복으로 낭비되는 예산도 꼼꼼히 점검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어르신을 비롯한 취약계층에는 기초연금, 생계급여를 계속 늘려서 생활의 짐을 덜어드려야 하겠다”며 “아쉽게 경쟁에 뒤처진 분들이 다시 일어나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도 찾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력단절여성, 노동약자 청년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펼쳐야 한다”며 “현재 일자리와 복지에 중점을 두고 있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 프로그램을 수요자 맞춤형, 고용·복지·금융 서비스 통합형으로 내실화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국무위원들에게 “각 부처는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성과가 낮거나 비효율적인 예산을 과감하게 구조 조정해 주기 바란다”며 “민생을 풀어내는 답은 절대로 책상 위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부지런히 현장을 보고, 어려운 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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