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기업 밸류업, 자본시장 레벨업의 촉매가 되겠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24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기업 밸류업, 자본시장 레벨업’이란 주제로 향후 거래소의 핵심전략 추진방향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 이사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확정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 ▲기업 밸류업 지원 ▲공정한 자산운용 기회 확대 ▲자본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자본시장 마케팅․소통 강화 등 ‘4대 핵심전략 및 12개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정 이사장은 상장기업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와의 소통 결과 특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으로 가이드라인의 핵심 특징 중 ‘자율성’과 ‘선택과 집중 가능성’을 꼽았다.

정 이 사장은 “상장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개별 특성에 맞는 최선의 계획을 집중적으로 수립·이행·소통함으로써, 밸류업 프로그램이 조속히 확산되고 한국 자본시장이 재평가 받을 수 있도록 협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의 경영관리상 책임있는 기관인 이사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에 언급된 핵심특징인 ‘이사회 책임’도 강조했다. 

밸류업 지원·불법 공매도 감시 강화 

구체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및 해설서, FAQ,(자주하는 질문) 작성사례 등을 제공해 기업의 자발적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적극 지원한다. 또 투자자의 시장 평가 및 투자 유도를 위해 오는 3분기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한다. 또 4분기에는 지수 연계 상장펀드(ETF) 등 금융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밸류업 전담조직과 자문단을 통해 기업 공시·IR(기업설명회) 등 기업의 밸류업 활동 전반을 지원함으로써 밸류업 프로그램이 조기 확산하고 안착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계획이다. 

공정한 자산운용 기회 확대를 위해 불법 공매도 감시도 강화한다. 

정 이사장은 “개인투자자의 자본시장 참여 또한 증가하고 있어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은 공정한 자산운용의 선결과제”라며 “금융당국과 함께 불법 공매도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능화되고 있는 불공정거래에 선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을 구축하고 기관투자자는 ‘내부 잔고관리시스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사이버 감시체계도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상장심사 관행을 대폭 개선해 우량기업이 불합리한 심사 지연 없이 적시에 상장될 수 있게 하고, 부실기업은 조기 퇴출되는 진입·퇴출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 대체거래소(ATS) 출범에 따른 복수시장 체제에 대비해 투자자 보호를 위한 통합시장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예를 들어 시장조치(거래정지 등) 정보 전송, 공매도 관리체계․통합 시장감시시스템 구축 등이다. 또한 매매제도 개편 등 ATS와의 경쟁을 통해 투자자의 거래편익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는 국내외 거래소 산업 경쟁환경에 대응해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고 사업 경쟁력 확보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데이터·인덱스 사업 등 육성을 위한 사업전담본부(가칭 미래사업본부)를 신설한다.

또 K-밸류업 ETF·파생상품과 상장지수금융상품(ETP) 신상품 등 혁신금융상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한다. 2025년에는 파생시장 자체 야간거래를 도입해 국내 파생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효율적 데이터 관리를 위해 데이터 거버넌스를 정립하고, 국제표준전산언어(XBRL) 기반 차세대 상장공시시스템 등 디지털 금융인프라도 확충한다. 

신사업 경쟁력 확보…국내외 소통 강화 나서 

국내외 다양한 시장참여자와의 소통 강화에도 힘쓴다. 글로벌 투자자, 지수사업자 등과의 파트너쉽을 확대하고, 해외 사무소 기능 재정립을 통해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한다. 영미권 K-밸류업 마케팅 거점 신설도 추진한다. 

이외에 거래소 유튜브 채널 전면 개편을 통해 투자자와의 소통 채널을 다변화하고, 부산 본사 이전 20주년을 맞아 ‘KRX 부산화(化) 3.0 추진계획’을 수립․추진해 지역사회와의 협력관계도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정 이사장은 “우리 자본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긴 호흡으로 전략과제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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