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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 의료기기에 자금 쏠린다…수요예측도 활황

씨어스·라메디텍, 공모가 상단 초과 확정
흑자 전환 기대감↑…공모가 버블 영향도

기업의 상장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실적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의료기기 기업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기업의 상장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실적을 올리는 의료기기 기업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턴 어라운드’를 앞뒀다는 점과 기술 및 플랫폼 역량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O에 나선 의료기기 기업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모두 흥행했다. 수요예측은 투자 전문가인 기관 투자자가 매입 희망 수량과 가격을 제시한다. 이는 곧 시장 평가 지표로도 해석돼, 기업이 수요예측에서 흥행하지 못하면 상장을 철회하기도 한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5월 27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1만7000원으로 확정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인 1만4000원을 초과했다. 2260개 기관이 수요예측에 참여했고 경쟁률은 1084.4대 1이다. 전체 참여 기관의 99.9%가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라메디텍도 같은 기간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넘긴 1만6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은 1만2700원이었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기관 2278곳이 참여했다. 경쟁률은 1115.4대 1을 기록했다. 라메디텍은 공모 자금을 제품 고도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씨어스테크놀로지와 라메디텍이 수요예측에서 흥행한 이유는 ‘턴 어라운드’가 기대돼서다. 두 회사 모두 현재는 적자지만, 1~2년 내 흑자 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제품 매출을 확대해 기업 손익이 개선될 수 있는 분기점에 있어서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플랫폼 역량이, 라메디텍은 원천기술이 핵심이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심전도 데이터를 분석해 부정맥을 검출, 심혈관 질환을 진단하는 기기를 개발했다. 수년간 전국의 의료기관에 제품을 무상 공급해 시장에 구독 모델을 심을 기반도 다졌다. 최근 대웅제약과 계약을 체결해 국내 병원에 제품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씨어스테크놀로지가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할 때 전략적 투자자(SI)로도 참여했다.

라메디텍은 피부미용 의료기기 퓨라셀을 개발한 기업이다. 퓨라셀은 레이저로 피부에 미세한 구멍을 내, 피부의 재생 효과와 성분 침투를 촉진하는 의료기기다. 2021년 매출은 10억원에 불과했지만, 2023년 29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92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레이저로 채혈 없이 혈당을 측정하는 기기도 개발했다.

‘공모가 버블’이지만…흑자전환 기대

공모가 부풀리기 현상도 수요예측 흥행의 배경이다. 최근 IPO 시장에서는 기관 투자자가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높은 가격을 써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4배까지 오르도록 제도가 바뀌면서다. 투자 전문가인 기관 투자자가 기업의 경영 상황과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적정 가격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올해 IPO를 추진한 기업 대다수도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했다. 올해 3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오상헬스케어는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한 2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관 2007곳이 수요예측에 참여했고, 경쟁률은 993대 1을 기록했다. 아이엠비디엑스도 마찬가지다.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넘긴 1만3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고, 경쟁률은 865대 1이었다.

다만 이들 기업이 자체 기술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사업 추진을 위한 원천기술을 보유한 점도 마찬가지다. 오상헬스케어는 진단 분야 수출을 키워 연간 매출을 2021년 1323억원에서 2023년 3608억원으로 키웠다. 올해 실적이 주춤할 수 있지만, 혈당 측정 등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아이엠비디엑스는 국내 종양 분야 권위자인 김태유 교수가 대표다. 전문성을 갖췄다는 뜻이다.

다른 기업도 ‘실적’을 우선 정비해 IPO에 다시 도전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파인메딕스는 올해 코스닥시장 상장에 다시 도전한다. 2021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두 달 만에 철회한 기업이다. 최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올해 유럽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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