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네이버웹툰, 몸값 3.7조 확정…‘평사원 신화’ 김준구 대표가 받는 보상은?
美 나스닥 상장하는 네이버웹툰, 공모가 최상단 확정
네이버웹툰 모회사 기업가치 3.7조원…27일 거래 시작
김준구 대표, 900억원 보상 수령…“20년 노력 정점”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인 네이버웹툰의 기업가치가 26억7000만 달러(약 3조7000억원)로 책정됐다. 회사는 앞서 희망 공모가 범위를 주당 18달러에서 21달러로 제시했다. 공모가는 26일(현지시간) 희망 범위 최상단인 21달러로 확정됐다.
나스닥 상장에 상장하는 기업은 네이버 자회사이자, 네이버웹툰 모회사인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다. 종목 코드는 ‘WBTN’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현지시간으로 27일부터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보통주 1500만주를 발행한다. 공모가가 최상단으로 확정되면서 3억1500만 달러(약 4300억원) 조달이 가능해졌다. 회사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북미 시장 중심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나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면서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에 대한 주목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그는 네이버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신생 서비스였던 웹툰을 키우고, 20년 만에 미국 상장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게 됐다. 20년간 웹툰 산업을 이끌어온 김 대표가 이번 상장에 따라 얻게 되는 금전적 보상액은 9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웹툰은 꾸준히 ‘미국 증시 상장’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여왔다.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2016년 설립하고 영향력을 점차 확장해 왔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2017년 분사한 네이버웹툰도 지난 2020년 웹툰엔터테인먼트 산하에 배치됐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국내 시장은 물론 일본(라인디지털프론티어) 등을 총괄하는 구조를 만들면서 경영 체제를 효율화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웹툰의 글로벌 확장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 중이다.
네이버가 보유한 웹툰엔터테인먼트 지분은 63.4%다. 상장 완료 후에도 지배주주로서 이사 선임 권한을 지닌다. 지분 24.7%를 가진 일본 기업 라인야후(LY 코퍼레이션)도 주요 주주사에 계속 이름을 올린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신고서(S-1)를 5월 31일 제출하면서 나스닥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다. 주관사는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JP모건·에버코어다. 회사는 6월 17일 서류(S-1/A)를 추가로 제출하고 희망 공모가를 주당 18달러에서 21달러로 적어냈다. 이번에 공모가가 최상단으로 책정될 정도로 청약에 흥행했다는 점은 한국 웹툰 산업에 대한 현지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는 걸 방증한다.
네이버웹툰이 올린 성과
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올해 1분기 기준 150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1억7000만명이고 이 중에서 85%가 해외서 접속한다. 800만명이 달마다 결제를 진행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 12월 31일 기준 네이버웹툰 글로벌 플랫폼에서 활약하는 창작자 수는 2400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써낸 이야기는 ▲100편 이상의 영화·드라마 ▲200편 이상의 책 ▲70개 이상의 게임 ▲1100만개 이상의 기획상품(MD)으로 재탄생했다.
회사의 연간 매출은 2022년 10억7940만 달러(약 1조5000억원)에서 2023년 12억8270만 달러(약 1조7820억원)로 성장했다. 순손실은 2022년 1억3250만 달러(약 1840억원), 2023년 1억4480만 달러(약 2010억원)를 각각 기록했다. 다만 실질적 현금 창출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조정 상각전영업이익(Adjusted EBITDA)은 2022년 7820만 달러(약 1080억원) 적자에서 2023년 1170만 달러(약 160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회사는 매출 창출 방식을 크게 ▲유료 콘텐츠 ▲광고 ▲IP 사업으로 구분하고 있다. 2023년 전체 매출 중 80.2%에 해당하는 10억2900만 달러(약 1조4200억원)가 유료 콘텐츠에서 나왔다. 이는 전년 대비 20.8% 상승한 수치다. 2023년 IP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31.4% 성장한 1억830만 달러(약 1500억원)로 집계됐다.
회사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창작자에게 지급한 금액은 28억 달러(약 3조8900억원) 이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창작자 전체의 연간 평균 수익은 4만8000 달러(약 6667만원)이고, 상위 100명의 연간 평균치는 100만 달러(약 14억원)로 집계됐다. 네이버웹툰이 얼마나 방대한 생태계를 구축했는지, 또 창작자 상생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준구 대표, 900억원 ‘잭팟’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SEC에 보내는 서한에 자신을 창업자(Founder) 겸 최고경영자라고 소개했다. 모회사인 네이버에서 그의 입지를 얼마나 인정해 주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상장 완료를 조건으로 회사 보통주 1만4815주에 대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부여받았다. 오는 7월에는 현금 보너스 3000만 달러(약 418억원)를 받는다. 여기에 더해 웹툰엔터테인먼트 주식 346만1670주를 주당 11.04달러에 살 수 있는 옵션도 보유하고 있다. 공모가가 희망 범위 최상단으로 확정되면서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미실현 시세 차익만 약 3448만 달러(약 479억원)에 달한다. RSU를 제외하더라도 900억원 상당의 보상이 주어지는 셈이다.
김 대표는 증권신고서 내 서한을 통해 “(나스닥 상장은) 지난 20년 노력의 정점”이라며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많은 콘텐츠가 영화·스트리밍 시리즈·애니메이션·비디오 게임 등으로 옮겨졌다. 향후 10년간 가장 큰 히트작이 될 IP를 발굴·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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