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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코스피보다 회복 못 했다…美 금리 인하·대선 후는 어떨까

[폭락장 공포 그 이후] ③
1개월간 코스피는 현상 유지했지만 비트코인은 –11%
연준 금리 인하·대선 이후 전문가들 가격 전망 엇갈려

이미지 생성 AI ‘달리’(DALL·E)에 ‘비트코인 폭락으로 투자자들이 좌절하는 모습을 그려 달라’고 주문한 결과. [그래픽 오픈AI 달리]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지난 8월 초 증시 폭락 사태 ‘검은 월요일’(블랙먼데이) 이후 회복세를 되찾은 주식 시장과 다르게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시장 자금 흐름이 가격 상승에 우호적이지 않아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행하면 상승장이 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기대감이 이미 반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8월 4일 8200만원대에 가격을 형성하던 비트코인은 다음날 급락세에 들어 8월 5일 오후 10시 30분께 6791만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8월 9일 다시 8200만원 선을 회복했으나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8월 24일에는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8500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시장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가격은 8000만원 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이후 비트코인은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9월 5일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7754만원이었다.

이런 비트코인의 흐름은 블랙먼데이 이후 곧바로 회복세에 접어든 주식 시장과 반대된다. 비트코인은 8월 4일 오전 9시 대비 9월 4일 오후 3시 30분 기준 가격이 10.55% 하락했다. 나스닥이 같은 기간 6.4%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피의 경우에는 0.42% 내렸지만 블랙 먼데이 직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비트코인이 8월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매도 압력이 거셌기 때문이다. 일명 ‘고래’라 불리는 큰손들이 가격이 오르면 차익 실현을 위해 보유한 가상자산을 즉각적으로 팔자에 나선 셈이다. 여기에 그간 가격 상승을 견인했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 흐름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금융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지난 9월 5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총 2억1100만 달러가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7거래일 연속 순유출 기록이다.

코인 시장, 연준 금리 인하 ‘학수고대’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앞으로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다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9월 0.5%포인트(p) 인하 전망이 지난 9월 3일(현지시간) 38%에서 9월 4일(현지시간) 44%로 높아지기도 했다.

아서 헤이즈 비트멕스 공동 설립자는 “연준의 금리 인하는 경기침에의 신호라는 주장이 많다. 만약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연준은 막대한 화폐를 찍어내 결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야기할 것”이라며 “이 경우 공급이 제한된 비트코인은 ‘달나라’(to the Moon)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데다가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트코인은 상승세로 돌아서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홍콩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에 따르면 “연준이 기준금리 0.5%p 인하 시 당장엔 비트코인이 상승할 수 있지만 경기침체 우려 확대로 인해 다시 조정이 올 수 있다”며 “지금은 트레이더들에게 불확실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美 대선 후 오르던 비트코인…이번엔 다를까

최근에는 가상자산 시장 흥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11월 미국 대선도 꼽히고 있다.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친(親)비트코인 대통령’을 자처하며 미국을 전 세계 가상자산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당시 그는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미래에 획득하게 될 비트코인을 100% 전량 보유하는 게 내 행정부의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가상자산에 비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투자전문 매체 모틀리풀은 “민주당은 비트코인에 대해 별다른 것을 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91페이지의 민주당 정책 공약집 어디에도 가상자산이나 디지털 자산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진단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가상자산 시장 업계 입장에서 문제는 최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ABC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9월 1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4%p 높았다.

가상자산 헤지펀드 래커캐피털의 설립자 퀸 톰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과 연동되던 비트코인 가격이 이제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며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지명된 이후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친가상자산 행정부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대선 전후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반등’했던 역사를 근거로 낙관론을 제기한다. 비트바이넥스에 따르면 2020년 대선 두 달 전 비트코인은 1만2000달러에서 1만 달러로 16% 급락했으나, 대선 이후 약 160일 동안 320% 상승했다. 2016년 대선에서는 750달러에서 500달러로 30% 이상 급락했으나, 이후 400여 일 동안 2000% 이상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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