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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신문 보고 알았다”…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제동?

“증권사 인수보다 큰 거래…당국과 소통 없어 아쉬워”
금감원, 정기검사 다음 달로 앞당겨 고강도 점검 예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그룹의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결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인수 과정에서 금융당국과의 소통 부족을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은 내달로 예정된 정기검사를 통해 우리금융의 생명보험사 인수와 관련된 리스크 관리 전반을 고강도로 점검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의 생보사 인수 결정은 포트폴리오 확장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보험사와 은행은 리스크 요인이 다르다”며 “지주사의 리스크 관리에 이런 요소들이 정교하게 반영됐는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수 결정에 대해 신문을 통해 알았을 정도로 금융당국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며 “생보사 인수는 증권사 인수보다 훨씬 큰 거래임에도 그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 원에 달하며, 이 인수는 우리금융의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우리금융은 그간 보험사를 계열사로 갖고 있지 않아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감원은 당초 내년으로 예정됐던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1년 앞당겨 다음 달 초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검사는 지난 2021년 이후 약 3년 만에 이뤄지는 정기검사로, 생보사 인수를 포함한 우리금융의 자본 적정성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만약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생보사 인수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금융그룹이 보험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이어야 편입승인이 이뤄진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이 보험사를 인수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들이 지주사의 재무건전성과 운영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금융지주 전체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문제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손 전 회장과 가까운 친인척 관련 비리가 은행 내부에서 이미 다 알려져 있었고, 내부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며 “현 경영진이 과연 ‘나눠먹기’ 문화를 발본색원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부당대출과 같은 잘못된 운영이 수익성과 건전성에 리스크를 줄 수 있다”며 현 경영진의 책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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