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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파라과이 경전철 신설’ 수주 최종 무산…비용 이견 탓

韓 민관 합동팀 수년간 공들인 8000억원 규모 사업, 계약 직전 무산
韓 “건설 구간 조정·비용 상승 요소 반영해야”…파라과이 “어렵다”

2023년 8월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이 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 경축 특사 자격으로 파라과이를 방문해 산티아고 페냐 팔라시오스 대통령을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인사와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국토교통부]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한국 민관 합동팀이 수년간 공들인 ‘파라과이 수도권 경전철 신설 사업’이 최종 무산됐다. 약 5억7500만 달러(약 800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예상된 바 있다.

파라과이철도공사(FEPASA·페파사)는 6일(현지시간) “그간 한국 측과 진행하던 논의는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파라과이 정부는 수도 아순시온에서 교외 으빠까라이 43㎞ 구간을 잇는 경전철 신설 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한국 공공·민간기업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Team Korea)가 사업 수주를 위해 수년간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최종 계약을 앞두고 비용 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최종 무산됐다. 한국 측에서 건설 구간 조정과 비용 상승 요소 반영 등을 제안했으나, 파라과이 측이 이를 거절했다. 파라과이철도공사 측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포함해 파라과이 기업과 함께 100% 재원 조달을 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협상 무산 소식은 파쿤도 살리나르 파라과이철도공사 사장이 직접 공개했다.

한국 측은 이 사업 수주를 위해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가 주축으로 컨소시엄을 꾸려 민관합동투자사업(PPP)으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 컨소시엄엔 국가철도공단·현대엔지니어링·계룡건설·LS일렉트릭·현대로템이 참여했다.

국토교통부가 2021년 9월 파라과이 공공사업통신부와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이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에 윤석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해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한 특별법 제정 필요하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관련 특별법이 지난해 12월 파라과이 국회에서 가결 통과되는 등 수주에 청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파라과이철도공사 역시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이 사업과 관련한 별도의 설명 공간을 마련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한국 측에서 제시한 ‘사업 재구조화 등 제안’이 파라과이 측과 이견을 보였다는 점이다. 한국 측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과 이와 연관된 건설 구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제안서를 6월 말에 보낸 바 있다.

살리나르 파라과이철도공사 사장은 이를 두고 “애초 한국 컨소시엄이 건설은 물론 토목·기술지원·운영·유지보수를 모두 맡는다고 했지만, 한국 측에서 제시한 재구조화 제안은 일부 구간만 담당하고 토목은 50%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기술적 효율성에 대한 의문과 재정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해져 계약이 어렵게 됐다는 입장이다. 살리나르 사장은 다만 “(협상 종료) 일련의 과정은 원만했고, 동맹국과의 외교적 우호 관계는 문제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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