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응급실 뺑뺑이’로 8살 소아당뇨 환자 아이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2시간 후에나 청주에서 인천으로 이송되는 일이 충북 청주에서 발생했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응급환자가 치료 받을 수 있는 응급실을 찾아 수 시간을 헤매는 일이 반복되면서 응급실 뺑뺑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에는 8살짜리 소아당뇨 환자였다. 27일 저녁 10시 24분께 청주시 서원구에서 “아들의 당수치가 높으니 도와달라”는 신고가 충북도 소방본부에 접수됐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신고자의 아들 8살 A군이 인슐린 투여가 시급하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물색했다. 하지만 충북은 물론 충남, 세종, 대전 지역 병원 9곳에서 “소아 전문의가 없어서 안 된다” “병상이 부족하다” 등의 이유로 응급 환자를 거부했다. 

다행히 구급대는 신고접수 2시간 30분 만에 A 군을 인천 인하대병원에 이송할 수 있었다. A 군은 자기가 살고 있는 청주에서 100Km가 훌쩍 넘는 인천으로 가서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A 군은 다행히 현재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응급상황 5단계 중 3단계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환자의 의식은 있는 상태였다"며 "당수치를 낮추는 처치를 하면서 최대한 빨리 이송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의대 입학 정원 확대로 시작된 의정 갈등이 오히려 증폭되면서 응급실 뺑뺑이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시간을 다투는 애먼 응급환자들이 사망에 이르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부산에서 50대 급성 심혈관 환자가 종합병원 등 시내 15개의 병원에서 수용을 거부했고, 5시간 후에야 울산시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사망했다. 지난 7월에는 전북 익산에서 교통사고로 발목이 절단된 70대 운전자가 병원 4곳을 돌다가 1시간 반 만에 사망했고, 지난 6월에는 충남 천안에서 온열질환으로 쓰러진 여성이 병원 19곳에서 거절당하면서 심정지로 사망한 바 있다. 경기도 파주의 생후 4개월 된 영아도 응급 상황에서 병원 11곳을 돌다가 숨졌고, 불과 100미터 앞 응급실에서 이송을 거부당한 조선대 학생이 일주일 만에 숨지는 등 응급실 뺑뺑이로 인해 사망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1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지금 응급실 뺑뺑이로 인한 사망 사고 사례도 잇따르고 있죠. 알고 계시죠?”라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잇따른다는 표현은 좀 과장입니다” “죽어 나간다는 건 가짜 뉴스”라고 항변해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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