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일침 이복현 “공개매수 과정 불법행위 엄정조치”
MBK, 고려아연 공개 매수 가격인상으로 태세 전환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놓고 고려아연과 영풍 및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불법행위에 대해 경고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복현 원장은 지난 27일 오후 부원장 회의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 진행 과정이 경쟁 과열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면 엄정 조치할 방침”이라며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한 현안에 대해 논의한 후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공개매수 등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전한 경영권 경쟁은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공개매수는 관련자들 간 경쟁 과열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자본시장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공개매수자, 대상회사 등 관련자들은 공정 경쟁의 원칙을 준수하는 한편, 향후 공개매수 과정에서 제반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개매수와 관련해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으로 투자자의 잘못된 판단이나 오해를 유발하는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는지 면밀히 시장 감시를 실시하고, 필요시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적발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조치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원장은 투자자들에게도 향후 주가 하락으로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공시자료 등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투자여부를 결정하라고 당부했다.
실제 고려아연, 영풍 등 관련 주가는 최근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 29만7000원이었던 영풍 주가는 다음날부터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단숨에 50만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20일에도 13.77% 상승하며 3거래일 만에 주가가 91.9%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 23일에는 29.38% 급락하며 투자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앞서 공개매수 당시 16만원 가까이 치솟았던 SM 주가는 현재 공개매수 전보다 낮은 6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말 MBK가 공개매수를 시도한 한국앤컴퍼니 주가 역시 당시에는 2만2000원선까지 올랐으나 27일 종가 기준 1만7010원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고려아연 “중국계 기술 유출될 것” vs MBK "근거 없는 루머“
이 원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은 각각 입장문을 내고 이 원장의 당부 사항을 유념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상대를 공격하는 소재로 삼았다.
MBK파트너스는 “MBK가 중국계 펀드이며 고려아연 인수 후 중국에 회사를 매각하고 중국에 기술을 유출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이 마구 이뤄지고 있다”며 “근거 없는 루머는 즉각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MBK는 공개적으로 매수가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혀오다 이를 상향하며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당사의 기업 실적이나 가치, 경영진의 능력 등을 허위로 왜곡하는 등 근거 없는 루머성, 풍문성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며 “이를 즉각 멈추라”고 맞받았다.
최근 영풍과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간 경영권 분쟁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지난 26일 고려아연 공개 매수 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영풍정밀은 경우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각각 13.6%, 25% 인상했다.
앞서 MBK는 “공개매수가 상향은 없으며 검토한 바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공개매수일을 앞두고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등의 주가가 급등하자 말을 뒤집은 것이다.
한편, MBK와 영풍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는 오는 5일 마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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