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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 보험대리점 진출 美·英처럼 허용해야”

여신금융硏 “보험과 자동차 금융의 결합, 소비자 편익과 금융 혁신 촉진”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팀장이 1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한국신용카드학회 주최로 열린 ‘2024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윤형준 기자]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캐피탈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동차 금융에 경쟁력 있는 캐피탈사에 대한 보험대리점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캐피탈사의 보험 대리점 업무 수행이 제한된 상황에서 법적 해석과 규제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팀장은 1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한국신용카드학회 주최로 열린 ‘2024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원스톱서비를 위한 캐피탈사 보험대리점 허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윤 팀장은 보험 대리점과 보험 모집의 정의가 단순해 보이지만 법적 해석에 따라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 모집은 단순한 계약 체결을 준비하거나 대리하는 행위처럼 보이지만, 법적·실무적 해석에 따라 보험사가 실제로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가 결정된다”며 보험업법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보험 광고, 비교 공시, 상담·소개 행위와 같은 세부 행위들이 별도로 규제된다는 점을 들어 보험업법이 가진 복잡성을 짚었다.

이어 캐피탈사의 보험 대리점 업무 허용을 논하기 위해 과거 보험업계의 변화를 소개했다. 1988년 카드사의 보험 업무 도입, 2003년 금융기관 보험 대리점 도입, 2015년 단종 보험 대리점 허용, 그리고 2023년 플랫폼사의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 허용 등이 대표적이다. 윤 팀장은 “이런 변화가 다양한 금융 기관들이 보험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면서도 “캐피탈사는 보험업법상 명확히 포함되지 않아 여전히 보험 대리점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 판매 채널의 변화는 캐피탈사의 기회

윤 팀장은 국내외 보험 판매 채널의 변화를 통해 캐피탈사의 보험 대리점 허용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내에서는 전통적인 전속 대리점의 비중이 줄어들고, 독립 법인 대리점과 플랫폼사의 비대면 채널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플랫폼사가 제공하는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는 중소형 보험사의 판매 경로를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는 “플랫폼사의 비교 추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중소형 보험사의 시장 점유율이 기존 7.9%에서 48.7%까지 증가했다”며 “이런 변화가 보험 시장의 혁신을 촉진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리스할부사 보험대리점 업무 영위 사례. [사진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팀장]
또 윤 팀장은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들 국가에서는 자동차 금융사가 다양한 보험 상품을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리스 금융 자회사는 전국적으로 보험을 판매하며, 차량 통합 서비스, 운전 습관 맞춤형 설계, 승차 공유 옵션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며 “영국 역시 보험 대리점에 대한 규제가 낮아 월간 구독형 보험과 전기차 전용 보험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윤 팀장은 캐피탈사의 보험 대리점 업무 허용이 소비자 편의를 증대시키고 금융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캐피탈사가 보험 판매를 시작하면 자동차 금융과 연계된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소비자에게는 더 저렴하고 편리한 보험 상품이 제공될 것”이라며 “캐피탈사의 본업과 연계된 데이터 활용으로 정교한 보험 설계가 가능해질 것이며, 이는 캐피탈사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캐피탈사의 보험 대리점 허용에 대한 반대 의견도 소개됐다. 윤 팀장은 일각에서는 자동차 금융과 보험이 결합될 경우 판매 강요나 불완전 판매의 우려가 제기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우려가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규제 차별이 타당하지 않다”며 “카드사의 경우 이미 금융기관 보험 대리점이 도입되기 전부터 보험을 판매해왔고, 규제도 거의 없었다”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비교·추천 서비스와 디지털 혁신의 필요성

윤 팀장은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캐피탈사가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원스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9월 금융당국이 제시한 자동차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2.0 계획을 언급하면서 “가격 체계와 정보 공유를 표준화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피탈사 보험대리점 업무 허용 필요성. [사진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팀장]
또한 플랫폼사의 초기 성과를 분석하며 서비스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팀장은 “8개월 동안 80만 건의 이용이 있었으나, 실제 계약은 7만건에 불과했다”며 “이는 서비스 개선이 필요한 지표”라고 분석했다. 이어 “비교·추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소비자와 중소형 보험사 모두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윤 팀장은 “캐피탈사가 보험 대리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법 개정과 혁신금융 서비스 사업자 지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캐피탈사가 자동차 금융과 보험을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종합 금융 서비스 회사로의 발전이 가능할 것”이며 “보험 대리점과 비교 추천 서비스는 캐피탈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요소이며, 소비자에게도 큰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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