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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진압 13시간 걸렸다"…부산 미군 55보급창 잔불 정리 중

샌드위치 패널에 불길 쉽게 잡히지 않아
소파협정에 따라 철저한 출입 통제

잔불 진화 중인 부산 미군 55보급창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우승민 기자] 부산 도심 주한미군 시설에서 발생한 불이 13시간 만에 초진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25일 오전 7시 24분께 부산 동구 범일동 55보급창 화재 초진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6시 31분께 불이 난 이후 거의 13시간 만이다.

현재 부산소방재난본부는 화재 현장의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불이 난 곳은 55보급창 내 배관 등 공사 작업 중이던 냉동창고였다.

작업자들이 공사를 완료하고 철수한 뒤 화재가 발생했고 인접 건물로 불이 번지지 않아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이 난 창고는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에 불길이 삽시간에 번졌고 내부에 공사 자재와 우레탄, 고무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고무 제품은 잘 꺼지지 않는 데다가 불에 타는 냄새가 삽시간에 퍼져 진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샌드위치 패널은 스티로폼 등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철판을 붙여 만들어진 판재다. 스티로폼인 샌드위치 패널에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확 퍼지고, 스티로폼이 타며 유독가스가 치솟아 소방대원이 현장에 접근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일제 강점기 말 태평양 전쟁 때 일본군 군수 물자를 보관하려고 조성된 55보급창은 해방 후 미군에 접수돼 부산항으로 반입되는 미군 장비를 전국 미군 부대로 보급하는 창고 역할을 해왔다.

한편 미군 측은 소파협정에 따라 소방 인력과 장비 외에는 철저히 출입을 통제했다.

미군 측은 불이 완전히 꺼지면 자체 조사단으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과 소방은 "미군 측에서 요청이 오지 않는 이상 화재 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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