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스티펄, “엔비디아만 보지 말고 수혜 종목 찾아라” [이코노 인터뷰]
‘Sleepless in USA’ 서비스 하루 두 번 발간
미국 현지 애널리스트 차별화된 리포트 눈길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가 갈수록 늘어가는 가운데, 양질의 투자 정보에 대한 이들의 니즈(need)도 커지고 있다. 이런 추세 속에 한국투자증권이 미국종합금융회사 ‘스티펄 파이낸셜’(Stifel Financial Corp.·스티펄)과 손잡고 미국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를 선별해 번역해 제공하는 ‘Sleepless in USA’ 서비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스티펄과 합작회사 설립 외에도 사업부문별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신규 사업 발굴은 물론, 인력 및 상품 교류를 확대해 주식중개, 투자은행(IB)자문, 자산관리 등 다방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금융 부문 역량을 바탕으로 스티펄은 스몰캡(중소형주) 종목들에 대해서도 큰 강점을 갖고 있어 해당 서비스를 협력하는 계기가 됐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부장은 최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 현지의 애널리스트의 분석이 담긴 다양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다른 증권사와는 굉장히 차별화된 서비스를 하자’는 게 Sleepless in USA 서비스를 선보인 배경이었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타 증권사들의 리포트가 실적 위주의 보고서라면 Sleepless in USA는 미국 현지 애널리스트의 분석이 직접 담겼다”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를 예로 들자면 현지 애널리스트가 회사의 실적 전망, 업황에 대한 업데이트뿐만 아니라 ‘프리뷰’. ‘애널리스트 데이’ 등 엔비디아에서 직접 회사로 초청한 설명회에 직접 참여해, 그 곳에서 나온 정보들을 리포트에 다루게 된다”며 “해당 서비스를 통한 리포트는 원천이 다른 증권사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Sleepless in USA 서비스의 또 다른 차별점을 하루에 두 번 발간한다는 점을 꼽았다. 최 부장은 “스티펄의 최신 리포트 가운데 투자자 관심과 정보 가치가 높은 핵심종목 보고서를 엄선해 매일 아침 8시~8시 30분과 오후 4~5시에 한국 투자자에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시장이 밤에 열리니까 미국 기준으로 새벽에 나온 리포트를 저희가 바로 번역해서 미국 시장이 개장하기 전에 제공을 하다 보니까 다른 증권사의 국내 애널리스트들이 쓰는 보고서보다는 조금 빠른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통상 미국 기업의 실적 발표,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간담회 등 투자 이벤트가 발생하면 미국에서는 즉각 관련 리포트가 나오지만, 한국은 시차로 인해 2영업일 이상이 소요된다. 이에 Sleepless in USA 서비스는 미국 주식 개장 전(Pre market), 개장 후(After market) 시장에 맞춰 보고서를 제공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다.
그렇다면 최근 미국 주식 시장에서 스티펄이 주목하는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어디일까. 최 부장은 단연코 인공지능(AI)를 꼽았다.
최 부장은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은 AI다”며 “스티펄은 ‘AI위클리’라는 보고서를 매주 발간해서 AI 관련 기업들의 동향들을 분석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우리나라 애널리스트들은 '테크 위클리' 정도를 다룬다면 스티펄의 보고서는 테크를 굉장히 세분화해서 테크, 공급망, 반도체, 장비, 부품 등 굉장히 세분화하는데, AI만 또 따로 묶어서 이렇게 발간할 정도로 AI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스티펄과 개최한 포럼에서 엔비디아를 커버한 애널리스트가 ‘야구로 치면 아직 3회도 안됐다’고 말한 게 인상적이었다”며 “고평가 논란은 있지만 산업 전체를 봤을 때 일반 대중들이 AI를 다 알기 시작한 게 얼마 안됐다. 즉, 3분의 1도 안 온 거다”고 말했다.
‘AI’ 관심 최고…“함께 성장할 관련 산업 주목해야”
그는 “아직까지는 좀 투자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칩만 가지고 얘기 할 게 아니라 칩의 연결을 통한 성능의 개선, 서버, 그리고 서버들을 연결 할 수 있는 케이블 등 AI가 성장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산업과 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 다음으로는 바이오를 주목했다. 최 부장은 “사실 미국의 바이오의 산업은 워낙 크다 보니 우리나라랑 정말 비교가 안 되는 것 같다”며 “비알콜성 지방간 치료제, 비만 치료제, 알츠하이머 치료제 분야 등이 개발되면 정말 획기적일 것이다”고 예상했다.
또 “바이오 말고는 방위산업을 주목한다”며 “국제적인 전쟁들이 있다 보니까 러시아나 중동 국가들 빼고는 대부분 미국 무기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등 미사일 만드는 업체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도널트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결과에 따른 미국 주식 시장 움직임에 대해 최 부장은 "파리 기후 협약을 부정하는 트럼프가 재선으로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풍력, 태양광 이런 쪽은 주가 측면에서 갑자기 좀 조정을 받을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반면에 원자력 관련돼서는 수혜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짚었다.
그는 “트럼프가 초선을 했을 때 공약했던 부분들이 정부의 재정 정책을 써서 낡은 인프라를 개선시키는 것이었다”며 “4년 동안 사실 인프라 쪽에 정부 자금을 크게 집행하지는 않았었던 걸로 기억을 하고 있고, 그래서 이번 재선으로 그때 약속했던 것들을 이제 좀 이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그렇게 인프라에 돈을 쓰다 보면 관련 토목 등 건설업들이 그런 부양책에 수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으로 인한 시장 영향에 대해 그는 “빅컷 단행 후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는 굉장히 긍정적인 시그널이 있었고 그 다음에 주가가 오르는 리액션이 있었지만 그 이후에 매크로(거시경제) 데이터들이 그 만큼 또 계속 내리는 걸 지지하지 않다 보니 지금은 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를 더 계속 가져가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 지표들이 나오다 보니까 이제 시중금리가 그만큼 안 떨어지거나, 오르거나 하는 상황들이 좀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지금 채권 시장도 마찬가지로 사실 좀 눈치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자들에게 그는 “일단은 좀 안타까운 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런 종목들 위주로만 투자하는 것 같다”며 “조금 더 범위를 넓혀 그 주변 종목들도 투자를 하는 게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Sleepless in USA에서는 AI투자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에게 AI 칩 선두주자로 꼽히는 엔비디아 같은 대표 종목뿐만 아니라 AI에 관련된 다양한 종목들을 AI 위클리란 코너 등에서 매주 발간한다”며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종목뿐만 아니라 좀 더 투자의 스펙트럼을 넓혀서 아직 많이 오르지 않은 관련 유망 종목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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