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이 ‘세럼’에서 기업명 뺀 이유…“기업명보다 제품으로 승부” [이코노 인터뷰]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 판매량 100만병 돌파
동아제약 더마연구센터 개발한 ‘헤파린RX’ 함유
2025년 수출 확대 목표…“美·日 시장 공략할 것”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동아제약의 뷰티 브랜드 ‘파티온’의 확장세가 거세다. 파티온은 2022년 리브랜딩 이후 매년 연간 매출을 전년 대비 2배 수준 이상 키웠다. 동아제약은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을 히어로 제품으로 삼았다.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 100만병을 돌파했다. 기업명은 지우고 브랜드명은 강조한 마케팅 전략으로 트러블 고민이 많은 소비자를 공략한 결과다. 임기홍 동아제약 더마사업부 사업부총괄 상무를 만나 파티온의 사업 현황과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고할 만한 뷰티 시장에서의 마케팅 전략을 들었다.
‘히어로’가 브랜드 명운 가른다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이 동아제약 더마사업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40%에 육박한다. 단일 제품이 이끄는 매출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동아제약에 따르면 이 회사 더마사업부의 연간 매출은 2021년 10억원 수준에서 2023년 150억원, 2024년 25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임 상무는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을 ‘히어로’ 제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소비자 시선을 사로잡는 제품, 이른바 히어로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해야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다”며 “예전처럼 클렌징, 스킨, 크림 등 여러 제품을 만들어 브랜드의 ‘구색’을 갖춰야 하는 마케팅 전략은 이제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어 “히어로 제품이라는 단일 제품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결정짓기 때문에 히어로 제품의 매출 비중은 사업 초기 클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노스타나인 트러블 세럼도 매출 비중을 2021년 90%에서 2024년 40%로 줄였고, 향후 이 비중을 20% 정도로 끌어내릴 계획”이라는 게 임 상무의 설명이다.
‘동아’ 숨기고 ‘파티온’ 띄웠다
뷰티 시장에 뛰어든 제약사는 동아제약뿐이 아니다. 피부 재생 연고를 개발하는 여러 제약사가 연고 성분을 일부 활용하거나 의약품 브랜드를 빌려 많은 제품을 출시했다. 이런 제품은 제약사의 새로운 사업 먹거리가 됐다. 많은 기업들은 뷰티 제품에 의약품의 성분이 동일하게 사용된 듯한 점을 암시하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런데 동아제약의 파티온은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제약사라는 정체성은 죽이고, 파티온이라는 브랜드를 부각한 것이다. 다른 제약사가 ‘의약품’임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제품 홍보 시 가장 강조하거나, 기존 의약품 브랜드를 그대로 살려 마케팅에 활용한 점과 다른 모습이다.
임 상무도 2022년 파티온을 리브랜딩하며 개발사가 제약사라는 점을 전면에 드러낼지 고민했다. 하지만 뷰티 제품이라는 특성상 제약사라는 점이 소비자를 붙잡을 수 없다고 봤다. 임 상무는 “제약사가 만든 제품이라는 점을 드러내면 소비자가 특정 효능을 기대하기 마련”이라며 “뷰티 제품은 연령대를 비롯한 소비자군 특성에 따라 사용감과 기대 효능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제약사라는 점을) 부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제품의 품질을 향상하고 소비자 만족을 끌어내는 데 제약사가 해당 제품을 만들었다는 점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임 상무는 소비자가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을 직접 사용하도록 만드는 데 집중했다.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평가한 결과가 주요 커뮤니티를 통해 자연스럽게 퍼져서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자발적으로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런 전략으로 노스타나인 트러블 세럼을 포함한 파티온의 제품은 국내 주요 헬스앤뷰티(H&B)업체인 올리브영의 스킨케어&더모 분야 판매 순위와 네이버 쇼핑 라이브 뷰티 분야의 실시간 구매 순위에서 각각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화장품 평가 애플리케이션(앱) 화해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트러블 부문 1위에 올랐다. 임 상무는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은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제품 구매 후기가 2만8000개 이상, 평점도 5점 만점에 4.9점대”라며 “소비자들의 높은 만족도가 가장 큰 상”이라고 했다.
‘노스카나인’ 담고 美·日로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을 비롯한 파티온 브랜드의 제품 대다수는 동아제약의 더마연구센터에서 탄생했다. 동아제약의 더마연구센터는 파티온 제품군에 포함되는 주요 성분은 물론 동아제약이 판매하는 피부 관련 의약품의 연구개발(R&D)도 수행한다. 피부 상처와 흉터를 치료하기 위한 조성물(콤플렉스)이 동아제약 더마연구센터의 R&D 결과물이다. 동아제약 더마연구센터는 조성물을 일부 조정해 뷰티 제품의 성분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에 함유된 특허성분 헤파린RX도 이렇게 만들었다. 임 상무는 “헤파린RX는 동아제약이 OEM·ODM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생산하는 핵심 성분이자 생산 비법”이라며 “원가·수급 측면에서 불리하지만 품질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직접 생산하고 있다”라고 했다.
파티온 브랜드의 제품은 해외로도 수출한다. 임 상무는 “미국과 일본, 중국, 베트남 등에 전략적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과 일본은 신(新)한류로 국내 뷰티 기업이 성과를 내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전환율이 낮은 일본에서는 라쿠텐을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에 제품을 입점시킨다는 구상이다. 미국에서는 세포라와 얼타 등 코스메틱 매장이나 대형 유통업체에 파티온 제품군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임 상무는 “지난해 말부터 수출 확대에 중점을 주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국가마다 소비자의 선호 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시장 수요를 고려해 신제품도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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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가 브랜드 명운 가른다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이 동아제약 더마사업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40%에 육박한다. 단일 제품이 이끄는 매출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동아제약에 따르면 이 회사 더마사업부의 연간 매출은 2021년 10억원 수준에서 2023년 150억원, 2024년 25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임 상무는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을 ‘히어로’ 제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소비자 시선을 사로잡는 제품, 이른바 히어로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해야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다”며 “예전처럼 클렌징, 스킨, 크림 등 여러 제품을 만들어 브랜드의 ‘구색’을 갖춰야 하는 마케팅 전략은 이제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어 “히어로 제품이라는 단일 제품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결정짓기 때문에 히어로 제품의 매출 비중은 사업 초기 클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노스타나인 트러블 세럼도 매출 비중을 2021년 90%에서 2024년 40%로 줄였고, 향후 이 비중을 20% 정도로 끌어내릴 계획”이라는 게 임 상무의 설명이다.
‘동아’ 숨기고 ‘파티온’ 띄웠다
뷰티 시장에 뛰어든 제약사는 동아제약뿐이 아니다. 피부 재생 연고를 개발하는 여러 제약사가 연고 성분을 일부 활용하거나 의약품 브랜드를 빌려 많은 제품을 출시했다. 이런 제품은 제약사의 새로운 사업 먹거리가 됐다. 많은 기업들은 뷰티 제품에 의약품의 성분이 동일하게 사용된 듯한 점을 암시하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런데 동아제약의 파티온은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제약사라는 정체성은 죽이고, 파티온이라는 브랜드를 부각한 것이다. 다른 제약사가 ‘의약품’임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제품 홍보 시 가장 강조하거나, 기존 의약품 브랜드를 그대로 살려 마케팅에 활용한 점과 다른 모습이다.
임 상무도 2022년 파티온을 리브랜딩하며 개발사가 제약사라는 점을 전면에 드러낼지 고민했다. 하지만 뷰티 제품이라는 특성상 제약사라는 점이 소비자를 붙잡을 수 없다고 봤다. 임 상무는 “제약사가 만든 제품이라는 점을 드러내면 소비자가 특정 효능을 기대하기 마련”이라며 “뷰티 제품은 연령대를 비롯한 소비자군 특성에 따라 사용감과 기대 효능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제약사라는 점을) 부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제품의 품질을 향상하고 소비자 만족을 끌어내는 데 제약사가 해당 제품을 만들었다는 점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임 상무는 소비자가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을 직접 사용하도록 만드는 데 집중했다.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평가한 결과가 주요 커뮤니티를 통해 자연스럽게 퍼져서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자발적으로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런 전략으로 노스타나인 트러블 세럼을 포함한 파티온의 제품은 국내 주요 헬스앤뷰티(H&B)업체인 올리브영의 스킨케어&더모 분야 판매 순위와 네이버 쇼핑 라이브 뷰티 분야의 실시간 구매 순위에서 각각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화장품 평가 애플리케이션(앱) 화해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트러블 부문 1위에 올랐다. 임 상무는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은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제품 구매 후기가 2만8000개 이상, 평점도 5점 만점에 4.9점대”라며 “소비자들의 높은 만족도가 가장 큰 상”이라고 했다.
‘노스카나인’ 담고 美·日로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을 비롯한 파티온 브랜드의 제품 대다수는 동아제약의 더마연구센터에서 탄생했다. 동아제약의 더마연구센터는 파티온 제품군에 포함되는 주요 성분은 물론 동아제약이 판매하는 피부 관련 의약품의 연구개발(R&D)도 수행한다. 피부 상처와 흉터를 치료하기 위한 조성물(콤플렉스)이 동아제약 더마연구센터의 R&D 결과물이다. 동아제약 더마연구센터는 조성물을 일부 조정해 뷰티 제품의 성분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에 함유된 특허성분 헤파린RX도 이렇게 만들었다. 임 상무는 “헤파린RX는 동아제약이 OEM·ODM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생산하는 핵심 성분이자 생산 비법”이라며 “원가·수급 측면에서 불리하지만 품질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직접 생산하고 있다”라고 했다.
파티온 브랜드의 제품은 해외로도 수출한다. 임 상무는 “미국과 일본, 중국, 베트남 등에 전략적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과 일본은 신(新)한류로 국내 뷰티 기업이 성과를 내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전환율이 낮은 일본에서는 라쿠텐을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에 제품을 입점시킨다는 구상이다. 미국에서는 세포라와 얼타 등 코스메틱 매장이나 대형 유통업체에 파티온 제품군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임 상무는 “지난해 말부터 수출 확대에 중점을 주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국가마다 소비자의 선호 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시장 수요를 고려해 신제품도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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