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발로 그린 32년’ 면사랑, 이제 음식 넘어 문화 만든다 [이코노 인터뷰]
정세장 면사랑 대표
프랑스 까르푸 수출·일본 지사 설립 등 글로벌 공략 박차
웹진 ‘누들플래닛’ 통해 전 세계 면의 역사와 문화 알려
![](/data/ecn/image/2025/01/21/ecn20250121000075.592x895.8.jpg)
이후 장인인 고(故)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 추천으로 오뚜기에 국수를 납품하며 면사랑(당시 장학식품)의 역사가 1993년 비로소 시작됐다. 정 대표는 “제조 공장의 운영과 제품 개발에 대한 열망이 면사랑의 시작점이었다”며 “이를 통해 면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초창기에는 일본의 선진 면 공장을 방문하며 기술을 배우는 데 몰두했다. 일본의 소바·소면·우동 등 다양한 면 세계를 접한 경험은 면사랑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정 대표는 “좋은 면은 기본을 지키는 제조에서 시작된다”며 “면사랑은 품질 관리와 연구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면사랑의 핵심 철학은 단순하다. 좋은 원료와 전통적인 제조 기법이 곧 품질을 결정한다는 얘기다. 정 대표는 반죽에 물을 많이 넣는 ‘다가수(多加水) 숙성’ 기법을 도입해 면의 질감을 개선하고, 이로써 소비자에게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고자 했다. 그는 “밀가루와 물의 비율을 최적화하고 숙성을 통해 면의 부드럽고 쫄깃한 질감을 유지한다”며 “이런 제면법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 면사랑이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면사랑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소스와 고명도 면과 통합으로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정 대표는 “소스와 고명이 면과 조화를 이뤄야 진정한 면 요리가 완성된다”며 “이런 통합 생산 시스템 또한 면사랑의 경쟁력이며, 이를 통해 소비자는 가정에서도 전문점 수준의 면 요리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B2B에서 B2C, 그리고 글로벌로
물론 30년 넘게 부단히 성장해 온 면사랑에도 부침이 있었다. 면사랑은 그간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외식업체와 협력하며 성장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식업계가 타격을 받자, 소비자 대상(B2C) 시장으로의 확장을 모색했다. 특히, ‘냉동면’을 대표 상품으로 내세워 가정 간편식 시장에 진출했다. 정 대표는 “냉동면은 품질과 편리함에서 경쟁 우위가 있다”며 새로운 시장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냉동면은 실온 면 제품과 다르게 살균 과정을 거치지 않아 원재료의 맛과 질감을 유지할 수 있으며, 소스와 고명도 신선도를 잃지 않아 식당에서 먹는 요리의 맛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재현할 수 있다”며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어 현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data/ecn/image/2025/01/21/ecn20250121000053.800x.8.jpg)
일본 시장에서도 작년에 지사를 설립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정 대표는 “일본은 면 문화가 세계적으로 발달한 나라로, 경쟁이 치열하지만 소비자들이 품질을 우선적으로 평가한다”며 “일본에서의 도전이 면사랑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국 시장을 냉동 제품에 대한 인식이 높아 냉동면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요한 시장으로 꼽으며 “미국 시장에서 K-푸드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웹진 ‘누들플래닛’, 면을 문화로 연결하다
면사랑이 더욱 흥미로운 건 ‘누들플래닛’이라는 웹진을 발간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1월 창간한 누들플래닛은 전 세계 면의 역사와 문화를 심도 있으면서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다. 정 대표는 “누들플래닛은 면 요리의 매력, 면의 역사와 문화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고자 시작했다”며 “지난 1년 동안 누들플래닛은 한국·일본·이탈리아·동남아 등 다양한 면 문화를 조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각국의 면이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변형되고 발전했는지, 그리고 이를 이끈 장인들의 이야기를 소개할 예정”이라며 “냉면 장인, 소바 장인, 파스타 장인 등 전 세계의 면 장인들을 조명하며, 면 문화의 깊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data/ecn/image/2025/01/21/ecn20250121000118.800x.0.jpg)
나아가 정 대표는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건강과 편의를 동시에 충족시킬 것을 약속했다. ▲쌀국수 ▲글루텐 프리 면 ▲저염 면 ▲고단백 면 등 새로운 제품군을 통해, 단순한 요리가 아닌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좋은 면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 풍요롭고 건강한 면식을 제공하고 싶다”며 진심을 밝혔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2월 소비심리, 두 달 연속 상승…“정치상황 안정·산업지원 기대”
2“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폐업 상조사’ 위드라이프 피해자 집단 고소
3한국은행 “트럼프발 불확실성에 국내 주력산업 성장 제약”
4임원 2000명 소집한 삼성그룹...'삼성다움' 세미나 열어
5북한군 포로 "한국 가고 싶다"… 정부 "전원 수용할 것"
6결론 임박한 KDDX 사업...‘공동설계’ 실현 가능성은
7오밤중에 용산 노후 아파트 천장 붕괴…20kg 콘크리트 덩어리 ‘아찔’
8‘벼랑 끝’ 고려아연 핵심 기술진 “영풍·MBK 무법질주 막아달라”
9CJ올리브영, '임차 건물' 아예 인수 나선다...'6000억원대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