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후변화로 바람 멈추나…풍력 발전 위협
연구진 “여름철 풍속 감소 지속…에너지 공급 불안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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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기후 변화로 인해 유럽의 여름철 풍속이 감소하는 ‘스틸링(stilling)’ 현상이 나타나면서 재생에너지 발전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University of Illinois Urbana-Champaign)의 기후 과학자인 간 장(Gan Zhang) 교수 연구팀은 최근 연구에서 지표면과 대류권의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유럽을 비롯한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서 여름철 풍속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50년까지 풍속 감소율은 5% 미만으로 예상되지만, 이 같은 변화는 풍력 발전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 교수는 “에너지 시장은 한계 비용에 민감한 구조”라며 “5~10%의 변화만으로도 전력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은 최근 화석연료 및 원자력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력망을 전환하고 있다. 이에 풍속 감소는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옥스퍼드대학교의 풍력·조력 발전 연구원인 크리스토퍼 보겔(Christopher Vogel)은 “에너지는 결국 ‘햇빛이 비치는가, 바람이 부는가’에 의해 좌우된다”며 기후 변화로 인해 에너지원의 변동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르웨이 기후·에너지 컨설팅 기업 트레이드W파워(TradeWpower AS)의 이반 포레 스베가르덴(Ivan Føre Svegaarden) 애널리스트 역시 “유럽에서는 고기압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지속 시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관측되고 있다”며 풍력 발전량 감소의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불완전한 풍속 데이터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데이터 세트를 활용하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여름철 ‘스틸링’ 현상이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장 교수는 유럽이 재생에너지 발전 방식에서 보다 유연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발전 시설의 분산 배치, 국가 간 전력망 연결 강화, 보조 전력원의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겔 연구원도 “영국의 전력 수요는 연중 다양한 시기에 피크를 기록할 수 있어, 풍력 발전만으로 이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에너지 정책의 다각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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