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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억에 구매할 부자 구함'…트럼프, 美 영주권 장사 논란

투자 이민 폐지하고
'골드 카드' 도입해
2주 안에 시행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영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부자를 상대로 사실상 미국 영주권을 판매하기로 했다. 미국 내 프로젝트에 최소 500만달러(약 72억원)를 지불하면 미국 거주권과 시민권 취득 경로를 제공하는 제도를 2주 안에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성공한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정책보다 더욱 값비싸게 ‘영주권 장사’를 하려 한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로이터통신, CN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우리는 골드카드를 판매할 것이다. 그린카드(Green Card·영주권을 가리키는 말)가 있는데 이것은 골드카드"라면서 "우리는 이 카드에 약 500만달러의 가격을 책정할 예정이며, 그 카드는 영주권 혜택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시민권 취득의 경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부유한 사람들이 이 카드(골드 카드)를 구매함으로써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그들은 부유하고 성공한 사람들이며, 많은 돈을 쓰고, 많은 세금을 내고, 많은 사람들을 고용할 것이다. 이건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러시아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도 골드카드를 구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주권 판매와 함께 투자 이민 제도는 폐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투자 이민(EB-5) 제도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0년에 도입된 EB-5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국의 법인에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러트닉 장관은 투자이민 제도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로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 트럼프: 미국 영주권 '72억 원'에 판매… 투자이민 비자는 폐지

기존의 투자 이민 제도를 대체하면서 금액 기준을 대폭 높이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인 셈이다. EB-5는 최소 90만달러(약 13억원)를 투자할 경우 영주권을 주는 프로그램이지만, 골드카드를 활용하면 더 많은 금액을 투자받을 수 있다는 거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100만장 골드카드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100만장의 카드는 5조달러(약 7151조원) 어치”라고 말했다.

다만 골드 카드 제도가 미국 기업에 대한 투자 대신 정부에 직접 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영주권 장사’라는 비판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는 골드카드가 EB-5를 대체할 수 없을 거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매체 더힐에 따르면, EB-5는 2022년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2027년까지 5년 연장이 재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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