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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무슨 소용”...사망보험금, 생전에 연금처럼 받는다

매달 연금·요양시설 비용으로 노후지원

이미지 생성 AI ‘달리’(DALL·E)에 ‘노년 여성이 보험사에 자신의 사망보험금을 신탁하고 있는 모습을 그려 달라’고 주문한 결과. [그래픽 오픈AI 달리]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앞으로 사망보험금을 죽기 전에 미리 받아 노후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노후지원 보험 5종 세트’의 세 번째 과제로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제도개선은 종신보험을 주택처럼 유동화해 주택연금과 더불어 더 많은 고령층에 안정적인 노후소득 수단을 지원하려는 취지다. 

한국 사회는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지만, 노인 빈곤율(65세 이상 중위소득 50% 미만, 39.2%)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가장 하위권에 속한다. 유동화는 연금형 또는 서비스형 두 가지 유형으로 출시된다. 연금형으로 유동화하면 최소한 본인이 낸 월 보험료를 웃도는 금액(100% 초과~200% 내외)을 매월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매년 보험계약의 이행을 위해 준비하는 책임준비금의 일정 부분을 자동 감액해 지급하기 때문에 추가로 발생할 사업비가 없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40세에 사망보험금 가입해 매월 15만1000원씩 보험료를 20년 동안(총 3624만원)을 내 1억원 계약을 보유한 소비자가 있다. 이 소비자는 20년, 70% 유동화 선택 시 낸 보험료의 121%(총 4370만원·월평균 18만원·65세 시작)에서 159%(5763만원·월평균 24만원·80세 시작)의 금액을 받을 수 있다. 또한 3000만원의 잔존 사망보험금도 받을 수 있다. 수령 기간과 비율은 맞춤형으로 선택할 수 있다.

다만 매년 책임준비금의 일정 비율을 지급하므로 본인이 보유한 보험계약의 예정이율과 유동화 시점에 따라 수령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책임준비금을 많이 적립한 고연령일수록 더 많은 금액 수령이 가능하다. 

유동화 실행 이후에는 사망보험금을 되살릴 수 없다. 서비스형의 경우 현물과 서비스 형태로 지급한다. 보험사 제휴 서비스 중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해 자유롭게 사용하거나, 보험사가 직접 유동화한 금액을 제휴한 요양시설에 지급해 업소비용의 일부로 충당하는 식이다. 특히 서비스형은 ‘보험 서비스화’의 초기 형태로 향후 제도 개선의 시범사업으로 활용된다.

유동화가 가능한 보험계약은 ‘금리 확정형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담보로서 ▷보험료 납부를 완료(계약기간 10년 이상·납부기간 5년 이상)했거나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한 계약인 경우가 해당한다. 신청 시점에선 보험계약대출이 없어야 한다. 과거 종신보험 가입 시 연금전환 특약이 없어도 제도성 특약을 일괄 적용한다.

다만 보험금 유동화가 어려운 일부 종신보험(변액종신보험, 금리연동형종신보험, 단기납종신보험)과 제도취지와 거리가 있는 초고액 사망보험금(9억원 이상, 예상)은 1차 유동화 대상에서 제외한다.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 가입한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은 보험계약 대출이 없다면 대부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유동화는 최대 90% 수준에서 20년 분할 지급 등 정기형 방식으로 운영된다. 별도 소득, 재산요건은 없고, 신청 시점에 만 65세 이상인 계약자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즉시 유동화 가능한 계약은 33만9000건으로, 약 1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당국은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당국은 유동화 가능한 사망보험 계약을 33만9000건, 11조90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업계와 TF를 구성해 출시까지 소비자보호방안 등 세부 운영 관련 사항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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