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로 비타민 구매해도 될까?”...건기식 시장 ‘빨간불’ 켜졌나
[6조 건기식 전쟁]①
건기식 시장 급성장 후 최근 주춤세
성장 저해 요인 ‘허위광고·이상사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즐겁게 건강을 챙기는 마음) 트렌드가 확산됐고, 이로 인해 지난 몇 년간 관련 시장도 급성장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건기식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허위·과대 광고가 만연하고, 건기식 섭취 후 이상사례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런 문제가 건기식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섭게 크던 건기식 시장 주춤
‘건기식’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 및 성분을 활용해 제조·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간혹 건기식을 의약품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두 제품은 완전히 다른 범주에 속한다. 의약품은 질병을 진단·치료·경감·처치·예방하는 목적의 물품이다.
국내 건기식 시장은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수년간 이어진 질병에 대한 우려로 인해 사람들의 건강 관련 관심도가 높아진 덕분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이하 건기식협회)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19년 4조8936억원에서 이듬해(2020년) 5조1750억원, 2021년 5조6902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2022년에는 처음으로 6조원 규모를 돌파했다. 최근까지도 이 시장은 6조원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건기식협회는 지난해 이 시장 규모를 6조44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5년 만에 약 24%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건기식 시장이 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제품군의 꾸준한 인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홍삼·프로바이오틱스·종합비타민·단일비타민·EPA 및 DHA 함유 유지(오메가3) 등이 있다.
건기식협회가 지난해 기준 원료별 구매액 비중을 추산한 결과, 상위 5개 품목의 구매액이 3조1136억원으로 전체 50% 이상을 차지했다. 가장 구매금액이 큰 제품은 홍삼이 9909억원(전체 비중 16.4%)으로 집계됐다. 이어 프로바이오틱스(7777억원·12.9%)·종합비타민(6677억원·11%)·단일비타민(3853억원·6.4%)·EPA 및 DHA 함유 유지(2920억원·4.8%) 순으로 이어졌다.
다만 최근 2년(2023~2024년)의 흐름만 놓고 보면 건기식 시장은 확실한 정체기다. 여전히 6조원대 규모를 유지 중이지만, 두 해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6조원 시장 사수도 장담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건기식 시장의 성장 정체 요인으로 일부 업체들의 고객 기만 행위를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서 허위·과대광고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영세업체의 경우 전화 상담원이 안내 과정에서 교묘하게 효과를 부풀려 전하는 경우도 많다. 제품이나 시장 이미지를 생각할 때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고객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건기식 허위·과대광고는 매년 수천건씩 적발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관련 적발건수는 2019년 9436건에 달했다. 이듬해(2020년)에는 5009건으로 전년 대비 줄어드는 모습이었지만, 이후 등락을 반복했다. 최근 5년(2019년~2023년 6월 누계)간 허위·과대광고 누적 적발건수는 2만3983건에 달한다. 지난해 식품안전정보원에 접수된 건기식 관련 허위·과대광고 신고건수는 전년 대비 2배가량 늘었다.
건기식 이상사례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해당 사례는 건기식 섭취 후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징후·증상·질병 등을 말한다. 주요 사례로는 소화불량·가려움·배뇨곤란·어지럼증·가슴답답 등이 있다. 모두 기업의 건기식 개발·제조 단계에서 예측되지 않은 문제들이다.
관련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기식협회에 따르면 건기식 이상사례 접수건수는 2023년 143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 많은 이상사례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관련 접수건수는 1966건에 달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식약처는 지난 2020년 이상사례 조사·분석기관으로 식품안전정보원을 지정하고, 건기식이상사례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싼 돈을 주고 구매하는데, 그 만큼의 기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실망하고 재구매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최근에는 허위·과대 광고도 너무 많아 문제인데, 이런 부분을 관계부처에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금 더 비판적으로 상품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요즘은 정보에 대한 허들이 높지 않으니, 구매 전 특정 성분 관련 정보를 확인해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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