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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 한 번에 하나씩 우직하게 처리하라

Money Tech - 한 번에 하나씩 우직하게 처리하라

멀티플레이어만 유능하다는 생각은 오산…큰 목표 잘게 나눠 하나씩 실행해야



수퍼리치는 여간 해선 한번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진 않는다. 보통 동시에 2~3가지 일을 하면 멀티플레이어라고 유능하다는 칭찬을 받게 마련이지만 수퍼리치는 다르다. 잔재주로 2~3가지 일을 하기보다 한가지 일을 한번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한다. 일반인과 수퍼리치의 차이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수입 측면에서 보면 일반 샐러리맨은 수입처가 월급 한가지인 경우가 많다.

반면 수퍼리치는 다양한 수입 창출처를 가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추가 수익처를 창출할 수 있을까? 샐러리맨으로서 추가 수입처를 창출하는 방법은 쉽지 않은 일이고, 분명 고민스런 부분이다. 그러나 지금의 생활을 개선시키려면 주말에 리모콘만 잡고 TV채널만 돌려서는 답이 나올 수 없다.



“하루씩 버티자” 결심 후 40년 흘러지난해 가을 갑갑한 마음에 이 책 저 책을 뒤적이다가 미래에는 조경사라는 직업도 유망할거란 생각이 들었다. 40년간 분재인생 외길을 걸어온 기사를 접하고 무작정 차를 몰았다.

“내비게이션을 잘못 설정했나?” 고개를 갸우뚱하며 산속으로 난 숲길로 차를 몰았다. 한참 동안 차를 몰고 왔는데 건물 비슷한 것조차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갈래로 난 길을 따라 언덕을 오르자 비로소 거대한 분재원이 자리 잡고 있었다. 3000평은 족히 되어 보였다. 분재원에는 소나무부터 향나무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분재가 잘 가꾸어져 있었다. 마사토가 잘 깔린 길을 따라 강철로 지은 건물에 다다르니 백발이 성성한 구릿빛 얼굴의 김 사장이 가지치기 작업을 하다 편안한 웃음으로 맞아준다.

“어서 오세요. 찾아오느라 애 먹었죠? 여기 잠깐 앉아서 분재구경 좀 하고 있으면 금방 작업 마치고 얘기 나누죠.” 분재원을 돌아보니 작은 화분마다 족히 30년에서 50년은 되어 보이는 멋진 모양의 분재가 제각각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김 사장이 작업을 모두 마치고 이마의 땀을 닦으며 다가왔다.

“멋진 작품이 많네요. 제대로 감상하려면 몇 번을 더 와야 할 지 모르겠어요. 언제부터 분재 일을 하신 거예요?” “대학교 다닐 때부터 시작했으니 한 40년은 넘은 것 같아요.” 김 사장은 원예과에 진학해서 지금껏 40년 분재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그는 가난했던 신혼시절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어느 날 정말 마음에 드는 분재 하나를 발견했어요. 그 분재값이 그때 시세로 작은 집 한 채 가격이었어요.” 그가 처음 분재를 시작한 1970년대 중반만 해도 먹고 살기 어려운 시절이었다.

며칠씩 밥을 굶을 때도 있었고, 당장 분재 일을 접고 돈벌이가 되는 일을 하고픈 유혹도 느꼈다. 그러나 그의 분재 사랑은 남달랐다. 평생을 걸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열정적이었고, 분재에 미쳐 있었다. 결국 그는 모든 돈을 탈탈 털고 빚까지 내서 그 분재를 샀다. 지금은 감정가만 10억원을 훌쩍 넘는다. 가난했던 김사장은 비닐하우스를 임대해 분재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비싼 묘목을 사와서 작은 분에 심었지만 말라 죽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물주기와 가지치기를 제대로 익히는 것도 제법 시간이 걸렸어요.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죠. 그런데 분재를 가르친 선생님이 했던 말이 생각났지요.” 분재를 제법 한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최소한 10년은 정진해야 하고, 최고 전문가가 되고 싶으면 20년 이상은 해야 한다는 거였다. 그러니 그만두려면 아예 시작도 않는 편이 정신건강에 낫다는 거였다.

김사장은 10년, 20년 그렇게 멀리 보고는 분재를 못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속으로 결심했다고 한다. 어차피 분재가 좋으니 이리저리 고민하지 말고 딱 하루씩만 견디는 거야 못하겠냐고. 그렇게 마음 먹은 지 벌써 40년이 지났다고 했다. 김 사장은 소나무 분재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가장 어렵고 까다로운 수종부터 시작한 것인데, 아까운 소나무 분재 묘목을 수십 차례 고사시키면서 터득한 것이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한 개의 수종, 한 개의 분재를 제대로 키워야 해요. 공연히 욕심을 내서 2개, 3개를 시도하다가 묘목을 죽이는 거지요. 분재라는 게 사람 살이랑 다를 게 없어요.” 김 사장은 소나무 분재 가꾸기에 성공하자 나머지 수종은 쉽게 기술이 습득되더라고 했다.

“기타 연주나 어려운 수학 문제 풀이랑 비슷해요. 좀 버겁다 싶은 곡을 연주하는 데 성공하면 그보다 낮은 단계의 곡은 단숨에 연주할 수 있는 거지요. 수학 문제도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풀어내면 그보다 쉬운 문제는 금방 해결할 수 있는 거니까요.” 큰 목표를 잘게 나누어 하나씩 실행하라는 거였다. 한 번에 하나씩. 여러 개를 한꺼번에 하면 더 빨리 목표에 이를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어려운 곡 하나에 집중해 그 곡을 연주 해내는 게 더 빠른 길이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생각을 당면한 일에 집중하라. 태양광선은 초점이 맞지 않으면 결코 종이를 태울 수 없다.” 자신의 에너지를 한 점에 집중할 줄 아는 사람이 정말 일을 잘 하는 사람이다. 샐러리맨은 회사에서 쌓인 일을 볼 때마다 가슴이 턱 막히는 듯한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의욕을 잃고 에너지가 빠져 나가는 것이다.



고도의 집중력 발휘해야김 사장이 자신의 작업대로 안내했다. 2m 정도의 폭에 가로 길이가 4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커다란 작업대였다. 그 위에는 아무런 물건도, 도구도, 책도 놓여 있지 않았다. “난 이 작업대를 ‘활주로’라고 부른답니다.” “활주로라고요?”

“그래요. 활주로. 바로 여기가 비행기가 날아오르듯이 내 작업이 날아오르게 하는 활주로지요. 그런데 한 활주로에서 두 대의 비행기가 날아오르기는 힘들지 않겠어요? 그래서 난 이 작업대에서 한 번에 하나씩 정성을 다해 작업을 하고, 그렇게 한 대의 비행기를 날아오르게 한 뒤, 다음 작업을 진행한답니다.”

동시에 두 가지 일을 수행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멀티태스킹이라는 핑계로 직장에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하려 바삐 몸을 움직인다. 결국 어느 쪽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채 ‘번 아웃(연료소진)’ 되어 지치고, 퍼져 버리기 일쑤다. 새해가 시작 된지 3주가 지나고 있다. ‘작심삼일’에 새해 결심을 벌써 포기한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우직하게 한 번에 한가지씩 처리하는 습관을 가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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