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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M&A 10년…두 번의 큰 물결, 세 번째 파도 찾아왔다

[10대 그룹 10년간 M&A 분석⑪] 신세계
2011년 법인 분리 후 1조 빅딜
2016년 남매 분리경영 시작, 역량강화 인수 본격화
2020년 지분 증여 후 '전에 없던 유형의 M&A' 추진

 
 
기업의 M&A는 한국 산업의 변화를 나타내는 이정표다. 대전환의 시기였던 지난 10년 한국 경제를 이끄는 10대 그룹은 M&A를 통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체질개선에 나서며 숨 가쁘게 질주했다. 10대 그룹의 M&A를 보면 기업의 전략과 방향성이 보인다. 이코노미스트가 블룸버그 리그테이블 데이터를 분석해 한국 산업을 이끄는 10대그룹의 10년간 M&A를 해부했다. [편집자] 

 
 
신세계그룹은 지난 10년간 62건의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상위 그룹사에 비해 건수가 많은 편이라고 볼 순 없지만 계열사 간 거래 건수가 적고, 공격적인 M&A를 진행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사업부문별 분할 및 각 사의 차세대 오너 경영체제 강화 과정에서 M&A가 활발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1조 들여 센트럴시티 인수, 연이은 '터미널' 공략

 
신세계그룹의 큰 M&A는 ‘부동산’에 집중됐다. 신세계그룹의 가장 큰 인수는 2012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입점해 있는 ‘센트럴시티’를 인수한 건이다. 인수금액이 1조250억원에 달한다. 신세계센트럴시티는 이어 서울고속버스터미널까지 인수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인수를 지분 투자로 분류했다. 지분 인수가 2013~2014년에 나눠 진행된 까닭에서다.

두 번째로 큰 인수는 2019년 서울 광진구의 동서울터미널 인수 건이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최대주주(지분 85.09% 보유)인 특수목적회사 신세계동서울PFV가 4025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입점 상인들과의 분쟁 등으로 사업 추진은 답보상태지만, 복합 개발을 통해 유통사업을 실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 인수 건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그룹의 M&A가 부동산에 집중돼 보이지만, 유통기업으로서 부동산이 직접적인 사업 자산이 되는 만큼 사업분야와 무관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밖에 인수 상위 딜에는 유통부문의 해외시장 진출과 패션 부문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한 거래가 포함됐다. 이마트 미국법인 PK리테일이 2018년 3094억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법인 굿푸드홀딩스가 3번째로 큰 M&A다. 굿푸드홀딩스는 미국에서 24개의 점포를 운영중이다. 굿푸드홀딩스는 이듬해 식품 소매점인 뉴시즌스마켓을 2384억원에 사들였는데, 5번째 큰 인수로 기록됐다.
 

4번째로 큰 인수는 올해 SSG닷컴이 27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온라인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이다. 온라인 패션 부문의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빅딜로 평가받는다.

신세계그룹의 매각 역시 부동산에 집중된 모습이다. 가장 큰 딜은 2019년 이마트 13개 점포 및 토지를 마스턴투자운용에 9525억원에 매각한 사례다. 2017년 9월엔 보유하고 있던 코스트코코리아 지분 3.3%와 코스트코 서울 양평점과 대구점, 대전점 3개점 토지와 건물도 모두 코스트코코리아에 매각(2676억원)했다. 2018년엔 IT 계열사인 신세계I&C가 구로 데이터센터를 500억원에 매각했고, 신세계 인터내셔널은 2019년 신사동 건물을 매각했다.

신세계그룹에서 주목할 점은 M&A가 활발히 이뤄진 두 번의 시점이다. 2012년 신세계센트럴시티 등 대규모 M&A가 발생했고, 한동안 잠잠하다가 2016년 이후 M&A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재계에선 2011년 이뤄진 신세계와 이마트의 법인분리, 2016년 정용진부회장과 정유경 사장의 지분 거래가 각각 시발점이라고 본다.

2011년 신세계는 백화점 부문(신세계)과 마트 부문(이마트)을 2개 회사로 기업분할 했다. 이후 2012년에 신세계 그룹 최대 빅딜인 센트럴시티 인수 등이 이어졌다. 이마트가 SM마트, NS마트 등을 인수해 SSM 사업을 본격화 한 시점이기도 하다.
 

이후 잠잠했던 신세계 그룹의 M&A는 2018~2019년 다시 본격화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16년 5월 남매간 지분 거래를 통해 정용진 부회장이 식품‧호텔‧건설 등을 포함한 이마트를 담당하고, 정유경 사장이 패션‧뷰티‧면세점을 포함한 신세계를 맡는 구도를 이뤘다”며 “분리 책임경영 구도 속에서 각각의 주체가 M&A에 본격 나선 것”이라고 봤다.

 

지분 증여받은 정용진·정유경, 전에 없던 M&A 나선다

 

재계에선 신세계그룹 M&A 흐름에 3번째 물결이 오고 있다고 본다. 지난해 9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8.2%씩을 정 부회장과 정 사장에 각각 증여한 게 신호탄이란 분석이다. 확고해진 승계구도는 M&A 시장에서 신세계그룹에 이목을 집중시킨다.

신세계그룹의 3번째 M&A 전략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수한 W컨셉은 물론 SK그룹으로부터 야구단(SSG랜더스)을 1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전에 없던 유형의 M&A가 이미 시작됐다. 최근 네이버와 1500억원 규모 지분 교환 계약을 맺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전한 것도 이런 연장선상이다.

M&A는 아니지만 신세계그룹이 추진하는 경기도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이 도전적 투자의 화룡점정을 찍을 전망이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화성 송산그린시티 동측부지에 약 423만㎡ 규모로 최첨단 IT기술이 접목된 테마파크와 호텔, 전문 쇼핑몰, 골프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투입되는 사업비는 토지대금을 포함 4조5700억원에 육박한다.

1조원 수준의 이마트 점포 건물‧토지 매각대금 등이 대규모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마트는 지난해 서울 강서구 마곡 부지 매각을 통해 8158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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