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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보다 나은 아우’…쏘렌토, 그랜저 넘어섰다

엎치락뒤치락 반복 베스트셀링카 연말 판가름
변수는 가계약 6만대 넘어선 신형 그랜저 돌풍

 
 
 
기아의 대표 SUV 쏘렌토가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 그랜저를 앞서고 있다. [사진 기아]
2022년 승용차 부문 베스트셀링카(최다 판매 모델)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기아의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쏘렌토가 6년 연속 판매 1위를 노리는 그랜저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지만, 지난달까지 두 차종의 누적 판매 대수 격차는 20여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까지 최정상의 자리에 오를 모델을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랜저 넘어선 쏘렌토 ‘형보다 아우’

 
5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기준 쏘렌토가 4만9726대 팔리며 승용차 부문 국내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같은 기간 그랜저의 판매 대수는 쏘렌토보다 28대 부족한 4만9698대로 집계됐다.
 
쏘렌토와 그랜저는 올해 판매 대수 기준 순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판매 대수는 쏘렌토가 2만6184대로 같은 기간 2만5753대 팔린 그랜저를 앞섰다. 이 기간 쏘렌토의 월 판매량은 세 차례(1, 2, 4월) 그랜저보다 많았다.
 
하지만 그랜저의 6월 판매량이 늘면서 올해 상반기(1~6월) 판매량은 그랜저가 3만3672대로 3만1777대의 쏘렌토를 앞섰다. 이 기간 그랜저의 월 판매량은 세 차례(3, 5, 6월) 쏘렌토보다 많았다.
 
하반기 들어서는 다시 쏘렌토가 힘을 내고 있는 모습이다. 쏘렌토는 7월 6940대, 8월 5674대, 9월 5335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그랜저의 월 판매량은 각각 6777대, 4606대, 4643대로 쏘렌토에 뒤처졌다.
 
쏘렌토가 그랜저와 경쟁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는 두 가지가 꼽힌다. 먼저 국내 소비자들의 SUV 선호도 증가다. 과거에는 세단이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흐름은 SUV가 우세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SUV 등 다목적형 차량의 판매 대수는 76만6874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70만1999대가 팔린 세단보다 6만4875대 많았다. 2020년만 하더라도 세단 판매 대수가 83만6964대로 다목적형 차량(78만1369대)을 앞섰다.
 
기아 내부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아의 한 내부 관계자는 “러시아 쪽 부품 물량 일부가 국내로 배정되면서 쏘렌토 생산 대수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 변수는 ‘뉴트로’

 
지난달까지 쏘렌토의 국내 판매 대수가 그랜저를 앞섰지만, 격차가 크지 않아 연말까지 두 차종의 판매 대수 경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남은 3개월(10~12월) 판매 실적에 따라 순위가 충분히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오는 11월에는 7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신형 그랜저가 출시될 예정인데, 해당 모델은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정식 계약 전이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형 그랜저는 상세 제원 등 차량의 주요 정보가 거의 없는 상황임에도 6만명 이상이 가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요즘 워낙 차를 받기 힘든 상황이라 순번을 선점하기 위해 가계약을 걸어두는 고객들이 많다”며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걸려온다”고 말했다.
 
신형 그랜저에 관심이 쏠리는 건 1986년 국내 데뷔한 1세대 그랜저(일명 각 그랜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국산차 최초 전륜구동 방식의 대형 세단인 1세대 그랜저는 2세대로 넘어가기 전까지 9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미 신형 그랜저로 추정되는 위장막 차량(실내외가 가려진 테스트용 차량) 사진이 대거 유포된 상황이다. 이외에도 5m 이상으로 늘어난 전장(길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추가, 1세대 그랜저와 유사한 형태의 스티어링 휠(운전대) 등 신형 그랜저 관련 미확인 정보들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떠돌며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형 그랜저의 가계약 열풍이 새로움과 복고풍의 혼성어인 ‘뉴트로’(New+Retro)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과거에 유행했던 제품 등이 현재 재조명되는 현상을 뜻하는 신조어다.
 
자동차 업계에서 대표적인 ‘뉴트로’ 사례는 쌍용자동차 토레스가 있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무쏘의 강렬한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국내 데뷔한 이 모델은 정식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대수 1만대를 돌파하며 쌍용차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복고풍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뉴트로라는 신조어가 괜히 생긴 것은 아니다”라며 “자동차 쪽에서는 쌍용의 토레스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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