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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나?/연금 급여 축소로 재정 안정부터 기해야

대책 없나?/연금 급여 축소로 재정 안정부터 기해야

국민연금의 재정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가? 여기에 대한 대답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우선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수급 부담 구조의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고는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은 불가능하다. 수급 부담 구조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연금급여액을 축소하거나, 또는 두 가지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연금 급여를 축소하지 않고 보험료 인상만으로 국민연금재정의 안정화를 도모할 경우는 현재 9%에 불과한 연금보험료를 18%까지 인상하여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추계이다. 연금 보험료를 18%까지 인상할 경우에는 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 등 각종 사회보험료의 총합이 총임금 대비 35%에 육박하게 되므로 기업의 국제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고, 우리 사회가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급여수준의 축소는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연금의 급여수준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근로 기간의 소득대비 연금급여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소득대체율 개념이 관건이다. 국민연금의 경우에는 40년 가입의 평균소득자 기준으로 소득대체율이 60%로서 OECD 평균인 40%에 비해 상당히 높은 실정이다. 노후시기에는 청·장년기에 비해 주택마련 비용·자녀 양육비 등의 지출 소요가 크지 않다는 점과, 필요한 노후소득의 일부만을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인 기제를 통해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 때문에 선진국의 경우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은 높지 않은 실정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법정퇴직금을 포함할 경우 우리나라의 소득대체율은 90%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우리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화를 위한 향후 개혁 방향은 급여축소와 보험료 인상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수급 부담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은 다른 직종과의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재정안정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과도한 수익비를 하향조정 해야 할 필요성이 명백하지만 공무원·사립학교 교직원·군인 등의 특수직역종사자들에 비해서는 수익비가 크게 낮은 실정이다. 이미 고갈된 공무원 연금기금과 군인 연금기금에서 발생하는 연간 수조원의 적자를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대부분 납부하는 조세로 보전하고 있다는 점과, 특수직역연금의 재정 고갈의 주된 원인이 국민연금보다 과도히 높게 설정되어 있는 수익비에 기인한다는 점 때문에 국민연금의 수익비 조정이 특수직역연금의 수익비 조정과 병행되지 않을 경우 엄청난 저항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재정의 안정화를 위한 두 번째 방안은 가급적 퇴직 시기를 연장하도록 연금 수급 조건 및 산식을 조정하는 것이다. 고령화의 진전이 연금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수급자를 증가시키는 반면 납부자를 감소시키는 것이므로 이러한 추세를 반전시키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퇴직 시기를 연장할수록 연금보험료를 납부하는 기간은 연장되고, 연금 급여를 지급받는 기간이 축소되기 때문에 퇴직 시기의 연장은 연금재정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퇴직 시기 연장을 유도할 수 있는 연금개혁 방안으로는 수급개시 연령의 연장, 퇴직을 늦출 경우 연금 급여 증가율의 대폭적인 인상, 연금 소득에 대한 과세 등을 들 수 있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OECD 국가들의 경우 퇴직 시기 연장을 유도하는 다양한 연금제도의 개혁을 단행하고 있으며, 상당한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예를 들면, 뉴질랜드의 경우 9년간의 과도기를 거쳐 연금수급개시 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한 후 61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이 38.1%에서 58.5%로 급증하였고, 결과적으로 공적연금 지급액이 GDP 대비로 2.5%나 감소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국민연금의 수급개시 연령을 2013년부터는 60세에서 5년마다 1세씩 연장하여 65세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동일한 개혁을 일본은 13년, 벨기에는 12년, 뉴질랜드는 불과 9년 만에 성공적으로 추진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개혁에 소요되는 과도기를 대폭적으로 축소하고 보다 조속한 시일 내에 개혁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 재정의 안정화를 위해 중요한 세번째 방안은 연금기금 운용의 수익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과 방식으로 운영되는 대부분의 OECD 국가들과는 달리 적립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을 뿐 아니라 제도 도입의 초기단계인 관계로 당분간은 엄청난 적립금이 축적되어 수익률의 미세한 차이가 연금재정의 안정성에 커다란 차이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현재 GDP 대비 14%에 달하는 막대한 연금기금이 적립되어 있고, 2020년께에는 43.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금기금의 수익률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채권 및 예금위주의 자산운용 방식에서 탈피하여 주식비중을 대폭적으로 확대하고, 외부위탁 비중을 제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채권류의 비중은 91%에 달하는 반면 주식의 보유비율은 6%에 불과하여 주식의 비중이 약 70%에 달하는 외국의 유사연금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외부위탁 비중 역시 현재 1% 미만으로 동 비율이 70%∼1백%에 달하는 외국의 유사연금들과는 대조적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연금 재정의 안정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개혁의지와 범국민적인 협조이다. 가입자의 기득권 침해를 유발하는 연금개혁은 정치적 저항에 직면하게 되는데, 개혁을 미룰수록 납부액에 비해 지급액이 높은 기간이 길어지게 되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된다. 그러나 당분간은 연금재정이 고갈되지 않는다는 문제의 속성 때문에 국민의 저항이 거셀수록 집권당으로서는 개혁을 미룰 유인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정부도 대중적인 인기보다는 진정한 국민의 후생을 우선시하고, 국민들도 자신의 기득권만을 고수하기보다는 개혁이 좌초될 경우에는 연금제도 자체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을 받게 되어 결국 자신의 노후소득이 불안해진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등 대승적인 차원에서 상호협력하는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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