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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투자시계는 오후2시…8월부터 ‘큰장’

지금 투자시계는 오후2시…8월부터 ‘큰장’

작년 9·11 테러 이후 의외의 강한 반등을 시도하며 단숨에라도 종합지수 1천 선을 넘어설 것 같던 주가가 2개월에 걸쳐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실 작년 9월17일 468.76으로 IMF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종합지수는 미국 주가의 상승세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1백43일만에 정확히 1백% 상승하며 올 4월18일 937.61를 기록한 후 2개월에 걸쳐 15%에 이르는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하락의 배경은 첫째, 지난 6개월간 단기간에 걸쳐 너무 급격히 상승한 것에 대한 부담감과 둘째, 1분기 경기 호황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는 반도체 가격의 하락과 환율의 하락 등 경제 여건이 1분기에 비해 다소 불리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거의 한계에 도달한 듯한 내수 중심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는 측면과 셋째, 수급상으로 보면 작년 테러 이후 4조원 가까이 순매수를 기록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2001년과 금년 1분기 전세계 주가상승률 2위를 기록한 한국시장에서 이익실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투자대상 주식을 여러 대체 투자대상 중의 하나로 보았을 경우 경제 성장률이나 기업의 성장률의 변화에 따라 어떤 경우가 주식 투자에 가장 적절한 시점인가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투자시계가 있다. 이것은 성장률의 절대값과 그 추세의 변화라는 변수를 이용하여 채권·주식·상품·현금 등의 대체투자 대상 중 가장 유망한 투자대상이 어떤 것인가를 제시하는 방법이다. IMF 이후 급등과 급락속에 침체 상태를 지속하며 작년까지만 해도 11시 부근을 넘지 못하고 있던 한국의 투자시계는 작년 3분기 1.9%, 4분기 3.7%, 금년 1분기 GDP 성장률 5.7%에서 잘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경기의 바닥권을 벗어나 2시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 이것은 향후 성장률이 급상승세를 보이며,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주식이 여타 투자대상 중 가장 유력한 투자대상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투자 결정 모델로 수익 싸이클 모델(Earnings Cycle Model)이 있다. 이것은 투자 스타일을 크게 가치투자와 성장투자로 구분한 후, 기업의 실적 변화에 따라 적절한 투자전략과 투자 스타일을 제시하는 방법인데, 기업의 실적이 ‘갑작스러운 충격→실망→시장에서 소외→ 의외의 실적에 대한 놀라움→시장의 환호→ 실적 모멘텀의 유지’와 같이 일정한 싸이클을 그린다는 것에 착안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다음 그림은 전형적인 수익 싸이클 모델을 나타내고 있다. 2000년과 2001년 상반기까지 코스닥의 버블과 대우사태·현대사태와 같이 험난한 길을 걸어온 한국증권시장은 수익 싸이클상 가장 어려운 투자시기라고 할 수 있는 포기와 무관심의 단계(II분면)를 지나, 2002년 중반 이후, 수출의 부진에도 불구, 내수의 급속한 회복과 함께 경제, 증시 모두 바닥국면을 탈피하며 주식투자에 가장 호기라고 할 수 있는 III분면을 통과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향후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경제 및 증시의 향방을 좌우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경제상황은 테러 이후 조심스런 회복 국면을 보이고 있으나, 증권시장의 경우 아직도 25배를 상회하는 높은 PER(주가수익비율) 수준과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회계처리상의 문제와 부도덕한 애널리스트 문제 등 질적인 개선이 요구되고 있어 아직까지 포기와 무관심에 단계(II단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내수 성장은 한계, 이젠 수출이 최대 변수 하반기 증시는 대략 다음과 같은 변수들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한국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기업들의 실적이다. IMF 이후 기업들의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외형보다는 ROE(자기자본이익률)와 같은 내실위주의 경영 노력이 결실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이미 카드사용의 문제나 개인신용의 포화상태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바와 같이 내수중심 성장의 한계를 수출로 돌파하며 지속적으로 놀라운 실적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가 이들 기업에 부과된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는 한국증시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이다. 아직까지 한국이 아시아권에서 유일하게 내수와 수출의 균형된 경제구조를 갖추고 있고, 그간의 구조조정의 성과에 대한 높은 평가와 신용등급의 지속적인 상향 조정, 미국 일변도 투자에서 벗어나고 있는 국제투자의 조류 등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매력적인 국가이기는 하지만, 향후 선거에 따른 정치권의 불안과 개혁에 대한 피로감·단기 상승에 따른 이익 실현의 가능성은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국제 경제의 향방이다. 1일 평균 15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와 함께 그간 흑자를 유지하던 재정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서는 등 달러화의 가치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전세계 금융시장이 동요의 조짐을 보이고 있고, 원화강세와 반도체 가격의 재하락 등도 한국경제에는 큰 위협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네번째는 공급물량의 증가이다. 하이닉스의 전환사채 물량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우리금융·담배공사·KT 등 물량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공급되며 99년 이후 가장 많은 대략 10조원대의 물량 공급 역시 시장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주가는 어수선한 6월 월드컵의 분위기를 넘겨, 늘 섬머랠리(Summer Rally, 여름철에 주가가 오르는 현상)를 기대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휴가 등으로 인해 소강상태를 보여왔던 7, 8월을 지나 대략 8월 중순 이후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 비해 다소 미약할 2분기 실적 이후 미국 경기의 회복과 함께 수출 증가 등의 요인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다시금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지속될 선거전으로 인해 주도 종목군이 중소형주나 코스닥 종목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증권시장의 여건이 외국인이나 기관 동향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소형주까지 따뜻한 시선이 미칠 만큼 여유롭지는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상적인 시장으로 판단하고, 수출주도종목·내수 대표종목·우량 은행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 단기 시장 동향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장에 대응하는 여유로운 종목 구성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문의:chang81a@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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