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실물경기는 회복세, 금융시장 불안 여전
[미국]실물경기는 회복세, 금융시장 불안 여전
미국 경제는 실물부문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엔론(Enron)사태 이후 나타나고 있는 기업관리의 불투명성·기업의 수익성 저하·경상수지 적자 확대 등으로 인해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 개인 소비지출·산업생산 등의 실물부문은 2002년 들어 비록 회복 강도는 예상보다 미약하나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2001년 3월부터 경기침체기에 접어들었던 미국 경제는 2001년 3분기 실질 GDP가 8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율(-1.3%)을 기록했으며, 2001년 4분기에 플러스 실질GDP(1.7%)을 보인 데 이어 2002년 1분기에는 뚜렷한 성장세를 시현했다. 9·11 테러사태 이후 불안정한 변동추이를 보였던 소비지출도 금년 들어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소비지출을 가늠해 주는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도 경제성장 회복과 함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소비지출은 견조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2002년 2월 5.5%까지 떨어졌던 실업률은 4월 6%까지 상승했다가 5월에는 5.8%로 다소 낮아졌다. 이처럼 미국 실물부문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서는 주가하락과 달러화의 약세 현상을 보이고 있다.이같은 실물과 금융지표상의 괴리현상은 중동지역의 긴장고조와 추가 테러 가능성, 투자지출의 회복지연 등과 더불어 향후 미국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02년 6월 말 현재 미 주식시장의 다우존스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9.02%, 나스닥지수는 28.9% 하락했다. 또한 달러환율도 엔화대비 10.09%, 유로화 대비 11.08% 절하된 상태이다. 이처럼 금융시장이 불안한 주 원인은 기업관리의 불투명성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 파산한 엔론의 경우에서도 나타나듯이 기업회계의 불투명성과 부적절한 감사행위 등으로 인해 최근 미국에서는 기업관리의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엔론사태는 지금까지 인식되온 미국의 기업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었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경유착·불투명한 회계 및 감사 관행·비합리적 기업지배구조 등의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뉴욕 월가의 애널리스트 역시 기업평가의 투명성을 상실하고 있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성을 잃고 있다. 이러한 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갖게함으로써 주식투자자금이 감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3분기까지 경기침체로 잠시 축소되었던 경상수지 적자가 경제성장 회복과 함께 최근 다시 확대되고 있는 점도 금융지표 약세를 야기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해 3분기 9백13억 달러로 줄어들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1천1백25억 달러로 늘어났으며, GDP대비 경상수지적자 비중은 2001년 -4.1%로 높은 수준이다. 경상수지 적자의 확대는 대외채무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켜 해외투자자들의 신뢰를 약화시킴과 동시에 해외자본 유입을 저해하여 급격한 달러화의 약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업의 수익성 저하 및 투자지출 회복부진도 걱정이다. 지난해 경기침체 영향으로 2000년에 비해 크게 약화되었던 기업들의 세후 수익이 전반적인 경기회복에 힘입어 2002년 1분기에 증가세로 전환되어 향후 기업투자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불안이 지속될 경우 기업수익 증가가 기업투자 지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또한 엔론사태 이후 회계장부의 신뢰성이 하락하고 있어 기업수익성의 질(퀄리티)에 의문을 제기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 이와 같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기업의 주가는 주식시장에서 급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수익성 저하 및 회계장부의 신뢰성 하락은 해외로부터의 주식투자 자금이 감소하는 현상을 야기시켰고, 이는 달러 수요 감소 및 미 달러화 약세현상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미국 경제는 실물부문과 금융부문의 괴리현상을 보이면서 불안요인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침체는 개인소비지출과 투자지출의 회복세를 위축시켜 실물부문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불안 요인들이 단기에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경제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건실하고, 불안 요인들을 해소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 대응으로 인해 미국 경제는 더블딥(Double Dip)이나 커다란 금융위기 없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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