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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진단]추락하는 환율 어떻게 될까

[국내진단]추락하는 환율 어떻게 될까

원화환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 4월 초 1천3백3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천1백80원대까지 하락해 불과 3개월여만에 13%나 절상됐다. 최근의 원화 절상 추세는 달러화 약세와 우리경제 펀더멘탈의 상대적인 호조에 기인한다. 국내 실물경제가 내수 호조와 수출 회복에 힘입어 하반기 중 6%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화 강세 기대심리가 높아졌다. 여기에 국내 시장이 여타 신흥시장과 차별화되면서 외국인 직접투자 자금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화 절상의 가장 주된 이유는 달러화 약세 요인이다. 일본 엔화와 유로화의 경우 달러화에 대해 전년 말 대비 10∼12% 정도, 대만·싱가포르·태국 등 아시아 통화들도 3∼6% 정도 절상돼 달러화 약세는 비단 우리나라의 원화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올 4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달러화 약세의 배경은 외환시장의 관심이 일본 금융불안에서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옮겨간 데서 찾을 수 있다. 올 3월까지는 일본의 부실채권 문제와 경기침체 지속 전망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였으나, 결산 이후에는 미국의 ‘쌍둥이(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 문제’와 주식시장 불안이 부각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엔론과 월드컴·머크 등으로 이어지는 미국 기업들의 회계부정 사건은 시장불신의 확산과 함께 주가 하락을 불러왔으며,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동반 악화되는 구조적 취약성이 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가 무너지면서 국제자본들이 미국을 이탈함에 따라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달러화는 어떻게 움직일까? 결론적으로 달러화 약세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적인 달러화 약세요인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고, 달러 약세 방지를 위한 국제적인 공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고평가된 미 달러화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완만한 약세를 보이겠지만 미국 경제의 높은 생산성 증가 추세와 실물경제 회복세 등을 고려하면 급격한 가치하락(hard landing)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달러화 약세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중장기적으로 원화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원화강세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기업들의 대비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거시적으로 원화강세는 수입 가격의 하락을 통해 국내 물가를 안정시키고, 중장기적인 투자자본을 유인하는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가격 경쟁력 약화를 통해 수출이 둔화되는 부정적인 효과를 동반한다. 다행히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통화의 가치가 동반상승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수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유지되고 있지만, 중국 위안화가 달러화에 연동돼 있어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에서 10%나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한 무역수지는 점차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입장에서 원화 환율이 하락하면 환율 하락폭 만큼 원화표시 수출 매출이 줄어들어 수출 채산성이 악화된다. 반면 수입원재료 비용이 감소하고, 외화부채에 대한 지급이자가 감소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은 원화환율 하락으로 외화부채의 원화환산금액이 줄어드는 외화환산이익을 누릴 수 있다. 이와 같이 원화환율 하락은 부정적인 효과와 긍정적인 효과를 동시에 수반하므로, 기업별로 각자 처한 여건에 따라 최종 효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수출 가격이나 수출 물량의 변화가 없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원화 절상이 수출 매출이나, 수입 원재료 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해 본 결과, 12월 결산 상장제조업체(관리종목 등을 제외한 350개사)의 경우 원화환율이 10% 하락할 때 영업 이익은 대략 8조 5천1백억원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3.3%에 달한다. 금년 매출액이 지난해와 동일하다면 원화환율 10% 하락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을 3.3% 포인트 악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환율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것은 원재료 수입 부담이 감소하는 것에 비해 수출 매출이 줄어드는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반면 외화부채에 대한 이자 감소와 외화부채로부터 발생되는 외화환산이익 규모는 1조4천2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원화환율 10% 하락시 경상이익 규모는 7조9백억원 정도 감소하고,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은 2.7% 포인트 악화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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