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회장 자리는]재계 대표하는 명예직… 孫회장 이후 대안 마땅찮아
[전경련 회장 자리는]재계 대표하는 명예직… 孫회장 이후 대안 마땅찮아
전경련 회장직은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자리다. 한미재계회의나 한일재계회의 등의 수장으로서 이들 나라의 재계 대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 국내외 정상들과 만나는 일도 잦다. 이 때문에 전경련 회장직은 재계에선 ‘명예로운 자리’로 통한다. 그런 자리에 비록 1심이긴 하지만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앉아서 활동하기엔 아무래도 버겁다.“후임자가 누가 될까”라고 점치는 전경련 관계자들도 많았다. 그러나 손회장 이후의 대안이 마땅찮다. 물론 아무나 앉을 수 있긴 하다. 나이가 젊다고 안 된다거나 회사 규모가 작다고 해서 불가능하다는 규정은 없다. 다만 현재 전경련 회장단 멤버 중 한 사람이 회장이 돼야 한다는 정관 규정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회장 선임 과정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 않다. 회장이 되려면 회장단의 만장일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사람 정도면 됐다”는 공감대가 회장단 멤버 전체에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나이도 어느 정도 돼야 하고, 회사 규모도 커야 한다. 김우중 전경련 회장이 중도퇴임한 이후 김각중 경방 회장이 취임한 것은 회장단 멤버 중 가장 연장자인 탓이 컸다. 물론 회장단으로부터 두루 존경받는 인품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4대 또는 5대그룹의 회장이 맡는다. 지난 2월 손길승 회장이 ‘전문경영인’이란 흠결(?)을 들며 고사했음에도 불구하고 4대그룹인 SK 회장이자 62세라는 연령이 감안돼 선출됐다. 올해 초 손병두 전 전경련 부회장이 회장단 멤버들에게 회장 후보를 추천받으러 다닐 당시 “4대그룹 회장이면 누구든 괜찮다”는 답변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봐야 이건희 삼성 회장, 구본무 LG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다. 그러나 이들은 올해 초 전경련 회장직을 제의받았을 때도 극구 고사했다. 불과 몇달 새 마음이 바뀌었을 리 없다. 전경련 측도 “4대그룹 총수는 아무도 안 하려고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연 한화, 조석래 효성,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도 후보군이다. 그러나 전경련 관계자는 “올해 초 조석래 회장도 고사했다”면서 “다른 회장들도 안 맡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음은 있어도 전경련의 대주주인 4대그룹 회장의 의중이 미지수인 때문도 있다. 전경련 회장단이 손회장에게 “형이 확정될 때까지만이라도 맡아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이처럼 대안이 마땅찮은 때문이 크다. 그럼에도 손회장이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에게로 넘어갈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다. 전경련 정관상 회장 유고시엔 회장단 멤버 중 가장 연장자가 하도록 돼 있어서다. 이 경우 김우중 회장 이후 김각중 회장이 그랬듯이, 강회장도 손회장의 잔여 임기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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