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의 새시대가 열렸다
유방암 치료의 새시대가 열렸다
Breast Cancer's 'New Era'
유방암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많아야 한다. 그리고 지난 10월 초 그들은 아주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국제적인 대규모 의약품 임상실험 도중 유방암의 재발 위험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덕택에 실험도 일찍 중단됐다. 그 약품은 노바티스사가 생산하고 페마라라는 브랜드로 팔리는 레트로졸이다.
초기단계의 유방암을 가진 폐경후 여성 5천1백87명을 대상으로 이중맹검법 실험(환자나 의사 모두 약의 진위 여부를 모른다)을 실시하던 연구원들은 기쁨에 들떠 실험을 중단하고 위약을 받고 있던 환자 2천5백94명에게 이 약을 처방했다.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토론토 소재 프린세스 마거릿 병원의 폴 고스 박사는 “유방암 치료에 새시대가 열렸다”며 기뻐했다.
그처럼 대규모의 중대한 조사를 중단하는 것은 예외적인 일이다. 그러나 그 결과도 그만큼 예외적이었다. 레트로졸은 중·장년층 여성의 유방암 재발 위험을 43% 감소시켰다(미국에서 매년 유방암 진단을 받는 여성 21만1천명 대다수가 폐경후 여성들이다). 고스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에서 있던 그의 동료들은 후속 치료법으로 레트로졸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실험에 참가한 여성들은 (수술 후) 최근 5년간의 타목시펜 처방코스를 마친 상태였다. 타목시펜은 강력하고 널리 사용되는 약품이지만 종양이 이 약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되면 결국 약효를 잃는다고 연구원들은 보고 있다. 최근까지 타목시펜 요법을 마친 유방암 환자들은 마냥 기다리면서 암이 재발하지 않기만을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경우 최대 20%까지 5년 이내에 재발한다.
과거 중증 유방암 치료제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쉽게 구할 수 있는 레트로졸은 초기단계 유방암의 치료를 연장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관계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뉴욕주 스태튼 아일랜드의 가정주부 데비 로레트(46) 는 유방암 진단을 받은 후 종괴절제수술 2회, 유방절제수술, 화학요법을 거쳐 현재 3년째 타목시펜 처방을 받고 있다. 그녀는 “치유 가능성이 1%라도 높아진다면 나는 무슨 요법이든 받는다. 이번에는 너무 흥분돼 말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목시펜 복용을 중단한 지 1~2년 정도 지난 유방암 환자들을 포함해 무려 30만명의 미국 여성이 당장 레트로졸 복용을 시작함으로써 혜택을 볼 수 있다고 고스는 말한다. 레트로졸은 타목시펜과 마찬가지로 유방암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호르몬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효력을 발휘한다. 타목시펜은 세포의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막는 반면 레트로졸은 에스트로겐의 생성을 억제한다(레트로졸은 배란하는 폐경전 여성에게 단독으로 처방하면 효과가 없다. 이런 여성들은 폐경후 여성보다 훨씬 더 많은 에스트로겐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레트로졸은 발열감과 골다공증 등 여성들이 폐경기 중 경험하는 것과 비슷한 부작용을 갖고 있다. 이 실험 보고서는 레트로졸 처방을 받는 여성들은 칼슘과 비타민 D를 복용하고 골밀도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레트로졸에 관한 뉴스는 유방암 환자들에게는 아주 경사스러운 일이지만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 이 보고서에 관한 어느 논평(‘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앞서 발표됨)은 “대체로 환자들이 레트로졸의 독성을 잘 견뎌내고 있지만 장기복용의 결과에 대한 우려가 아직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고스는 레트로졸의 장기적인 영향에 관한 검토는 이번 연구 계획에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연구팀이 실험 환자들의 추이를 계속 살필 것이라며 지금까지 심각한 독성의 증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5년 이상의 기간 중 레트로졸을 사용하는 데 따르는 잠재적인 위험과 이점을 살피기 위한 연구가 새로 실시돼야 할 것이다.
유방암 환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듯 이 모든 것은 성급하게 굴지 말라는 경고를 의미한다. “이 약은 요술 지팡이도 아니고 여행의 끝도 아니다”라고 미국에서 이번 연구를 이끌었던 앤드루 폰 에셴바흐 미국 국립 암연구소 소장은 말한다. “앞으로 할 일이 훨씬 더 많다. 그러나 이것은 한 걸음에 불과하지만 아주 중요한 한 걸음이다.”
With MARY CARMICHAEL
and JENNIFER BARR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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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많아야 한다. 그리고 지난 10월 초 그들은 아주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국제적인 대규모 의약품 임상실험 도중 유방암의 재발 위험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덕택에 실험도 일찍 중단됐다. 그 약품은 노바티스사가 생산하고 페마라라는 브랜드로 팔리는 레트로졸이다.
초기단계의 유방암을 가진 폐경후 여성 5천1백87명을 대상으로 이중맹검법 실험(환자나 의사 모두 약의 진위 여부를 모른다)을 실시하던 연구원들은 기쁨에 들떠 실험을 중단하고 위약을 받고 있던 환자 2천5백94명에게 이 약을 처방했다.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토론토 소재 프린세스 마거릿 병원의 폴 고스 박사는 “유방암 치료에 새시대가 열렸다”며 기뻐했다.
그처럼 대규모의 중대한 조사를 중단하는 것은 예외적인 일이다. 그러나 그 결과도 그만큼 예외적이었다. 레트로졸은 중·장년층 여성의 유방암 재발 위험을 43% 감소시켰다(미국에서 매년 유방암 진단을 받는 여성 21만1천명 대다수가 폐경후 여성들이다). 고스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에서 있던 그의 동료들은 후속 치료법으로 레트로졸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실험에 참가한 여성들은 (수술 후) 최근 5년간의 타목시펜 처방코스를 마친 상태였다. 타목시펜은 강력하고 널리 사용되는 약품이지만 종양이 이 약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되면 결국 약효를 잃는다고 연구원들은 보고 있다. 최근까지 타목시펜 요법을 마친 유방암 환자들은 마냥 기다리면서 암이 재발하지 않기만을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경우 최대 20%까지 5년 이내에 재발한다.
과거 중증 유방암 치료제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쉽게 구할 수 있는 레트로졸은 초기단계 유방암의 치료를 연장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관계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뉴욕주 스태튼 아일랜드의 가정주부 데비 로레트(46) 는 유방암 진단을 받은 후 종괴절제수술 2회, 유방절제수술, 화학요법을 거쳐 현재 3년째 타목시펜 처방을 받고 있다. 그녀는 “치유 가능성이 1%라도 높아진다면 나는 무슨 요법이든 받는다. 이번에는 너무 흥분돼 말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목시펜 복용을 중단한 지 1~2년 정도 지난 유방암 환자들을 포함해 무려 30만명의 미국 여성이 당장 레트로졸 복용을 시작함으로써 혜택을 볼 수 있다고 고스는 말한다. 레트로졸은 타목시펜과 마찬가지로 유방암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호르몬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효력을 발휘한다. 타목시펜은 세포의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막는 반면 레트로졸은 에스트로겐의 생성을 억제한다(레트로졸은 배란하는 폐경전 여성에게 단독으로 처방하면 효과가 없다. 이런 여성들은 폐경후 여성보다 훨씬 더 많은 에스트로겐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레트로졸은 발열감과 골다공증 등 여성들이 폐경기 중 경험하는 것과 비슷한 부작용을 갖고 있다. 이 실험 보고서는 레트로졸 처방을 받는 여성들은 칼슘과 비타민 D를 복용하고 골밀도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레트로졸에 관한 뉴스는 유방암 환자들에게는 아주 경사스러운 일이지만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 이 보고서에 관한 어느 논평(‘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앞서 발표됨)은 “대체로 환자들이 레트로졸의 독성을 잘 견뎌내고 있지만 장기복용의 결과에 대한 우려가 아직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고스는 레트로졸의 장기적인 영향에 관한 검토는 이번 연구 계획에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연구팀이 실험 환자들의 추이를 계속 살필 것이라며 지금까지 심각한 독성의 증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5년 이상의 기간 중 레트로졸을 사용하는 데 따르는 잠재적인 위험과 이점을 살피기 위한 연구가 새로 실시돼야 할 것이다.
유방암 환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듯 이 모든 것은 성급하게 굴지 말라는 경고를 의미한다. “이 약은 요술 지팡이도 아니고 여행의 끝도 아니다”라고 미국에서 이번 연구를 이끌었던 앤드루 폰 에셴바흐 미국 국립 암연구소 소장은 말한다. “앞으로 할 일이 훨씬 더 많다. 그러나 이것은 한 걸음에 불과하지만 아주 중요한 한 걸음이다.”
With MARY CARMICHAEL
and JENNIFER BARR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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