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되는 술 ‘와인’으로 건강 지킨다
약 되는 술 ‘와인’으로 건강 지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갑자기 레드 와인의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저가(低價) 레드 와인은 일부에서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불경기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요즘에 말이다. 이는 최근 공중파와 신문·잡지에서 레드 와인이 건강에 매우 좋다는 내용이 여러차례 보도된 후 생긴 현상들이다. 사실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최근 연구결과로 일부 새롭게 밝혀진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수십년 전부터 과학적으로 밝혀진 이론들이다.
건강과 관련된 와인 붐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10여년 전에 겪은 일이기도 하다. 필자가 바라보는 이런 레드 와인 붐은 와인 문화가 정착되어 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하나의 현상으로 이해된다. 이 시점에서 와인과 관련된 건강 상식과 현재까지 밝혀진 여러 사실들을 한번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오늘은 와인 여행기가 아닌 ‘와인과 건강’ 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고고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약 9천여년 전부터 흑해 동쪽에서 포도 재배가 최초로 시작된 이래, 포도를 발효시킨 와인이 가장 오래된 술로 기록되어 있다. 과일주로서 와인은 오늘날 서양 문화의 원천인 그리스와 로마 시대부터 종교의식이나 축제 등에서 사용됐다.
또 일상 생활에서 먹고 마시는 가장 큰 먹거리로서 뿐만 아니라, 19세기 중반 이후 화학적인 물질로 의약품을 만들기 전까지 와인의 또 다른 용도는 의약품이나 소독약 그 자체였다. 기원전 9세기께 호머 시대에는 와인이 외상 치료제와 안정제·수면제로 사용됐다.
의성(醫聖)인 히포크라테스는 와인의 의학 효과를 상세히 연구한 뒤, 와인으로 치료할 수 있는 여러 질병들을 분류해 치료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그 후에도 와인은 오랫동안 광범위하게 치료제로 쓰여 왔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부하들에게 매일 1ℓ의 와인을 마시게 하고, 특히 전투에 참가할 때는 2ℓ의 와인을 마시게 해 장 질환을 방지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와인은 고대 시대부터 근대까지 먹거리로서의 크나큰 역할뿐 아니라 의약품이라는 중요한 용도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지금도 이름을 날리고 있는 포도원 중 상당수가 처음 시작은 양조용이 아닌 치료용 와인을 생산할 목적으로 출발했다는 사실도 이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그 중에 가장 유명한 회사로는 오늘날 호주 와인을 세계 최고 수준의 반열로 끌어 올린 호주 와인의 자존심 펜폴즈(Penfolds)가 있다.
영국에서 호주의 남부 도시인 애들레이드로 이민간 외과 의사인 크리스토퍼 로손 펜폴드가 환자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와인을 만들기 위해 1845년 설립한 작은 포도원이 오늘날 호주를 대표하는 최고의 포도원이 되리라고는 당시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독자들이 수입 와인을 사서 병 뒷면을 살펴보면 한글 표시사항 밑에 음주 경고 문구를 보게 되는데 이런 문구는 와인의 종주국인 유럽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 음주 경고 문구는 음식물에 대해 가장 까다로운 법을 적용하는 미국에서 시작해 우리 나라에 도입됐다. 그런데 미국 정부 당국이 지난해부터 와인에 한해 “적정량의 와인 음용은 건강에 이롭다”는 문구를 쓸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는 음주 반대론자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와인만이 가지는 건강상의 이점을 미 정부 당국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까브드뱅 대표이사·for NWK)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강과 관련된 와인 붐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10여년 전에 겪은 일이기도 하다. 필자가 바라보는 이런 레드 와인 붐은 와인 문화가 정착되어 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하나의 현상으로 이해된다. 이 시점에서 와인과 관련된 건강 상식과 현재까지 밝혀진 여러 사실들을 한번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오늘은 와인 여행기가 아닌 ‘와인과 건강’ 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고고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약 9천여년 전부터 흑해 동쪽에서 포도 재배가 최초로 시작된 이래, 포도를 발효시킨 와인이 가장 오래된 술로 기록되어 있다. 과일주로서 와인은 오늘날 서양 문화의 원천인 그리스와 로마 시대부터 종교의식이나 축제 등에서 사용됐다.
또 일상 생활에서 먹고 마시는 가장 큰 먹거리로서 뿐만 아니라, 19세기 중반 이후 화학적인 물질로 의약품을 만들기 전까지 와인의 또 다른 용도는 의약품이나 소독약 그 자체였다. 기원전 9세기께 호머 시대에는 와인이 외상 치료제와 안정제·수면제로 사용됐다.
의성(醫聖)인 히포크라테스는 와인의 의학 효과를 상세히 연구한 뒤, 와인으로 치료할 수 있는 여러 질병들을 분류해 치료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그 후에도 와인은 오랫동안 광범위하게 치료제로 쓰여 왔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부하들에게 매일 1ℓ의 와인을 마시게 하고, 특히 전투에 참가할 때는 2ℓ의 와인을 마시게 해 장 질환을 방지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와인은 고대 시대부터 근대까지 먹거리로서의 크나큰 역할뿐 아니라 의약품이라는 중요한 용도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지금도 이름을 날리고 있는 포도원 중 상당수가 처음 시작은 양조용이 아닌 치료용 와인을 생산할 목적으로 출발했다는 사실도 이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그 중에 가장 유명한 회사로는 오늘날 호주 와인을 세계 최고 수준의 반열로 끌어 올린 호주 와인의 자존심 펜폴즈(Penfolds)가 있다.
영국에서 호주의 남부 도시인 애들레이드로 이민간 외과 의사인 크리스토퍼 로손 펜폴드가 환자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와인을 만들기 위해 1845년 설립한 작은 포도원이 오늘날 호주를 대표하는 최고의 포도원이 되리라고는 당시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독자들이 수입 와인을 사서 병 뒷면을 살펴보면 한글 표시사항 밑에 음주 경고 문구를 보게 되는데 이런 문구는 와인의 종주국인 유럽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 음주 경고 문구는 음식물에 대해 가장 까다로운 법을 적용하는 미국에서 시작해 우리 나라에 도입됐다. 그런데 미국 정부 당국이 지난해부터 와인에 한해 “적정량의 와인 음용은 건강에 이롭다”는 문구를 쓸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는 음주 반대론자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와인만이 가지는 건강상의 이점을 미 정부 당국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까브드뱅 대표이사·for NWK)
알아두면 좋은 와인 상식 |
와인의 변질 ‘코르키’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찾은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주문했는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가 있는가? 희미한 곰팡이 냄새, 축 젖은 코르크 냄새를 동반하는 이런 향은 잔을 몇번 돌려도 없어지지 않는다. 흔히 코르키(Corky) 된 대부분의 와인들은 이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게 된다. 화학자들은 “TCA(Trichloroanisole·삼염화물)의 존재가 코르키 현상을 만든다”고 규정했다. 즉, 코르크 나무 껍질이나 살충제로부터 나온 염소(Chlore) 입자가 곰팡이와 페놀성분을 만나 이런 이상한 향 입자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두 번 잔을 흔들면 사라지는 향들은 코르키와 무관한데도 이런 와인들까지 코르키되었다고 교환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한 보관상의 문제 등으로 산화나 변질된 와인의 교환을 요청할 때 “코르키되었으니 바꿔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변질된 와인을 무조건 코르키되었다고 하지는 않는다. 코르키라는 용어를 잘 가려서 써야 한다. |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트럼프 2기 앞두고…美, TSMC에 최대 9.2조원 보조금 확정
2종로학원 “서울대 의예 294점·경영 285점…눈치작전 불가피”
3의대생 단체 "내년에도 대정부 투쟁"…3월 복학 여부 불투명
4‘5만 전자’ 탈출할까…삼성전자, 10조원 자사주 매입
5하나은행도 비대면 대출 ‘셧다운’…“연말 가계대출 관리”
6 삼성전자,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주주가치 제고”
7미래에셋증권, ‘아직도 시리즈’ 숏츠 출시…“연금 투자 고정관념 타파”
8대출규제 영향에…10월 전국 집값 상승폭 축소
9“하루 한 팩으로 끝”...농심, 여성 맞춤형 멀티비타민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