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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씨 9 ·11’ 어디까지 진실인가

‘화씨 9 ·11’ 어디까지 진실인가

Stretching the Truth?

마이클 무어는 믿을 수 있는가? ‘화씨 9·11’이 개봉되면서 수많은 사람이 그런 의문을 품었다. 그 영화는 취재 저널리즘과 당파적 논평 및 음모설의 뒤범벅이다. 무어의 가장 자극적인 주장을 분석해 진위 여부를 가린다.

9·11 사태를 보고받은 부시의 최초 대응. 무어는 부시가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의 한 초등학교 2학년 수업을 참관하던 중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이 다가가 귀엣말로 “지금 적의 공격을 받았다”고 보고하는 비디오를 보여준다. 카드는 2002년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몇초 뒤” 교실을 나왔다고 말했다. 비디오를 보면 놀란 기색이 역력한 부시가 고뇌하는 표정으로 7분 동안 교실에 앉아 있으며, 심지어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영화는 부시가 어찌 해야 좋을지 몰라서 그랬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의회 조사위의 보고서를 보면 부시가 “5~7분 동안 더” 교실에 머무른 게 확실하다. 보고서에는 부시의 진술도 있다. “대통령은 사태를 좀더 확실히 파악할 때까지 강력하고 침착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나와 있다.

사우디인들의 출국 허용. 영화는 9·11 이후 영공이 폐쇄된 며칠 동안 오사마 빈 라덴의 가족이 포함된 사우디 유력인사들이 미국을 떠나도록 백악관이 특별 전세기의 비행을 허용했다고 주장한다. 작가 크레이그 엉거가 등장해 빈 라덴 가족은 FBI의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9·11 조사위의 자료에 따르면 사실이 아니다. 빈 라덴 가족을 태운 전세기를 비롯해 대부분 사우디인 1백42명을 태운 전세기 여섯대가 비행한 것은 사실이나 영공이 재개방된 9월 14일 뒤의 일이었다. 또 FBI가 미리 사우디인들을 조사했으며 빈 라덴의 가족이 탄 비행기의 승객 26명 중 22명을 인터뷰했다.

부시와 빈 라덴 가문의 관계. 영화는 부시 집안이 빈 라덴 집안과 가깝다는 점을 지적한다. 주로 투자기업인 칼라일 그룹과 부시 부친의 관계를 통해서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얼마 전까지 칼라일 그룹 아시아 계열회사의 고문이었다. 사우디의 건설회사를 소유한 빈 라덴 집안은 칼라일 그룹의 펀드에 2백만달러를 투자했다. 부시 전 대통령과 빈 라덴 가문은 그 뒤로 칼라일 그룹과의 인연을 끊었다.

어쨌든 칼라일의 후원자 명단에는 빌 클린턴 시절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아서 레빗 등 양당 인사가 망라돼 있다. 영화에서는 작가 댄 브라이어디가 나와 칼라일 그룹은 방산업체 유나이티드 디펜스를 갖고 있어 9·11 사태로 “이익을 봤다”고 주장한다. 칼라일 그룹의 대변인은 유나이티드 디펜스가 다른 방산업체들과 다른 점이 무어의 영화에서 거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1백10억달러짜리 크루세이더 대포 로켓 시스템은 부시 정부가 구매를 취소한 몇 안되는 무기 체제 가운데 하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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