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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 라방 뜬다”...‘탈TV’ 속도 내는 홈쇼핑사

[홈쇼핑의 변신]②
이커머스 급성장 등으로 TV방송 영향력 약화
20조 시장 위태...숏폼·스타 라방 등 적극 활용

CJ온스타일이 유명인을 앞세운 모바일 라이브 방송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사진 CJ온스타일]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TV홈쇼핑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 인터넷의 발달과 스마트폰 보급 활성화 등으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다. 이커머스 성장과 TV 시청 수요 감소 등으로 지난해 TV홈쇼핑의 방송 취급고(판매액)는 최근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기를 직감한 TV홈쇼핑업체들은 최근 ‘탈TV’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TV’홈쇼핑 맞아?...방송 판매액 절반 미만

국내 TV홈쇼핑 시장이 역대급 불황을 맞았다. 성장은 고사하고 연간 20조원 수준의 시장 규모를 유지하는 것도 버거운 상황이다. TV홈쇼핑의 근간인 TV방송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 법인(GS샵·CJ온스타일·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홈쇼핑·홈앤쇼핑·공영쇼핑)의 전체 판매액은 20조2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1조7776억원) 대비 7.1% 감소한 수치다.

해당 수치는 최근 5년(2019~2023년) 내 최저 기록이다. TV홈쇼핑 7개 법인의 전체 판매액은 2019년 20조4423원을 기록한 뒤 2020년 21조6313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2021년 21조9771억원, 2022년 21조7776억원으로 등락을 반복해 왔다.

TV홈쇼핑 전체 판매액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줄어든 방송 판매액이 꼽힌다. TV홈쇼핑 7개 법인의 지난해 방송 판매액은 9조414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10조56억원) 대비 5.9%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TV홈쇼핑 7개 법인의 방송 판매액 역시 최근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TV방송을 보고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전체 판매액은 TV홈쇼핑사의 모든 플랫폼에서 판매된 상품가 총액을 뜻한다. 방송 판매액은 인터넷, 모바일 등을 제외한 TV홈쇼핑사의 방송(TV홈쇼핑·데이터홈쇼핑) 판매 상품 총액을 의미한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TV 시청 수요가 줄어들고 스마트폰을 통해 쇼핑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이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TV로 쇼핑을 하는 것이 익숙한 기존 소비자들이 모바일로 유입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이전부터 계속 요구됐다”고 말했다.
TV로 성장한 홈쇼핑...이제 TV와 거리두기

TV방송 영향력 약화로 조급해진 국내 TV홈쇼핑업계는 ‘탈 TV, 모바일 역량 강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진행돼 왔지만 올해 유독 TV홈쇼핑사들의 모바일 경쟁력 강화 움직임이 거세다.

올해 국내 TV홈쇼핑업계에서 모바일 역량 강화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CJ온스타일이다. 앞서 지난 3월 이 회사는 ‘2024년을 모바일 확장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튜브부터 짧은 영상까지 모바일 라이브 전략을 강화해 ‘영상으로 쇼핑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모바일 앱 홈 화면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을 개편했다. 지난 5월에는 자사 앱 최상단에 짧은 영상탭도 신설했다. CJ온스타일의 이런 모바일 강화 전략은 이미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회사의 올해 상반기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성장률은 81%다.

CJ온스타일은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달부터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라이브 방송도 시작했다. 라이브 방송 출연진은 배우 한예슬(패션), 가수 소유(뷰티), 배우 겸 모델 안재현(리빙), 가수 선예(프리미엄 유아동) 등이다.

초반이지만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지난 10일 오후 9시부터 10시까지 1시간 동안 진행된 한예슬의 라이브 방송은 최고 시청자 수가 35만명에 달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관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며 “그동안 세일즈 위주의 방송이었다면 이제 시청자들과 더욱 소통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은 업계 최초로 해외 명품 직영 매장에서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존 라이브 방송의 고정관념을 깨고 공간적 제약이나 상품 라인업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다. 이를 통해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모바일 쇼핑 플랫폼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롯데홈쇼핑은 신규 비전인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를 실현하기 위해 모바일 채널 경쟁력을 강화 중이다. 이 일환으로 모바일 생방송 ‘엘라이브’를 통해 색다른 콘셉트의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인 내내스튜디오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영상 속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도 취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롯데그룹 계열사 협업 및 현장 생방송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GS샵은 모바일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짧은 영상 콘텐츠 강화 등에 힘쓰고 있다. 이달 초에는 TV와 모바일을 통합하는 모바일 앱 개편도 단행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고객별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김요한 GS리테일 홈쇼핑DX부문장은 “업계 최고 수준의 AI 역량을 토대로 고객 한 분 한 분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그동안 홈쇼핑으로 물건을 사려면 고객은 집 안에 묶여 있어야 했다”며 “스마트폰으로 쇼핑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상황에서 이는 매우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바일 커머스는 재미도 있고 다양한 상품에 대한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훨씬 편하다. 소비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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