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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블핑 로제도 입었다…절제美 ‘드뮤어 룩’ 정체는[민지의 쇼핑백]

차분한 색상과 절제된 디자인 강조
해외 MZ세대 밈 유행 타고 국내 확산
패션업계서도 드뮤어 무드 아이템 출시 활발

드뮤어 룩을 입은 블랙핑크 로제, 송혜교. [사진 로제, 송혜교 인스타그램]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길고도 길었던 여름이 끝나가고 있다. 지난 20일을 기점으로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해제되는 등 가을이 성큼 다가온 분위기다. 올 가을에는 뭘 입을까 고민하는 이들도 많을 터. 전 세계가 주목하는 패션 트렌드 ‘드뮤어 룩’에 주목해보자. 

드뮤어 룩은 ‘조용한’, ‘얌전한’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드뮤어’(Demeur)에서 파생된 합성어로 절제를 통해 차분하고 우아함을 강조한 패션을 뜻한다.

최근의 패션 트렌드는 ‘과하지 않게 옷을 입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패션 피플들은 럭셔리 브랜드의 큼지막한 로고가 적힌 옷을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올 한해 미니멀리즘과 오피스 웨어가 유행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패션 피플이 티내지 않으면서도 멋을 부릴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드뮤어 트렌드가 등장한 셈이다.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드뮤어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클래식한 컬러의 코트부터 단정한 디자인의 니트와 블레이저까지. 가을을 대표하는 아이템 대부분이 차분한 매력을 담고 있기에 드뮤어 트렌드와 만나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드뮤어 트렌드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줄스 레브론이 게시한 영상에서 시작됐다. 레브론이 자신의 출근 룩을 설명하며 ‘Very demure, Very mindful’(매우 얌전하고, 매우 신중하게)이라고 강조한 것이 알려지면서 해외 젊은 세대 사이에 일종의 ‘밈’(meme·인터넷에서 모방 또는 파생 현상)을 유행시킨데 이어 패션·뷰티 슬로건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셀럽들의 착장에서도 드뮤어 룩을 연출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룹 블랙핑크 로제, 배우 송혜교, 이청아, 다비치 강민경 등이 가을 분위기가 돋보이면서도 차분한 컬러의 아이템들을 매치해 자연스러운 드뮤어 룩을 일상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드뮤어 룩의 인기는 9월 초부터 나타나고 있다. 패션플렛폼 W컨셉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9월2일까지 일주일간 드뮤어 룩 관련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LF 던스트의 2024 가을 컬렉션 ‘Real Life’ 화보. [사진 LF]

드뮤어 트렌드 유행에 국내 주요 패션 브랜드들도 앞다퉈 관련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LF가 전개하는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Dunst)는 드뮤어 트렌드를 전면에 내세운 2024 가을 컬렉션을 선보였다.

절제된 실루엣, 차분하고 부드러운 색상, 고급스러운 소재감을 앞세운 ‘유니섹스 클래식 브레이저’는 출시와 함께 빠르게 완판, ‘비건 스웨이드 하프 재킷’과 ‘클래식 트위드 재킷’은 리오더 제작에 들어갔다. 던스트는 가을 시즌에 이어 겨울 시즌까지 드뮤어 트렌드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버커루 2024 가을 컬렉션 ‘우먼 벨벳 데님’. [사진 버커루]

한세엠케이의 데님 브랜드 ‘버커루’는 지난 12일 올해 가을 시즌 제품으로 ‘우먼 벨벳 데님’을 출시했다. 여유로운 실루엣·핏의 ‘벨벳 데님 오버롤 팬츠’, 밑위(바지 허리선부터 사타구니 아래선까지의 길이)가 짧은 로우라이즈 스타일의 ‘벨벳 데님 팬츠’가 대표 제품이다. 두 제품 모두 벨벳 데님 원단을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회색빛이 감도는 남색 원단으로 벨벳 특유의 촉감과 광택 질감으로 고전스러운 느낌을 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드뮤어 트렌드와 함께 떠오른 아이템은 ‘스웨이드 백’이다. 가을이라는 날씨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인기가 급등하고 있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는 9월 1주차 급상승 키워드로 ‘스웨이드 백’이 꼽혔다고 밝혔다. 

스웨이드는 가죽의 겉면을 제거하고 남은 안쪽의 부드러운 부위로 만든 소재다. 섬세한 질감과 고급스러운 외관 덕에 주로 가을, 겨울 아이템에 활용된다. 
왼쪽부터 유어의 ‘클레오 y2k 스웨이드 보부상 숄더백’, 크림치즈마켓의 ‘투어스 크롭 긴팔 하객룩 스웨이드 자켓’, 꼼꼼구두의 ‘에일리 웨스턴 통굽 미들부츠’. [사진 지그재그]

특히 스웨이드 백은 매끈한 광택감과 아늑한 질감, 차분한 컬러가 특징이다. 가방 하나만 메줘도 우아한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 최근 유행 중인 드뮤어 룩에도 제격이다. 포멀한 옷차림이나 캐주얼한 룩에도 두루두루 잘 어울려 활용도가 높다는 이점이 있다. 

클래식하면서도 럭셔리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브라운 계열의 컬러가 인기다. 하지만 뻔하지 않은 스타일에 도전할 수 있는 레드, 블루와 같은 강렬한 색감도 또 다른 선택지로 꼽힌다. 

지그재그에서는 9월 1주차부터 스웨이드 검색량이 급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최근 2주간(8월28일~9월10일) 스웨이드 검색량을 전년 동기 대비 265%, 스웨이드 키워드의 상품 거래액은 59% 증가했다.

스웨이드 백뿐만 아니라 신발, 재킷도 인기다. 같은 기간 스웨이드 가방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1%, 로퍼는 60%, 부츠는 37%, 재킷은 17% 증가했다.

드뮤어 트렌드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올드머니 룩’(유행 타지 않는 은은한 멋에 주목 미국, 유럽 등 서구 상류층 패션 스타일)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화려한 스타일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디자인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드뮤어 룩이 당분간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우아하고 차분하게 꾸미는 드뮤어 트렌드가 대세로 자리잡았다”라며 “차분한 색감, 페미닌하면서도 심플한 디자인, 우아하지만 간결한 실루엣이 드러나는 아이템이 인기를 모으면서 드뮤어 트렌드는 가을을 넘어 겨울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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