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가 | 비즈니스 : “창투사 돈 전통산업으로 몰린다”
중국기업가 | 비즈니스 : “창투사 돈 전통산업으로 몰린다”
“전통산업 투자 새삼스런 게 아니다” 사실 중국 내 또는 해외에서의 전통산업 투자는 과학기술 업종에 대한 투자와 함께 줄곧 진행돼 왔던 게 사실이다. 전통업종 투자는 일찌감치 하이테크 업종의 투자를 웃돌아왔다. 1995년 이전 ‘벤처’라는 게 뭔지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도 중국 창업투자의 대상은 주로 제조업 등 전통산업이었지 하이테크 업종은 아니었다. 초기에 중국으로 들어온 벤처투자 자금도 대부분 대량의 자금을 전통업종에 쏟아부었다. 창투사 한딩의 한 관계자는 “94년 중국에 진출할 때는 하이테크 업종이라는 개념이 전혀 없었고 인터넷 사업이라는 것도 들어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한딩의 최초 중국 투자 항목은 전통업종, 예를 들면 쇼핑몰로 성공한 베이징의 옌사(燕沙)쇼핑센터 건립과 분양이었다”고 소개했다. 인터넷 사업이 벤처의 총아로 떠올랐을 때에도 차이나베스트사는 ‘프라이데이’를 끌고 들어왔으며, 화덩(華登)은 체인 레스토랑과 부동산에 투자를 했다. 인터넷 산업이 절정을 맞았을 때에도 전통업종에 대한 투자는 줄곧 멈춘 적이 없었다는 얘기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면서 수많은 선진국들의 산업이 몰려왔다. 중국의 풍부하고 값싼 노동력으로 이들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에서 적잖은 성장을 만들어냈다. 이 같은 제조업 기반에서 해외의 시장과 이를 연결하는 네트워크까지 보유하는 경우라면 그들이 올린 이윤 폭은 더욱 컸을 것이다. 영국계 잉롄(英聯)투자의 경우 전통산업 위주로 투자를 진행하면서 소액투자 성향을 보이던 기존의 방침을 바꿔 푸젠(福建)·샤먼(厦門)·진웅(進雄)텐트의 주식 80%를 사들였다. 물론 이들은 해외 시장에서 진웅이 지닌 브랜드 가치와 판매망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진웅은 야영을 위한 텐트 등 레저상품을 만들지만 이를 거의 일상생활용품처럼 여기는 유럽에서는 매우 시장성 높은 회사다. 중국의 생산단가가 저렴하고 진웅이 유럽 시장 등에 구축한 브랜드 가치와 판매망을 매우 높게 본 것이다. 우리의 과감한 투자는 당연하다.” 이 회사의 베이징지사 정궈치(鄭國器) 지사장의 말이다. 어떤 상품의 경우 중국 동부의 연해지역에서는 팔리지 않는 것이라 할지라도 내륙에서는 매우 인기 있는 상품으로 받아들여지는 사례가 간혹 있다. 투자회사들이 중국의 전통업종에 투자하는 것은 이와 마찬가지의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이 전통업종에 투자하는 항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들 업종이 사양산업이 아니라 여러 가지 요인으로 현재 성장기에 들어섰으며 나름대로 고성장의 여지를 안고 있는 것들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브랜드 가치 있는 소비재’에 투자 가장 눈에 띄는 아이템은 중국에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중산 계층의 취향을 대변하고 있는 품목들이다. 한딩사의 한 관계자는 자신들이 투자하는 항목에 대해 ‘전통업종이냐 아니냐’의 구분은 필요 없다고 말한다. 대신 그들은 “일정한 브랜드 가치를 지닌 소비재”라는 점에 주목한다고 소개했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중국인들의 구매력 신장은 커피숍과 레스토랑·유제품(乳製品) 제조업·쥬스·부동산·자동차 업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잉롄의 정궈치는 “유럽과 미국에서는 유제품 제조업이 50%의 성장을 거두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국의 유제품 제조업체 멍뉴(蒙牛)는 4년 연속 229% 성장했다. 하이테크 업종도 이런 기적을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멍뉴는 잉롄의 중국 투자 항목 가운데 가장 성공적이며 수익률이 가장 큰 아이템이다. 인기를 끄는 투자 항목 가운데 하나는 전통업종에 하이테크를 접목시킨 것이다. 칭커사의 한 관계자는 “전통 한방약과 의료업 등이 이 항목에 해당한다. 중국 내 한 회사는 전통적인 방 예약과 티켓 구매를 전산화하는 작업을 벌였다. 비록 인터넷 산업이라고 부를 만큼의 수준은 아니지만 인터넷을 전통업종에 응용한 것으로 현재 투자자들로부터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업종”이라고 말했다. 광저우(廣州)하이테크벤처 투자사는 광저우시가 하이테크 산업을 장려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지만 이들 또한 전통업종인 자동차에 투자했다. 이 회사의 왕훙마오(王鴻茂) 이사장은 “투자한 자동차사는 특장차 제조사인데 나름대로 하이테크를 응용해 적용할 경우 성공할 가능성이 있어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이래 창업투자의 전통산업 회귀는 큰 폭의 성장세에 있다. 그해 전통산업 부문에서 6개 업체만이 창업투자를 받았고 금액은 677만 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2002년에는 22개 업체, 2,522만 달러로 급상승했다. 273%의 성장률이다. 2003년에는 더 늘었다. 23개 업체가 6,598만 달러의 투자를 끌어들였으며 성장률은 162%를 기록했다. 전통업종, 역사만큼 시장도 넓다 전통산업에 대한 투자는 안정적이며 보다 가시적이다. 단기간 내 이윤폭이 뚜렷하게 상승하는 것도 특징이다. 원천기술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국에서 본토 기업들은 자원 또는 관리 경험 측면에서 볼 때 전통산업에 훨씬 더 잘 어울린다. 때문에 전통산업은 본토 창업투자자들에게 있어 적은 리스크로 투자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항목이다. 해외 창투자들 입장에서 중국 전통산업은 다른 의미를 지닌다. 외국 창투자금들은 이제껏 넓은 뜻에서의 정보기술(IT) 업종에 몰리는 경향이 많았으며, 본토 기업의 투자에 비해 전통산업에서 차지하는 투자 비중은 매우 적었다. 그러나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국내 시장의 거대화, 국제 산업의 중국 이전, 중국 내 가공무역의 발전 등의 요인으로 중국의 전통산업 발전이 거듭되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향후 중국 내 전통산업에 더욱 커다란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하이테크에 비해 전통업종은 발전해 온 역사가 길며 시장도 넓다. 아울러 투자수익을 충분히 예측할 만큼 안정돼 있다. 인터넷 산업의 거품이 크게 줄어든 이후 벤처투자자들의 심리도 다소 변하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려는 것이다. 하이테크 업종에 대한 투자로 벼락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접었지만 이들은 대신 전통업종에서의 일확천금을 노리고 있는지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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