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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하는 제약株 “살까 말까”…美 10년래 최저 수준

폭락하는 제약株 “살까 말까”…美 10년래 최저 수준

사진 : AP연합
파이저사의 한 직원이 비아그라 제품의 포장 상태를 검사하고 있다.
한때 최고 유망 업종으로 각광받았던 미국의 제약주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주요 제약업체의 2004년 수익 대비 주가수준은 12∼14배 수준으로, S&P500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이는 지난 90년대 초반 클린턴 정부가 제약업체들에 대한 가격 규제 방침을 밝히면서 주가가 급락했던 때에 버금가는 약세다. 사실 지금 제약업계는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머크(Merck)사의 고지혈증 치료제 조코(Zocor) 등 주요 제품들에 대한 특허 만료 시한이 다가오는 것을 비롯해 부진한 신제품 출시 계획과 캐나다산 저가 제품의 수입 가능성, 정부의 가격 규제 방침 등이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11월 대선에서 의료 개혁에 적극적인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제약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업체들의 주가도 곤두박질치며 전통적인 우량주로서의 명성에 타격을 입고 있다. 파이저(Pfizer)가 최고가 대비 44% 하락한 29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머크와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Bristol-Myers Squibb)이 3분의 2 이상 내렸으며, 셰링플라우(Shering-Plough)도 72% 가까이 급락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오히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겠다며 제약주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들은 10년 전 클린턴 정권의 의료 개혁 정책으로 타격을 입었던 제약 업계가 이후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Lipitor)나 정신분열증 치료제 자이프렉사(Zyprexa) 등 블록버스터 제품 출시로 재기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 같은 신화의 재현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푸트남 뉴밸류 펀드의 데이빗 킹 매니저는 파이저에 대해 “매우 저렴해 보인다”며 자기 포트폴리오에 새롭게 편입시켰다고 밝혔다. 30달러 아래로 떨어진 파이저는 주가수익배율(PER) 14배로 S&P500 기업 평균치인 17배를 밑돌아 저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의 배당금 수익률은 2.3%로 S&P 평균 1.8%를 크게 앞선다. 그러나 지트로맥스(Zithro max)·졸로프트(Zoloft) 등 대표 제품의 특허 만료 시한이 다가오는 데다 눈에 띌 만한 신제품이 준비돼 있지 않다는 것은 주요 악재로 평가된다. 뉴욕 투자회사인 칸브라더스의 톰 칸 이사는 최근 머크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머크사가 비옥스(Vioxx)의 부작용 논란으로 고소를 당할지도 모르지만 이를 이겨낼 만한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머크의 배당금 수익률은 5%에 이른다. 한편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일찍이 제약주의 매력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지난 99년 버크셔 주주 총회에서 버핏은 “제약업체들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같은 낮은 가격 수준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지난해 배론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상위 10개 제약 업체들 중 하위권 업체도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볼 때 제약주가 기술주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다만 버핏이 제약주를 매입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는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제약주에 대한 월스트리트의 평가는 대체로 차갑다. 하지만 이들이 여전히 미국 내 최고 기업들에 포함된다는 사실만으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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