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스피처 뉴욕주 검찰총장 커미션 관행에 제동… 美 보험업계 ‘월街 포청천’떴다
미국:스피처 뉴욕주 검찰총장 커미션 관행에 제동… 美 보험업계 ‘월街 포청천’떴다
| 엘리어트 스피처 뉴욕주 검찰총장. ‘월가의 포청천’으로 불리는 그가 이번에 손해보험업계에 사정의 칼을 뽑았다. | 월가의 ‘포청천’ 엘리어트 스피처 뉴욕주 검찰총장이 다시 칼자루를 잡았다. 이번에 그가 겨냥하는 곳은 보험업계다. 이미 그의 손에 씨티그룹·메릴린치 등 대형 투자은행과 증권사, 뮤추얼펀드, 리처드 그라소 전 뉴욕증권거래소 회장 등이 혼쭐이 났다. 미국 보험사들의 영업은 주로 보험 브로커들에게 의존하고 있다. 브로커들이 보험사에 고객을 끌어다 주면 커미션을 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비리와 불공정 행위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브로커들이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안내하기보다는 커미션을 많이 챙길 수 있는 상품을 연결해줌으로써 고객의 이익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물론 보험사들도 재미를 봤다. 중개인들에게 커미션을 많이 주는 것은 그런 상품을 파는 것이 자신들의 이익에 더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뉴욕주법에 ‘보험중개인은 고객들에게 최선의 상품(가격)을 제시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바로 이것을 위반했다는 판단이다. 보험회사와 브로커 회사들 간의 잘못된 유착을 바로잡아 고객들이 더 이상 ‘봉’이 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스피처 총장의 의지다. 이에 따라 그는 이미 미국 최대 보험중개회사인 마쉬&맥레넌(이하 마쉬)을 주 대법원에 제소했다. 이 사건에는 AIG·ACE·하트포드 등 대형 보험사들이 같이 줄줄이 연루돼 있다. 현재 브로커업계 2위인 아온사 등 다른 회사들로 조사가 확대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월가의 비리를 파헤치는 스피처 총장의 스타일로 볼 때 보험업계의 시련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쉬사가 이번 사건을 재판 전 검찰과 합의를 보려면 최소한 5억 달러, 많으면 10억 달러는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회사가 지난 3년간 받은 커미션 총액이 18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부당 이익금을 환원하고 장차 집단소송 등 민·형사 소송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벌금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수사 착수 이후 단행된 마쉬의 경영진 개편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마이클 처카스키가 2002년 스피처 총장에게 1만4,500달러의 정치자금을 기부한 사실이 드러나 스피처를 좀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스피처 총장 측은 전혀 흔들림이 없다. 그의 대변인은 “그 일은 탈법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며, 정치자금을 받을 때는 수사와 관련, 어떤 협상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서약서도 함께 받고 있다”고 밝혔다. 너무 강한 그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도 일고 있으나 그의 보폭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스피처는 얼마 전 대형 음반회사들을 대상으로 새 음반 출시 때 라디오를 통한 홍보 방법에 부정이 있어왔다는 의혹을 잡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미 뉴욕 검찰은 워너뮤직 간부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했으며 EMI·유니버설 뮤직·소니BMG 등에 대해서는 서류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스피처는 이번 조사에서 음반회사들이 라디오에 자사 노래가 자주 방송될 수 있도록 방송국을 상대로 일종의 로비를 하는 ‘프로모터’들을 이용하면서 각종 부정이 개입한 사례를 밝혀낸다는 방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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