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냄비 채운 '언 마음'
빈 냄비 채운 '언 마음'
12월은 거리 곳곳에서 들려오는 구세군 자선냄비의 딸랑거리는 종소리로 시작된다. 올해도 변함없이 자선냄비가 등장했지만 온정의 손길은 예전만 못하다. 오래 지속된 경기침체가 자선냄비로 향하는 서민들의 지갑까지 꽁꽁 얼어붙게 했기 때문이다.
구세군 대한본영 안건식 참령은 “침체된 경제상황으로 인해 시민들의 도움의 손길도 많이 줄었다”며 “매해 모금 총액을 조금씩 늘려 왔지만 올해는 경기침체 여파를 고려해 지난해 모금액 24억여원과 동일하게 책정했는데도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만 해도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모금액이 19% 정도 줄어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주말 오후 어린 자녀와 함께 명동을 찾은 정윤주(36)씨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아 자선냄비를 그냥 지나치려 했는데, 아이의 손에 이끌려 기부하게 됐다”며 얼굴을 붉혔다. 들뜨게 마련인 연말연시는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이 더욱 외로워지는 시기다. 경제난이 지속된다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모은 용돈을 모금함에 선뜻 넣었던 아이들의 아름다운 마음까지 얼어붙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Press-Q·for NWK)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iM뱅크, 은행업무 특화 대화형 AI ‘iM GPT’ 개발 완료
2머스크 '원픽' 사격 김예지, "악플에 잠시 총 내려놓는다"
3우리은행, 일본 부동산 투자 원스톱서비스 제공
4KB금융, 싱가포르서 ‘K-스타트업’ 알려
5크리테오, ‘연말 쇼핑 시즌 보고서’ 발표...“건강·뷰티·애완용품 주목”
6국민은행, ‘NEW아파트뱅크’ 자금 관리 서비스 고도화
7"홍보대사는 명예직 아니야?"...서울시, '뉴진스'에 2.4억원 보수 지급
8"신뢰 잃었고 바뀌지 않을 것"...'해버지' 박지성, 축구협회 작심 비판
9다시 찾아온 트럼프 시대, 미국투자이민 향방은? 국민이주㈜ 미 대선 이후 첫 미국영주권 세미나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