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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도, 기업도, 개인도 '이미지 띄우기'

국가도, 기업도, 개인도 '이미지 띄우기'

1월 8일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남아시아 쓰나미 피해 돕기 콘서트에 4,00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남아시아에 공포의 지진해일(쓰나미)이 몰아닥친 지 한 달여-.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그곳에는 이제 복구의 망치 소리와 함께 ‘사랑의 해일’이 넘실댄다.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지원금을 내놓거나 구호활동에 뛰어들었다. 이를 계기로 기업들이 자선과 선행을 하면서 제품과 브랜드를 알리는 ‘공익 마케팅’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양재찬 편집위원>
1월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아세안 특별 정상회담장은 각국의 구호 외교(Aid Diplomacy) 각축장이었다. 쓰나미 피해국과 지원국이 함께한 자리에서 정상들은 경쟁적으로 자국의 지원금액과 명분을 강조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고베 지진을 예로 들어 “피해 국민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5억 달러 지원과 함께 피해 국가들의 채무지급 유예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억 달러 지원과 함께 “중국인이 약속을 꼭 지킨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스리랑카에 대한 부채탕감 계획을 밝혔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5년 동안 인도네시아에 10억 호주달러(7억6,400만 달러 상당)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초강대국 미국이 이번 쓰나미 사태에 관한 한 인색하다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의식했음인지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3억5,000만 달러의 정부지원 계획과 별도로 “민간기금에서 2억 달러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호주와 독일·일본·미국 등 주요 국가의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약속한 지원금액은 1월 12일 현재 52억 달러에 이른다.

남아시아에 몰아닥친 쓰나미는 새해 벽두부터 세계 각국의 외교 무대와 기업의 마케팅에 영향을 미쳤다. 많은 나라가 인도주의를 내세워 경쟁적으로 지원을 약속했고, 기업들도 사회공헌 활동을 강조하며 구호활동에 직접 뛰어들거나 지원금을 내놓았다.

쓰나미 재앙 초기 미국이 소극적일 때 국제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앞장선 나라는 일본이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입을 노리는 일본은 이 참에 ‘아시아의 맹주’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애썼다. 일본 신문들은 신년 특집기사에서 전후 60주년을 맞아 일본이 아시아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엔(円)블록 형성 등 주변국들이 기대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에 대한 반성도 작용했다.

원조를 약속한 나라 가운데 호주가 7억6,400만 달러로 금액은 가장 많지만, 초기에 각국의 구호 외교 경쟁에 불을 지핀 것은 일본(5억 달러)과 독일(6억7,400만 달러)이다. 두 나라 모두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으로서 종전 60주년을 맞아 역시 창설 60주년을 맞은 유엔의 핵심 기구인 안전보장이사회 진입을 노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주요 국가의 남아시아 원조 뒤에는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계산이 숨어 있다. 21세기 최대의 재앙을 앞에 두고 열강들은 20세기에 벌였던 ‘군비 경쟁’ 대신 ‘구호 경쟁’을 벌이면서 궁극적으론 자국의 이익과 연결하려 드는 모습이다.

어려울 때 찾아와 도와주면 호감을 갖고 오래 기억하게 마련이다. 도움을 주는 주체가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마찬가지다. 설령 나중에 본전을 뽑으려 들 것이라는 계산이 숨어 있다고 해도 처음부터 도움의 손길을 거부하거나 대놓고 뭐라고 하긴 어렵다. 또 남을 돕는 사람은 그 과정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낀다.

이와 같은 자선과 선행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다. 특히 기업이 자선과 선행을 하면서 제품과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으면 말 그대로 꿩 먹고 알 먹고다. 상품과 광고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마케팅이 제품의 기능을 강조하거나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정도를 넘어 사회적 이슈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고객의 윤리적·정서적 가치까지 충족시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 바로 여기서 제3의, 새로운 마케팅으로 ‘공익 마케팅’개념이 등장했다.



재앙이 만든 ‘큰 비즈니스 기회’

최근 '투명경영'·'윤리경영'·'환경경영’ 등과 같은 용어가 자주 언급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내지 사회공헌 활동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최선은 사회가 압력을 가해오기 전 기업이 먼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을 찾아 하는 방식이다. 기업 스스로 사회적 측면을 강조하는 공익 마케팅을 구사하는 것이다. 그래야 들어가는 비용도 적고 효과는 커진다.

공익 마케팅은 기업이 자선단체나 비영리단체 등과 함께 고객의 관심 분야를 정해 놓고 TV 광고 등을 통한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사회 이슈를 해결하고 상호 이익도 꾀하는 간접 마케팅이다. 어떻게든 고객의 관심을 끌고 사회 이슈로 삼을 만한 것을 찾아야 하는 판에 연말연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남아시아 쓰나미 사태를 그냥 지나칠 리 없다.

가장 많은 지원금을 약속한 호주는 애초 4,67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아세안 특별정상회담 전날인 5일 오후 하워드 총리가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하워드 총리는 밤방 우도요노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지원금 16배 증액을 발표하고 나섰다. 이 같은 호주의 갑작스런 구호금 증액은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우선 동티모르 독립 지원과 대륙붕 등 해저자원 개발, 섬 지역 영토 분쟁 등과 관련해 껄끄러운 인도네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고픈 의도가 숨어 있다.

밑바탕에는 더 큰 그림이 있다. 블록화해가는 세계 경제 구도에서 섬 나라로 홀로 떨어져 있어선 곤란하므로 아시아 국가로 편입하고픈 전략에 따른 것이다. 호주의 이 같은 노력은 9.11사태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며 미국·일본과 함께 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과 궤를 같이한다. 이미 호주는 백호주의를 버리고 아시아 출신의 이민을 적극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아시아개발은행(ADB) 가입 등 아시아 국가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뛰고 있다.

남아시아 피해지역을 제외하면 그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은 유럽국가들이 구호금 지원에 앞장선 상황에서 호주가 거액의 지원을 약속하자 지원금 증액 경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 프랑스는 애초 6,590만 달러에서 1억300만 달러로, 덴마크가 2,160만 달러에서 6,600만 달러로 지원금액을 높였다. 노르웨이도 애초 약속한 1,600만 달러보다 11배 많은 1억8,3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아세안 국가들은 한국에 상당한 기대를 거는 눈치였다. 아세안 정상회담에 참석한 이해찬 총리가 “한국이 도움을 요청받은 것은 우리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인 만큼 충실히 지원해 아시아에서 좋은 평판을 받는 나라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을 정도다. 한국 정부는 애초 6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로 지원금을 늘렸다.

각국은 민간 기업이나 단체와는 별도로 대부분 정부개발원조(ODA갣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자금으로 쓰나미 피해국을 지원한다. 그런데 국제사회의 구호활동은 지원 발표만 요란하게 해놓고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생색내기’에 그치는 경우도 있었다. 초기에는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너도나도 구호활동과 자금지원에 앞장서지만 관심이 시들해지면 정부와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떠나고 지원 약속도 지키지 않는 것이다. 2003년 말 이란 밤시 대지진과 1998년 허리케인 미치가 중미 지역을 강타했을 때의 구호 약속이 대표적인 용두사미 사례로 꼽힌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자금지원은 물론 주특기를 살린 각양각색의 구호 손길을 뻗었다. 제약업체는 의약품을, 식품업체는 식료품을, 통신업체들은 무용지물이 된 통신장비를 복구하고 휴대전화 등 긴급 통신수단을 제공했다. 택배업체는 구호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제공하고 원조물자를 비행기로 날랐다.

몸이 곧 기업이나 마찬가지인 스포츠·연예계 스타들은 스스로 공익 마케팅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한다. 이번에 언론의 주목을 받은 주인공 가운데 하나로 일본에서 욘사마로 불리는 한류 스타 배용준이 꼽힌다. 3억원(28만9,000달러)을 성금으로 내놓았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일본의 기부문화가 바뀌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할 정도다.

몰디브에서 휴가를 즐기다 쓰나미를 직접 만난 홍콩 배우 리롄제(李連杰)는 100만 홍콩달러(12만8,200달러)를 내놓은 데 이어 홍콩 주민들에게 매달 1홍콩달러를 내 자선기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미국 여배우 샌드라 블록은 미국 적십자사에 100만 달러를, 2000년에 영화 <비치> (The Beach)를 태국에서 찍은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도 유니세프에 기부금을 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가족들도 150만 달러를 아동구호단체에 내놓았다.

스포츠계도 자선활동에 동참했다. 독일의 카 레이서인 미하엘 슈마허는 1,000만 달러를 내놓았다. 프랑스축구연맹이 100만 유로를 기부한 데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도 2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FIFA는 기부금이 해일로 파괴된 축구시설을 복구하는 데 쓰여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쓰나미 흔적 지우는 ‘거꾸로 마케팅’도

공익 마케팅과는 달리 가는 거꾸로 마케팅도 나타났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미국의 신용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광고로 파도타기 장면을 떠올렸다. 파도타기 프로선수인 레어드 해밀턴이 산더미 같은 파도를 헤치면서 서핑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 광고가 새해 초부터 TV와 극장에서 사라졌다. 강렬하고 시원한 이미지를 주기는커녕 21세기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될 남아시아 쓰나미 참사를 연상시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청량음료업체 펩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보다 더 난처한 상황을 맞았다. 애써 만든 새 광고를 방영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문제의 광고는 영국 출신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 등 운동선수들이 거대한 높이의 파도를 배경으로 서 있는 장면을 담고 있다. 아깝다고 TV로 틀었다가는 시원한 음료 대신 쓰나미를 연상시킬 소지가 다분하므로 당분간 접어두기로 했다. 펩시는 1월 17일 베컴이 뛰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판촉행사를 갖고 새 광고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이처럼 ‘파도 광고’만 철회한 게 아니다. 제품이나 새로운 사업 이름에 쓰나미를 붙였다가 허겁지겁 떼어내는 경우도 나타났다. 도요타자동차 캐나다법인은 신형 스포츠카의 모델명 ‘셀리카 쓰나미’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도요타(豊田)는 캐나다에서 선보일 셀리카 스페셜 에디션의 이름을 ‘쓰나미’로 지어 이미 광고까지 했다. 도요타는 “쓰나미는 지진해일을 의미한다”라며 “신차가 새로운 스타일의 쓰나미를 일으킬 것”이라고 광고했었다.

결국 도요타는 ‘쓰나미’광고를 중단하고 스포츠카 이름을 ‘셀리카 스포츠 패키지’로 바꿨다. 쓰나미는 ‘대대적 공세’라는 뜻을 담고 있어 2003년에도 영국 보다폰 그룹이 일본 시장 공략을 내세우면서 ‘쓰나미 프로젝트’라고 명명하는 등 광고 소재로 종종 등장해 왔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가 세계적으로 퍼질 무렵인 2003년 4월 25일 장 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는 사스의 진원지인 중국의 베이징(北京)으로 날아갔다. 그는 중국 원자바오 총리를 만나 프랑스 에어버스와 중국 민항청 간 에어버스 30대 주문 조인식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 인민들이 사스와 싸우고 있는 특별한 시기에 오셨다”며 감사했다.

사스 확산 때문에 세계가 등을 돌리자 ‘진정한 펑유(朋友·친구)’를 찾던 중국 입장에선 비록 자국산 비행기를 팔기 위해 왔더라도 프랑스 총리가 반갑기 그지없었다. 이보다 앞선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다른 외국기업과 달리 끝까지 남아있던 일본 마쓰시타(松下)는 중국 정부로부터 여러 가지 혜택을 받았다.

한국은 교역과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볼 때 세계 11, 12위권이다. 그런데 이런 경제규모에 걸맞지 않게 인색한 대외원조 관행 때문에 대외적으로 국가 위상이 추락하고 기업들이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한국은 정부개발원조(ODA) 규모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그나마 주먹구구식으로 집행해 국가 이미지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공식 ODA 자금은 2003년 말 기준 3억6,000만 달러로 GDP의 0.06%에 머물렀다.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0.24%)의 4분의 1 수준이다. 그 결과 한국은 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아직 가입하지 못한 상태다.

한국은 99년 터키 대지진 당시 터키가 한국전쟁 참전국임에도 7만 달러를 지원하는 데 그쳐 국제사회의 눈총을 받은 적이 있다. 이번에도 쓰나미 사태 직후 지원금으로 60만 달러를 책정했다가 언론과 네티즌들의 비판에 밀려 200만 달러로, 피해규모를 감안해 다시 500만 달러로 늘렸다가 결국 5,000만 달러로 최종 확정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코리안(Korean) 기업 브랜드와는 달리 국가 브랜드 코리아(Korea)는 경제력에 못 미친다. 경제력만 있다고 그냥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도 국가경쟁력 가운데 하나다. 더구나 재난을 당한 남아시아는 한국의 큰 교역상대국이다. 한국이 돈 버는 데만 열심인 지구촌의 스크루지로 비쳐져선 글로벌 리더십을 갖기 힘들다.



공익 마케팅 성공하려면
기업이 벌이는 공익 마케팅의 일반적인 형태는 ‘사회지향적 마케팅(Societal Marketing)’이다. 기업이 소비자운동단체나 정부의 압력에 대응해 사회 이슈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맥도널드가 맛이나 영양가만 따지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이나 환경까지 고려하는 식이다.

사회지향적 마케팅의 하나로 자주 활용되는 것이 소비자가 상품을 구입하면 그 가운데 일부를 대의명분이 있는 활동에 사용하는 ‘공익연계 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이다. 좋은 일을 하고 싶은 소비자라면 비슷한 두 개의 상품이나 서비스 중 공익연계 마케팅을 하는 쪽을 선택하리란 점에 착안했다. 83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X)가 고객이 새로 신용카드를 발급받거나 카드를 이용할 때마다 일부 금액이 자유의 여신상 복구에 쓰인다고 광고한 것이 최초의 공익연계 마케팅이다. 아멕스는 이 캠페인으로 기금을 170만 달러나 확보했다. 카드 이용액이 전년보다 28% 증가했고, 신규 고객도 10% 늘었다.

공익 마케팅을 실행하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이다. 기업이 돈을 벌면 흔히 사장이나 회장 사모님을 통해 음악회나 전시회 등 문화행사를 지원한다. 그래서 이를 ‘회장 사모님 신드롬(Chairman’s Wife Syndrom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의미 있는 메세나(Mecenat)로 인정받기도 하지만, 일관성이 없고 전략적이지도 않은 경우가 많다.

둘째는 특정 자선단체와 제휴해 기부하는 것이다. 자선단체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소비자가 알고 있음을 활용한다. 브리티시항공은 해외여행을 마친 손님에게 필요없는 외국 동전을 비행기 출구에서 수거해 유니세프에 기부했다. 서랍에서 잠잘 동전이 불우 아동을 위해 소중하게 쓰일 것으로 믿는 승객 덕분에 ‘선의의 동전’ 캠페인은 성공작이었다.

셋째는 기업 스스로 공익활동을 하는 것이다. 자선단체가 부각되고 기업이 뒷전에 밀릴 수 있는 둘째 방법의 결점을 보완할 수 있다. 그러려면 훨씬 많은 홍보 마케팅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공익 마케팅으로 성공하려면 먼저 그 본질을 알고, 기업이나 브랜드에 맞는 자선단체와 사회 이슈를 찾는 게 중요하다.



① 통상적인 자선활동과 구분하라=공익 마케팅은 자선행사가 아니다. 판매가 유일한 목적인 단기성 행사는 윤리적 가치를 ‘돈으로 사는’ 행위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② 여기저기 선심성 기부는 피하라=‘모든 것을 모든 사람에게’ 방식의 선심성 자선행위나 기금모금 활동은 효과가 작다.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며 돈봉투를 뿌리는 방식은 금물이다.



③ 브랜드에 맞는 자선단체와 이슈를 찾아라=무작위로 자선과 기부행사를 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기업 및 브랜드의 핵심가치와 부합되는 자선단체와 공익 이슈에 힘을 모으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



④끝까지 약속을 지켜라=일단 시작하면 기업은 공개적으로 내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함으로써 브랜드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 그러려면 인적·물적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를 지원하는 경영진의 자세도 중요하다.



⑤끊임없이 뉴스 거리를 만들어라=고객은 어떤 자선단체나 공익을 위해 일한다고 떠벌리는 광고보다 자선단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초점을 맞춘 광고에 더 끌린다. 기업의 모든 광고 및 홍보가 공익 마케팅에 초점을 맞춰 함께 움직여야 한다.



⑥구체적, 긍정적으로 접근하라=막연하게 접근해선 안 된다. 캠페인 효과가 클 지역을 정한 뒤 구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전개하라.



⑦공익 마케팅도 디지털 마인드로=디지털 혁명은 광고매체에도 변화를 준다. 공익 마케팅은 인터넷이 주도하고 방송과 다른 매체가 쫓아가는 상황이다.

*참고서적: <공익 마케팅-영혼이 있는 브랜드 만들기>

(Brand Spirit: How Cause Related Marketing Builds Brands). Hamish Pringle & Marjorie Thompson 지음 김민주·송희령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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