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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슈랑스 새 판매 채널로 부상…“포털과 생명보험은 짝짓기 중”

포털슈랑스 새 판매 채널로 부상…“포털과 생명보험은 짝짓기 중”

일러스트:조경보 siren71@hitel.net
포털슈랑스는 설계사 조직을 이용하는 것보다 5~15% 저렴하다.
"평소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싶었는데 우연히 한 포털사이트에서 온라인 보험을 접하게 됐죠. 포털사이트의 온라인 보험은 보장 범위도 넓고 가격도 저렴한 것 같아 가입했어요.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건강보험은 싸기는 한데 보장 범위가 너무 좁다고 생각했거든요.” 30대 중반의 회사원 박성철씨는 최근 한 포털사이트와 제휴한 보험회사를 통해 건강보험에 가입했다. 평소 건강보험을 하나 들고 싶었지만 보험 영업을 하는 친구를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워 미뤄왔던 터였다. “친구를 통하면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가입할 수밖에 없잖아요. 다른 회사 상품과 비교하기도 어렵고요.” 박씨는 “포털사이트에 있는 보험을 통해 내게 맞는 조건을 꼼꼼히 살필 수 있었고, 여러 회사의 보험상품을 비교할 수 있었다”며 “보험가입 사이트가 포털사이트에 연계돼 있어 접근하기에도 편리했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온라인을 통한 보험 새 판로 모색 4월 초부터 종신보험과 치명적 질병(CI)보험 등 생명보험상품의 보험료가 10∼20% 정도씩 순차적으로 올랐거나 앞으로 오르게 된다. 보험료가 오르면 영업은 자연히 어려워진다. 영업이 어려워질 것을 예상한 생명보험사들이 새로운 판매채널로 포털사이트를 노리고 있다. 게다가 소비자들도 조금이라도 저렴한 보험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포털슈랑스 시대가 조금씩 열리고 있다. 포털슈랑스는 포털사이트(Portal site)와 보험(Assurance)을 합친 말이다. 다음·엠파스·네이트 등과 같은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이 보험사와 손을 잡고 온라인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를 말한다. 포털사이트에서 클릭 한번으로 보험 구입은 물론 보험에 대해 원하는 정보를 언제든지 얻을 수 있다. 과거에는 포털사이트가 배너광고를 통해 생명보험업체의 홈페이지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수단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보험사와 포털의 공동마케팅 창구로 진화하고 있다. 김상진 동양생명 e-마케팅팀 과장은 “배너 광고 형태로 제휴하게 되면 포털사이트는 영업이 안 돼도 광고비를 받게 된다. 하지만 포털슈랑스는 성사된 계약에 대한 수수료를 두 회사가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보험사와 포털 모두 보다 적극적인 영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험사로서는 고객 데이터베이스가 우수한 포털을 활용할 수 있고, 포털로서는 무형상품인 보험을 판매함으로써 재고 부담 없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윈윈 모델로 등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포털슈랑스는 보통 보험사와 포털사이트가 대리점 계약을 통해 사이트 내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한다. 대부분 자체적으로 보험몰(보험만 판매하는 하위 사이트) 식으로 운영하고 고객 상담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임병인 보험개발원 선임연구원은 “과거 고객들은 설계사나 텔레마케터를 통해 보험가입을 하고, 해당 보험회사를 방문하거나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서 보험에 대한 정보를 알아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며 “포털슈랑스의 경우 원스톱으로 원하는 보험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좀 더 쉽고 편리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험회사 사이트가 무거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반면에 포털과 연계된 보험 사이트는 가볍게 구성할 수 있다”며 “고객들이 편하고 쉽게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5~15% 저렴한 가격이 무기 포털슈랑스가 늘어나는 또 다른 이유는 포털을 통해 판매하는 보험이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고객 → 대리점·설계사 → 보험사’의 가입순서에서 대리점·설계사의 수당지급이 없어진다. 판매유통비가 줄었으니 보험료도 줄어들게 된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조건의 보험인 경우 설계사 조직을 이용하는 것보다 5~15% 이상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포털슈랑스의 경우 가입자 스스로 보험가입을 위해 사이트를 방문하기 때문에 실계약률도 높다. 보험개발원이 22개 생명보험사와 18개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7~11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실계약률이 가장 높은 것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포털슈랑스로, 94.4%를 기록했다. 포털을 통해 모두 1만1322건이 가입됐고, 이 중 철회된 계약은 637건이었다. 실계약률은 일단 체결된 계약 중에서 철회된 계약 수를 제외한 계약건수를 말한다. 반면, 홈쇼핑을 통해 파는 보험인 홈슈랑스는 실계약률이 90.3%였다. 포털슈랑스는 설계사 조직이 비교적 열악한 중소형 생보사가 이끌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 4월 12일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생명보험 금융포털 서비스’에 대한 업무 제휴식을 하고 전용상품인 ‘수호천사 DaumFN 가족사랑보험’을 내놓았다. 동양생명은 이 밖에도 엠파스·인터파크 등 6개 포털과 업무 제휴를 하고 ‘e수호천사 아가사랑보험’ ‘e수호천사 어린이보험’ 등 사이버 전용 상품 7종을 판매하고 있다. SK생명은 최근 네이트와 제휴해 ‘사이버보험몰’을 열었다. 레저보험·암보험·정기보험 등 오프라인 공간처럼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그 밖에도 흥국생명과 신한생명이 네이트를 통해 보험판매를 하고 있다. 임병인 보험개발원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포털슈랑스가 생명보험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은행에서 인터넷 뱅킹, 증권에서 홈트레이딩이 유례 없이 빨리 성장한 것처럼 보험 분야에서도 인터넷의 비중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사는? “온라인차보험, 포털 없인 경쟁력 없다” 온라인 손해보험시장은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이미 업계 간에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 번 밀리면 끝장인 살얼음판 같은 전쟁터에서 손해보험 업계도 인터넷 포털과 제휴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 보험사 중 포털업체와 제휴를 하고 있는 회사는 총 7개다. 가장 먼저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제휴한 다음다이렉트, 야후와 제휴를 한 대한화재를 필두로 교보-네이버, 제일-엠파스, 동양-하나포스, 신동아-파란이 제휴를 하고 있으며 최근 쌍용화재가 온라인 자동차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모네타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한화재는 야후코리아와 독점적 제휴를 하고 하우머치 자동차보험의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야후코리아 내에 사이버지점도 개설했다. 교보자동차보험은 지난해 말 NHN과 전략적 제휴를 했다. 네이버에 교보자동차보험이 입점돼 상품이나 서비스 등에 대한 자료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고객이 무료견적도 이용할 수 있게 구성했다. 제일화재도 엠파스와 전략적 제휴를 하고 제일화재 온라인자동차보험의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 보험 후발 주자인 신동아화재는 지난해 말 인터넷 포털 ‘파란닷컴’과 제휴하고 자동차보험상품인 ‘카네이션보험’을 파란닷컴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동양화재는 지난해 인터넷 포털 ‘하나포스닷컴’과 손잡고 온라인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쌍용화재도 금융포털사이트인 ‘모네타’와 제휴를 하고 각종 보험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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