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골리앗의 경쟁
다윗과 골리앗의 경쟁
Coach VS. Goliath
뉴욕 이스트 57번가와 매디슨 애비뉴의 북동쪽 교차지점에서 대담한 도전, 혹은 엄청난 우연이 시작됐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독자 여러분이 결정하라. 바로 거대한 초록색 가죽끈 핸드백 광고판에 가려진 건설 현장이다. 그 광고판 뒤에서 코치는 올 가을에 재개장한다는 계획 아래 맨해튼 매장을 확장 개축 중이다. 완공되면 836㎡의 최대 매장이 된다.
거의 1년 전 바로 그 다음 길모퉁이인 57번가와 피프스 애비뉴의 북동쪽 교차 지점에는 루이뷔통 모에헤네시(LVMH) 그룹 최대 계열사인 루이뷔통의 새 지점이 문을 열었다.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단독 상표로 매년 13억 달러어치를 판매하는 코치는 세계 최대의 명품 기업 LVMH(연간 판매액 152억 달러)에 비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그러나 코치는 뉴욕에서부터 도쿄에 이르기까지 유럽 경쟁사 루이뷔통을 공격적으로 바짝 뒤쫓는다. 4년 내내 두 자릿수 판매율 성장을 거듭한 미국의 코치는 주로 LVMH의 텃밭에서 급속한 확장을 꾀하며 저렴한 명품 시장을 선도한다. 현재 코치는 패션계에서 가장 이윤이 많이 남는 핸드백 분야에서 LVMH에 대적할 유일한 경쟁자다.
주요 전쟁터는 아시아다. 아시아 시장은 세계 명품 판매의 60%를 차지한다. 일본만 해도 명품 시장의 41%를 차지하며 세계 1위 자리를 지킨다. 지난 3월 코치는 LVMH를 경쟁 방해 혐의로 ‘일본공정거래위원회(JFTC)에 신고했다. 코치는 LVMH가 ‘백화점 경영진’에 압력을 넣어 코치를 입점시키면 루이뷔통 매장을 철수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JFTC는 수사 진행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LVMH는 일본에서 40년간 사업을 해왔지만 한 번도 그 같은 신고를 당한 적이 없었다며 기자회견에서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코치는 1980년대 후반 일본에 진출했다).
유럽의 고급 수공예술을 내세우는 LVMH는 “저임금으로 노동자를 부리는 국가에서 대부분의 상품을 제조한다고 알려진 회사”의 주장은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포함, 세계 17개국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은 코치에 가해진 비난이었다. 곧 이어 코치는 2009년까지 일본 내 시장 점유율을 8%에서 15%로 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LVMH는 일본 시장에서 30%를 점유한다고 추정된다.
1941년 뉴욕에서 설립됐고 한때는 평범한 가죽 가방의 이미지를 가졌던 코치가 어떻게 최고의 명품 회사를 불안에 떨게 만들었나? 95년 최고경영자(CEO)가 된 루 프랑크포트는 4년 후 브랜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리드 크라코프를 신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다고 투자은행 베어 스턴스의 분석가 데이나 터슬리는 말했다. 코치는 전통적으로 일년에 신상품을 두 개씩만 내놓으며 14개의 색상으로 된 단순하고 동일한 가죽 가방을 만들어왔다. 크라코프는 그런 코치의 전통을 깼다. 그는 사계절용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고 매달 새 디자인을 내놓았다.
코치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마이클 데빈은 그런 전략이 일본에서 성공을 거두었으며 소비자들은 신상품을 사기 위해 예약을 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파이퍼 제프레이의 분석가 닐리 타밍가는 “그들은 이전에는 없던 하위 범주를 만들었다. 나는 코치 햄턴스 위크엔드 가방이 있다. 그 안에는 코치 핸드백이, 그 안에는 코치 손목가방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코치에 따르면 2000년 미국 여성은 평균 2.4개의 핸드백을 보유했고 2004년에는 그 수가 3.5개로 늘었다.
가격도 중요하다. 코치는 ‘저렴한’ 가방을 추구한다고 데빈은 말했다. 코치는 루이뷔통의 50∼60%밖에 안 되는 가격으로 전 세계에 가방을 팔겠다는 전략이다. 도쿄 야노 조사기관의 브랜드 전략 전문가 이케우치 노보루는 일본 젊은 여성들에게 코치 가방은 “가격 부담이 되지 않는 명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LVMH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올해 더 저렴한 가격의 새 핸드백들을 내놓았다.
그리고 디자이너 마크 제이컵스를 내세워 코치를 포함한 모든 새로운 명품 가방들과 맞섰다. 물론 LVMH는 경쟁사인 코치에 대해 언급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LVMH 대변인은 “우리 성공의 비밀은 제품의 질과 혁신”이라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은 앞으로 계속 되리라는 말이다. 여성들이여, 핸드백을 꼭 붙들라.
With KAY ITOI in Tokyo
and CHRISTINE MIKOLAJUK in Paris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욕 이스트 57번가와 매디슨 애비뉴의 북동쪽 교차지점에서 대담한 도전, 혹은 엄청난 우연이 시작됐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독자 여러분이 결정하라. 바로 거대한 초록색 가죽끈 핸드백 광고판에 가려진 건설 현장이다. 그 광고판 뒤에서 코치는 올 가을에 재개장한다는 계획 아래 맨해튼 매장을 확장 개축 중이다. 완공되면 836㎡의 최대 매장이 된다.
거의 1년 전 바로 그 다음 길모퉁이인 57번가와 피프스 애비뉴의 북동쪽 교차 지점에는 루이뷔통 모에헤네시(LVMH) 그룹 최대 계열사인 루이뷔통의 새 지점이 문을 열었다.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단독 상표로 매년 13억 달러어치를 판매하는 코치는 세계 최대의 명품 기업 LVMH(연간 판매액 152억 달러)에 비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그러나 코치는 뉴욕에서부터 도쿄에 이르기까지 유럽 경쟁사 루이뷔통을 공격적으로 바짝 뒤쫓는다. 4년 내내 두 자릿수 판매율 성장을 거듭한 미국의 코치는 주로 LVMH의 텃밭에서 급속한 확장을 꾀하며 저렴한 명품 시장을 선도한다. 현재 코치는 패션계에서 가장 이윤이 많이 남는 핸드백 분야에서 LVMH에 대적할 유일한 경쟁자다.
주요 전쟁터는 아시아다. 아시아 시장은 세계 명품 판매의 60%를 차지한다. 일본만 해도 명품 시장의 41%를 차지하며 세계 1위 자리를 지킨다. 지난 3월 코치는 LVMH를 경쟁 방해 혐의로 ‘일본공정거래위원회(JFTC)에 신고했다. 코치는 LVMH가 ‘백화점 경영진’에 압력을 넣어 코치를 입점시키면 루이뷔통 매장을 철수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JFTC는 수사 진행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LVMH는 일본에서 40년간 사업을 해왔지만 한 번도 그 같은 신고를 당한 적이 없었다며 기자회견에서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코치는 1980년대 후반 일본에 진출했다).
유럽의 고급 수공예술을 내세우는 LVMH는 “저임금으로 노동자를 부리는 국가에서 대부분의 상품을 제조한다고 알려진 회사”의 주장은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포함, 세계 17개국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은 코치에 가해진 비난이었다. 곧 이어 코치는 2009년까지 일본 내 시장 점유율을 8%에서 15%로 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LVMH는 일본 시장에서 30%를 점유한다고 추정된다.
1941년 뉴욕에서 설립됐고 한때는 평범한 가죽 가방의 이미지를 가졌던 코치가 어떻게 최고의 명품 회사를 불안에 떨게 만들었나? 95년 최고경영자(CEO)가 된 루 프랑크포트는 4년 후 브랜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리드 크라코프를 신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다고 투자은행 베어 스턴스의 분석가 데이나 터슬리는 말했다. 코치는 전통적으로 일년에 신상품을 두 개씩만 내놓으며 14개의 색상으로 된 단순하고 동일한 가죽 가방을 만들어왔다. 크라코프는 그런 코치의 전통을 깼다. 그는 사계절용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고 매달 새 디자인을 내놓았다.
코치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마이클 데빈은 그런 전략이 일본에서 성공을 거두었으며 소비자들은 신상품을 사기 위해 예약을 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파이퍼 제프레이의 분석가 닐리 타밍가는 “그들은 이전에는 없던 하위 범주를 만들었다. 나는 코치 햄턴스 위크엔드 가방이 있다. 그 안에는 코치 핸드백이, 그 안에는 코치 손목가방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코치에 따르면 2000년 미국 여성은 평균 2.4개의 핸드백을 보유했고 2004년에는 그 수가 3.5개로 늘었다.
가격도 중요하다. 코치는 ‘저렴한’ 가방을 추구한다고 데빈은 말했다. 코치는 루이뷔통의 50∼60%밖에 안 되는 가격으로 전 세계에 가방을 팔겠다는 전략이다. 도쿄 야노 조사기관의 브랜드 전략 전문가 이케우치 노보루는 일본 젊은 여성들에게 코치 가방은 “가격 부담이 되지 않는 명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LVMH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올해 더 저렴한 가격의 새 핸드백들을 내놓았다.
그리고 디자이너 마크 제이컵스를 내세워 코치를 포함한 모든 새로운 명품 가방들과 맞섰다. 물론 LVMH는 경쟁사인 코치에 대해 언급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LVMH 대변인은 “우리 성공의 비밀은 제품의 질과 혁신”이라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은 앞으로 계속 되리라는 말이다. 여성들이여, 핸드백을 꼭 붙들라.
With KAY ITOI in Tokyo
and CHRISTINE MIKOLAJUK in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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