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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이미지 띄우겠다”

“프리미엄 이미지 띄우겠다”

쌤소나이트가 명품 브랜드로 탈바꿈하는 작업에 전사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대표를 맡은 명품 브랜드 출신의 젊은 CEO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여행용 가방으로 유명한 쌤소나이트 미국 본사에서는 최근 2년 새 눈에 띄는 인사가 있었다. 지난해 최고경영자로 루이뷔통 출신의 마르첼로 보톨리(Marcello Bottoli)가 임명됐고, 디자인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시 명품브랜드 로에베의 수석디자이너인 쿠엔틴 매케이(Quentin Mackay)로 교체됐다. 실용적인 여행용 가방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쌤소나이트가 100년 가까이 지켜온 ‘실용주의’에 일대 변화를 주려는 시도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인사가 있었다. 지난 5월 31일 쌤소나이트코리아 사장에 명품 브랜드 출신의 젊은 CEO가 새로 부임했다. 그가 바로 서부석(37) 사장이다.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1994년 샤넬코리아를 시작으로 코사 리베르만의 ‘발리’ 사업부를 거쳐 프라다코리아에서 마케팅 매니저를 지냈다. 쌤소나이트 본사에서 놓치기 아까운 매력적인 경력이었다. 30대 젊은 나이도 결격사유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지금까지 본사의 선택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부임 직후 그는 공격적인 판촉 기획을 했다. 구입한 지 10년 이상 된 쌤소나이트 여행용 가방을, 비즈니스맨을 겨냥해 제작한 최신 제품인 ‘프로디럭스(Pro-DLX)’ 시리즈로 무상교환해 주는 행사를 지난 8월 30일에 벌인 것이다. 쌤소나이트 95년 역사상 이런 행사는 처음 있는 일이다. 행사가 열린 코엑스 아셈 광장은 10년 이상은 물론이고 20년 이상 된 쌤소나이트 가방까지 들고온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언론에 실린 이 장면은 사람들에게 쌤소나이트 브랜드를 환기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는 “소비자에게 접근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었다”며 “쌤소나이트 가방을 구입한 고객이 그렇게 많은지 그때서야 실감했다”고 말했다. 일단 고객들에게 ‘신고식’을 마친 그는 다음 작업에 착수했다. 이제 쌤소나이트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한다는 것을 알리는 일이다. 무기는 쌤소나이트 ‘블랙 라벨(Black Label)’. 블랙 라벨은 쌤소나이트의 명품화 전략에 맞춰 세계 유수의 디자이너를 영입해 만든 최고급 브랜드다. 지난 6월 첫 제품이 출시됐으며, 내년에도 신제품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그는 “도요타(豊田)가 고급 브랜드 ‘렉서스’를 출시한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서 사장은 이 브랜드를 어떻게 팔 것인가. 우선 브랜드의 독립성을 강조하기 위해 블랙 라벨 전문숍을 열 예정이다. 조만간 고급 백화점과 청담동 명품거리에 블랙 라벨 숍을 오픈해 쌤소나이트의 최고급 가방들을 단계적으로 소개할 생각이다. 이제 ‘쌤소나이트=여행가방’이란 소비자들의 편견을 바꾸는 것이 그의 숙제다.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에게도 다양한 제품군이 있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쌤소나이트는 가방 라인만 기존 쌤소나이트(중가) ·블랙라벨(고가) ·아메리칸 투어리스터(American Tourister ·(저가)와 어린이용 캐릭터 제품인 새미즈(Sammies) 라인 등 4개나 있다. 각 라인에 여행가방뿐 아니라 서류용 가방·백팩 등 다양한 아이템도 갖췄다. 신발 ·핸드백도 선보일 계획이다.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라꼬스떼(Lacoste) 제품도 마케팅을 강화할 참이다. 아시아 지역 전체 매출의 30%를 올리고 있는 쌤소나이트코리아는 97년에 그룹 내 최우수 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쌤소나이트는 지난해 3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모두 합쳐야 30명 남짓인 직원을 감안하면 1인당 1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셈이다. 그는 “앞으로 블랙 라벨 등 프리미엄 제품들이 합류하면 매출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목표는 매출 500억원이다. 그는 “명품 브랜드 마케팅에서는 때로 매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브랜드 이미지를 고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쌤소나이트는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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