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맞서면서 중동 제패 노린다
미국에 맞서면서 중동 제패 노린다
이란, 일관된 부시 행정부 비판으로 오히려 역내 위상 높아져 요즘 이란의 국영 TV에서는 레바논 과격단체 헤즈볼라와의 유대 강화를 촉구하는 내용이 노골적으로 방영된다. 교묘하게 짜깁기된 한 영상 콜라주에서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중동의 새벽을 찬양하는 화면이 나타났다가 곧바로 이스라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붕괴되는 베이루트의 아파트 건물로 대체된다. 긴박감을 주는 군악(軍樂)이 요란하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부시와 울부짖는 팔레스타인인 소녀의 얼굴이 대비되기도 한다. 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공포에 사로잡힌 표정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탈출하는 난민들의 모습이 비교된다.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모습과 레바논 어린이의 시체가 대비된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인 뒤, 도전적인 헤즈볼라 지도자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가 추종자들을 상대로 사자후를 토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군악 소리가 다시 커지면서 헤즈볼라 측의 카튜사 로켓들이 하늘을 가득 메운 채 날아가는 가운데 이스라엘인들이 방공호 안에서 움츠리고 있는 모습이 나타난다. 레바논 전쟁이 실제로는 중동 제패를 노리는 이란의 대리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 증거를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이란 사태의 본질은 그런 대리전 차원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또 교착 상태에 빠진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문제를 감안할 때 훨씬 더 우려할 만한 사안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이렇다. 지금 레바논·이란·미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요구에 대한 이란의 저항을 더욱 강화한다는 사실이다. 지난주 유엔 안보리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최근 중동 전역의 TV 화면들은 유혈이 낭자한 레바논인 아기들의 모습으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그런 장면은 서방 진영의 사악함에 관한 이란 정부의 주장을 입증하는 듯하다. 이란과 헤즈볼라의 연대, 그리고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맹비난하는 장면 덕분에 이란은 오랫동안 꿈꿔왔던 중동의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 테헤란 주재 한 고위 서방 외교관에 따르면 상황은 훨씬 더 나쁠지도 모른다. 핵 문제를 타협했을지도 모를 이란 내 온건파의 입지가 이번 위기로 좁아졌다. 계속되는 폭력 사태로 원유가는 배럴당 75달러로 치솟았다. 국가 수입(收入)의 80%를 석유 판매에 의존하는 이란으로서는 뜻하지 않은 행운인 셈이다. 그리고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의 집권층 이슬람 성직자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헤즈볼라가 괴멸되는 일을 우려하고 있으며, 그런 우려 역시 과민한 방어적인 태도를 강화하고 있다. 이란에 대한 국제적 압력이 거세지고 있음은 사실이다. 지난주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은 14 대 1로 통과됐다. 이란이 8월 말까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으면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있다는 내용이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최고 성직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이란의 실질적인 최고 권력자)는 그 결의안을 일종의 협박이라며 비난했다. 그러나 그들은 6월 초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제시한 협상 패키지를 아직은 거부하지 않았다. 그 협상안 역시 이란 핵 프로그램의 중단을 요구한다(이란 정부는 그 제안에 대한 답변을 8월 22일까지 내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 주도의 대결 전략은 중동 지역에서 나타나는 모든 최악의 동향들을 더욱 악화시키려는 의도를 지닌 듯이 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이란을 아예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런 와중에 이란에서는 민족주의 열기가 고조되면서 미국의 고민거리를 더해 준다. 테헤란의 옛 미국 대사관 건물 벽에는 살벌한 내용의 반미(反美) 벽화가 지금도 그려진다. 매주 실시되는 금요 기도회에서는 ‘슬로건 장관’으로 알려진 인물이 반미적인 예배 의식을 이끈다. 국영 언론 매체들은 매일 미국의 ‘오만한 언행’ 사례들을 열거하듯 보도한다. 그러나 테헤란의 반미주의가 단순히 이런 식으로만 나타나지는 않는다. 이란의 민족주의는 일종의 신(新)민족주의다. 식민지에서 이제 막 벗어난 국가들에서 흔히 보이는 현상으로, 허세와 불안정, 세계에 대한 개방성과 의심 등의 심리가 뒤섞여 있다. 테헤란 북부의 상점가를 가득 메운 10대 청소년들은 코카콜라를 마시고, 아이팟을 들으며, 불법 위성TV를 통해 제니퍼 로페즈와 마돈나를 보는 일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남자 아이들은 과장된 오리 꽁지 모양으로 머리를 뒤로 묶은 채 돌아다니고, 여자 아이들은 보석 장식의 선글라스를 끼고 머리에 푸치 스카프를 느슨하게 맨 채 매력적인 자태로 활보한다. 그러나 그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자신들이 세계 문화의 동등한 참여자라는 인식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 이란인들에게 첨단기술을 허용하지 못하겠다고 선언하는 일은 직접적인 모욕이다. 이란 정권은 영리하게도 자국의 현대화를 과시하는 상징으로 핵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물러나서는 얻을 게 없다. 유력한 정치인 호세인 마라시는 “핵 프로그램은 이제 단순한 경제적 문제가 아니다. 정치 문제이자 위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 패배한 아야톨라 알리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의 처남이기도 하다. 현 정부가 이란의 국제적 위상을 드높였다는 인식은 이란인들 사이에서 놀라운 지지를 이끌어냈으며 이런 태도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의 대(對)이란 비판은 그런 평판을 강화할 뿐이다. 혁명 이후 초대 외무장관을 역임했지만 지금은 개혁파인 에브라힘 야즈디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비판할수록 아마디네자드는 더욱 강해진다”고 지적했다. 레바논에서의 순교를 열망하는 헌신적인 청년이나, 달콤한 차(茶)는 물론이고 집에서 만든 보드카를 대접하는 세속적이고 닳고 닳은 예술가나 모두 한목소리로 아마디네자드를 찬양한다. 앞서의 청년은 이렇게 말했다. “전에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 우리는 자기방어에 급급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우리는 발언권이 강화됐고, 전 세계가 우리의 말을 경청한다.” 정부와 연줄이 있는 몇몇 정세 분석가가 지적하듯, 레바논 사태와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갈등은 동일한 방식으로 아마디네자드를 도와줬다. 그의 이미지를 부각시켰고, 현 정권의 각종 실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켰다는 점에서다. 아마도 국민의 관심을 가장 크게 분산시킨 것은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석유 달러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이란 정부는 미국의 공격이나 제재를 우려해 석유 판매를 서둘러 왔다. 테헤란이 옛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처럼(혹은 오랜 고립으로 건물들의 색이 바래고 페인트 칠이 벗겨지긴 했지만 여전히 위풍당당한 쿠바 수도 아바나처럼) 보일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실망하게 된다. 건설용 고공 크레인들은 반쯤 지은 마천루들의 위로 솟아 있다. 새로 지은 콘도 단지는 인조 대리석과 파란색 유리로 지어져 번지르르하다. 방갈로르부터 두바이까지 벼락부자처럼 급성장한 대도시들에서 흔히 보이는 광경이다. 잘 포장된 도로 위에선 각종 차량이 정신없이 내달린다. 대부분의 자동차는 자그마한 페이칸 세단(이란의 대표적인 국산 승용차)이지만, 광택 나는 푸조와 BMW도 더러 눈에 띈다. 한낮의 열기가 걷히는 저녁이 되면 수많은 쇼핑객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수백 개의 상점은 평면 TV, 이탈리아제 소파, 푸마 운동화 등으로 그들을 유혹한다. 200달러짜리 부가티 나이프 세트를 찾는 일은 이슬람 사원을 찾는 일만큼이나 쉽다. 어쩌면 더 쉬울지도 모른다. 연간 약 600억 달러나 되는 석유 판매 수익은 이란 경제의 대다수 문제점을 씻어 없앤다. 연간 무려 250억 달러의 국고 보조금은 이란의 소비자 기름값을 ℓ당 9센트 정도로 낮추는 데 기여한다. 경제전문가 사에드 라일라즈에 따르면 페이칸 세단의 연료 소비량은 프랑스에서 운행되는 자동차에 비해 6배나 된다. 아마디네자드는 특히 자국 내의 오지를 방문하고 구호 물자와 저리 융자를 제공함으로써 인기를 얻었다. 정부 발주 사업계약은 친구들이나 혁명수비대 같은 막강한 권력기관들 몫으로 배정돼 왔다. 일례로 혁명수비대는 지난 6월 80억 달러 규모의 석유 부문 사업계약을 입찰 경쟁 없이 따냈다. 사실 경제 정책은 대다수 국민을 매수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지는 듯하다. 국가가 경제의 3분의 2를 통제하는 상황에서는 쉬운 일이다. 테헤란 소재 샤리프 공과대학의 거시경제학자인 마수드 닐리 교수는 “석유 횡재 덕분에 정부는 실패의 두려움 없이 어떤 일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반정부 세력은 외로운 패거리 신세가 됐다. 선도적인 개혁파 정당인 이슬람 이란 참여 전선(IIPF)의 리셉션 장소는 참석자가 적어 비어있는 의자들이 많고, 흔한 음식 재료인 양파 냄새로 진동한다. IIPF는 의회에서 전체 의석 290석 중 39석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당 대변인 사에드 샤리아티는 그 이유 중 하나가 민주주의의 원칙과 경제적 복지 사이의 연관성을 유권자에게 납득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솔직히 시인했다. 그 과제는 이란인들이 중동 사태를 통해 목격하고 있는 미국의 위선 때문에 말할 수도 없이 더 어려워졌다. 개혁파 성직자인 모센 카디바르는 “부시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말한다. 그런 기준을 이란에만 적용해서는 안 된다. 팔레스타인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웃 이라크의 혼란상을 지적하며 미국식 자유의 허상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워싱턴과 텔아비브의 끈끈한 유대관계 때문에 미국뿐만 아니라 온건한 이란인들(미국의 앞잡이로 인식되기 쉽다 ) 까지도 철저히 불신받는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테헤란에서는 미국이 이란의 개혁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개혁파 인사를 단 한 명도 찾기 어렵다. 심지어 현 정권에 의해 투옥됐던 반정부인사들 사이에서도 그렇다. 이 모든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이란 정부가 받아놓은 제의는 미국 측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덜 매력적으로 보인다. 유엔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기하라고 요구하지만 이란으로서는 어느 정도 핵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란의 집권 성직자들을 상대해온 사람들은 이제 그 성직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혁명 전파가 아니라 권좌 유지라고 주장한다. 호메이니와 동시대 인물로 권력층의 눈 밖에 난 그랜드 아야톨라 유세프 사아네이는 현 정권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국민에게 관심이 없다.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에만 신경 쓴다.” 그러나 레바논 사태 이후 부시 행정부가 개혁파 성직자들에게 완벽한 안전을 보장할 가능성은 희박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다. 국제사회는 이란의 핵 포기 문제에서 놀랄 정도로 일치된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러시아조차 지난주 그 제의를 받아들이라고 이란에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시간이 지나면 국제사회의 공조 관계가 깨질 가능성이 높음을 안다. 보수적 신문 재벌인 케이한 그룹의 사장이자 비공식적 정권 대변인인 호세인 샤리아트마다리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는 완전히 다르다. 일부 유럽 국가 지도자들은 우리에게 ‘이 문제가 오래가기를 원치 않으니 제발 타협하자’고 요청하는 은밀한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그의 말이 과장이라 할지라도, 분명히 유럽 국가들은 레바논 전쟁을 다루는 데 있어 미국과 심한 견해 차이를 보인다. 미 외교관계위원회(CFR)의 이란 문제 전문가 레이 테이키가 말하듯, 만일 교착상태가 지속되면 “몇 달 뒤 유럽인들은 또 다른 중동 위기를 안게 되길 원하는지 스스로 자문할 수밖에 없게 될 전망이다.” 워싱턴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먼저 미국은 이란이 취한 조치들을 모방해 문제를 사안별로 풀어나가려 할지도 모른다. 핵 문제에 관한 내부적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이란 정부는 잠재적인 위기 요인들을 제거해 왔다. 예컨대 집권층은 점점 늘어나는 젊은 세대의 욕구를 서서히 충족시켜 줬다. 테헤란 거리를 활보하는 매력적인 여성들의 머리에서 푸치 스카프는 더욱 더 뒤쪽으로 젖혀진다. 파티용으로 쓸 위스키 몇 병을 주문하는 일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쉬워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혁명 수비대 최고 사령관인 라힘 사파비는 깡패집단 같은 ‘바시지’ 민병대에 “더 이상 국민의 생활에 간섭하거나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거나 무력으로 CD와 카세트를 빼앗지 말라”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동시에 당국자들은 지식인들에게는 체포 위협을 가해 왔다. 일례로 라민 자한베글루 교수는 지난 4월 구체적인 범죄 사실도 없이 의문의 구금을 당한 바 있다. 개혁파 성직자 카디바르는 한 이슬람 사원에서 뉴스위크 기자들의 인터뷰에 응해야 했다. 국립대학에 있는 자신의 교수실에서 외국인을 만날 경우 해고된다는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일이 가장 급하다면, 이란의 정권 붕괴(아무리 민주적인 방식이라 해도) 가능성을 계속 언급하거나 헤즈볼라 같은 단체들과의 연계 문제로 테헤란 측을 비난하는 행위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적인 안전보장이 제시돼선 안 되겠지만 걸프만 일대의 평화를 강화하는 조치의 일환으로 안전보장이 제공될 수는 있다. 그리고 유엔 안보리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철회하지는 못한다 해도 그 강도를 약화할 수는 있다. 아울러 동결된 이란 정부 자산의 일부를 풀어주거나, 무자헤딘 할크 조직(MKO: 이란의 반체제 단체. 미 국무부도 테러단체로 규정했다)의 일부 구성원들을 재판을 위해 이란 당국에 넘겨주는 일 등은 강력한 홍보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그 점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경우에도 현 이란 정권이 부시 행정부에 대한 의심을 극복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미국의 공화당이 이란에 진정한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는 정책을 지지할 가능성이 희박한 점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미국이 어느 정도 정치적 융통성을 발휘한다면 미국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이란 집권층 성직자들의 위세를 약화시키게 될지 모른다. 동일한 이유에서 테헤란의 일부 민주 인사들은 미국이 이란에서 좀 더 개방적인 영사관을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럼으로써 좀 더 쉽게 미국 비자를 얻게 하고, 동시에 영사관 밖에서 대기하는 이란인들의 긴 행렬에 현 정권이 당혹감을 느끼게 만들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카디바르는 과학 계열뿐 아니라 인문 분야 학생들에게도 더 많은 장학금을 주어 자유사상을 고취시켜야 한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보다 관용적인 미국의 정책이 이란 정권의 나쁜 행동이 보상받는다는 믿음을 키울 우려도 물론 있다. 개혁 노선의 유력 일간지 샤르그(Shargh)의 발행인인 모하마드 아트리안파르는 “이란 정부는 서방 진영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내려면 대결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 협상석상에 오른 다른 모든 방안들은 나쁜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 개악하는 일을 보장하는 듯이 보인다. 이란의 완전한 민주화라는 보다 큰 목표는 찬양할 만하다. 그러나 그런 목표는 공습이나 미국의 소리 방송(왕정 복고를 주장하는 망명객들을 출연시킨다), 혹은 인권 세미나(국영 라디오 방송국을 포위하고 점거하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홍보한다) 같은 방법으론 결코 달성하지 못한다. 교도소 재소자 인권 운동을 벌이는 에마데딘 바기는 이란 정보부가 지식인들의 암살에 개입했다고 비난한 죄로 3년을 복역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민주주의는 사고 파는 상품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과정이다. 민주적 가치관을 발전시키려면 몇몇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란을 핵 분야의 천덕꾸러기로 만드는 일은 그런 과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이 미국의 이상(理想)에 맞게 행동하는 일은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With MAZIAR BAHARI in Tehran and ZVIKA KRIEGER in New York 장병걸 cbg58@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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