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아동 위한 맞춤 서비스
저소득층 아동 위한 맞춤 서비스
부슬비가 내리는 2주 전 토요일 서울 뚝섬유원지의 ‘나눔장터’. 노원구 상수초등학교 5학년 최윤정양이 ‘아름다운가게’(대표 손숙)가 매주 이곳에서 여는 장터에서 좌판을 벌여 놓고 손님을 기다린다. 최양이 갖고 온 물건은 만화로 그린 ‘그리스 로마 신화’, 참고서, 우산 등. 모두 500원 균일가에 판매한다. 나눔장터의 판매액 중 절반은 불우이웃 돕기에 쓰인다. 그 옆에선 찻잔과 식기류를 기증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헌 의류를 판매하느라 분주하다. 팬클럽 ‘박사모’와 ‘근혜사랑’이 싸이월드에 개설한 미니 홈피 방문객 500만 명을 기념한 행사란다. 최양은 “물건이 모일 때마다 이곳을 찾는다”며 “저의 작은 도움이 빈곤 아동들을 돕는 데 쓰여 기쁘다”고 말했다. ‘아름다운가게’는 영국 국제 구호단체 ‘옥스팸’을 벤치마킹한 단체로 전국 72개 상설매장에서 수거한 의류·잡화·책·주방용품 등을 팔아 빈곤층 지원에 사용한다. 2004년 44억원의 매출이 지난해엔 6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남주연 간사는 “2002년 출범 당시만 해도 남이 쓰다 버린 물건에 대한 거부감 탓에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회의적이었지만 지금은 수많은 사람이 동참해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름다운가게’가 일반인의 기증품을 손질해 판매한 돈으로 저소득층을 돕는다면 ‘위 스타트’ 운동은 지자체와 지역사회 내 전문가 집단을 끌어들여 저소득층 아동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위’는 Welfare와 Education의 첫 글자를 땄고, ‘스타트’는 저소득층 아동의 새로운 삶의 시작을 의미한다). 미국의 빈곤 아동 지원 단체인 ‘헤드 스타트’와 영국의 ‘슈어 스타트’를 본뜬 이 운동은 영유아기(0~6세)뿐 아니라 학령기(7~12세)의 빈곤층 아동을 대상으로 복지·보건·보육·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2004년부터 중앙일보 주도로 서울·경기·강원도 등 13곳 마을에서 펼쳐진다. 시범마을로 선정된 군포마을의 이선주 ‘위 스타트’ 팀장은 “전국적으로 모범이 될 모델을 정립하느라 책임이 무겁다”고 말했다. 산본마을 저소득층 아동의 소외감과 박탈감에 관해선 “열악한 환경 탓에 부모와 주위의 사랑을 받지 못해 생긴 병”이라며 “이들이 제대로 크려면 예방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산본마을에서 거둔 성과를 당동마을로도 확대하는 계획을 짜느라 분주한 이 팀장은 “경기도가 지원하는 1억5000만원과 군포시청 예산 1억5000만원으론 너무 빡빡하다”며 아쉬움도 피력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정부가 ‘위 스타트’ 운동을 본뜬 ‘희망 스타트’ 운동을 국가 차원의 사업으로 추진하는 계획은 시의적절하다. 보건복지부의 박종화 사무관은 “내년 96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존의 저소득층 아동 지원사업이 현금지원, 시설수용 등 사후 대책 성격을 띤 소극적 해결책이라면 위 스타트는 지자체와 지역사회 내 전문가 집단이 힘을 합쳐 집중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다르다. 선진국에서도 민간 부문이 개발한 지원 모델을 국가가 원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위 스타트’와 ‘아름다운가게’‘자원봉사’의 첫 글자를 딴 중앙일보의 ‘위·아·자 나눔장터’가 9월 23일 상암구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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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속도 빨라 놀랍다” 미국 ‘헤드 스타트(Head Start)’ 협회의 연구평가센터 소장인 벤 앨런(38) 박사는 중앙일보의 ‘위 스타트’ 운동에 크게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아래는 e-메일 인터뷰 내용. 중앙일보가 벌이는 ‘위 스타트’ 운동을 평가한다면. 아직 초기 단계인데도 발전 속도가 놀랍다. 얼마 전 한국 정부도 ‘위 스타트’ 모델을 본떠 빈곤층 아동지원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실시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위 스타트’와 ‘헤드 스타트’를 비교한다면. ‘헤드 스타트’는 시작한 지 이미 42년째인, 영유아기(6세까지) 아동 지원 운동이다. 반면 출발 2년이 조금 넘은 ‘위 스타트’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얼마 전 군포 위 스타트 마을을 가보니 지역사회 내 전문가 집단 간의 자발적인 협조가 매우 인상 깊었다. ‘위 스타트’ 운동도 ‘헤드 스타트’에서 교훈을 얻겠지만 거꾸로 ‘헤드 스타트’도 ‘위 스타트’에서 참신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미국에서도 신문이나 방송이 이끄는 사회운동이 있나. 신문사나 방송사가 사회적 프로그램을 이끄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의 전 소유주이자 편집인인 조셉 퓰리처가 1883년 자유의 여신상 받침대 공사에 드는 자금 모금에 타임스를 활용한 적은 있다. ‘위 스타트’ 활성화에 요구되는 점은. 프로그램의 실행과 효과를 감시·측정하는 체계가 중요하다. 이런 평가는 프로그램의 개선뿐 아니라 일관된 질 유지에도 유용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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