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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INVESTING] “부자는 대형 성장주에 관심”

[MONEY&INVESTING] “부자는 대형 성장주에 관심”

부자들이 좋아하는 펀드는 따로 있다. 강남 PB들은 “부자들은 기본적으로 높은 기대수익률보다 낮은 리스크를 선호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소형 가치주보다 대형 성장주에 관심이 높고, 해외 펀드에도 자산을 분산 투자한다. 최근 자산운용협회 자료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 수탁금액은 무려 42조원을 기록했다. 연초 32조원에 비하면 10조원이나 증가했다. 전체 펀드 계좌 수도 1,000만 계좌를 넘은 지 오래다. 단순 수치로 따지면 적어도 국민 4명 중 한 명은 펀드에 가입했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도 부자들이 선호하는 펀드는 뭘까. 부자들은 ‘돈 냄새’를 기가 막히게 잘 맡는다. 다양한 인맥이나 전문가 도움으로 발 빠른 투자 정보를 듣고 있어서다. 결국 부자들의 투자 성향만 잘 파악해도 ‘돈 흐름’을 쫓아갈 수 있다. 답변은 강남 PB(프라이빗 뱅커) 5명에게 들었다. 각자 ‘10억원대 현금 자산을 가진 고객들이 선호하는 펀드를 두 개씩 꼽아달라’는 설문을 돌렸다. 설문에는 김재상 한국씨티은행 압구정점 부지점장·송명섭 HSBC 삼성점 이사·이재경 삼성증권 테헤란로 지점장·윤태경 SC제일은행 역삼점 지점장·황창규 하나은행 대치점 PB팀장(가나다 순)이 참여했다. 선정된 펀드 상품은 총 7가지.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1ClassA’와 ‘피델리티차이나포커스펀드’는 중복으로 꼽혔다. 부자들의 펀드 선호도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우선 펀드 스타일은 대형 성장형이 인기가 높다. 편입종목은 삼성전자·현대차 등 업종대표주로, 시가총액이 크고 향후 성장성이 높다. 해외 펀드에 관심이 높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분산 투자의 한 방식이다. 부자들은 국내 펀드뿐만 아니라 해외 펀드에 자산을 분산 투자한다. 특히 성장속도가 빠른 인도와 중국 시장을 선호했다.

국내 펀드

- 삼성전자 등 업종대표주 투자 펀드 인기 국내 펀드에는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1ClassA(이하 삼성그룹주식형펀드)·PCA업종일등주식D-1클래스A·삼성파워한중인덱스플러스 파생상품 등 세 가지가 꼽혔다. 이 중에서도 한국투신운용이 운용하는 삼성그룹주식형펀드는 세 번이나 추천받았다. 그만큼 부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이 펀드의 특징은 국내 최초의 단일그룹투자펀드란 점이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그룹 14개 계열사에 투자한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15%를 넘어섰고,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기대감이 높다. 이외에 삼성화제·삼성물산·제일기획 등이 있다.
이재경 지점장은 “특히 삼성그룹주식형펀드는 상반기 조정장에서 리스크 관리가 뛰어났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펀드들이 고전을 면하지 못할 때 홀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0.5%로 주식 성장형 펀드 중 최고 수익률을 냈다. 편입종목이 대부분 지수의 영향을 덜 받는 업종대표주 위주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황창규 팀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군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지만 가입 시기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편입 종목은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목표가격(6개월)까지 상승했다. 향후 추가 상승여력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PCA업종일등주식D-1클래스A는 PCA운용의 대표상품이다. 지난 2002년에 판매된 이후 꾸준하게 성과를 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0.47%로 낮지만 1년 수익률은 무려 21%를 넘었고 2년 수익률은 80%에 육박한다. ELF(Equity Linked Fund·주가연계펀드)도 꼽혔다. 이는 증권사에서 만든 주식지수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펀드다. 송명섭 이사는 “HSBC 고객들은 ELF에 관심이 많다”며 “이 중 한국과 중국 주식 시장에 연동하는 삼성파워한중인덱스플러스파생상품이 특히 인기가 높다”며 “부자들이 향후 한국과 중국 주식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외 펀드

- 친디아와 선진국 시장에 분산투자 해외 펀드는 피델리티중국포커스·피델리티인도포커스·피델리티유럽성장·HSBC중국주식형펀드 등 네 가지 상품이 꼽혔다. 이 중 피델리티중국포커스펀드는 중복 추천됐다. 부자들이 선호하는 투자국은 친디아(Chindia·중국과 인도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부르는 용어), 즉 중국과 인도다. 이 두 나라는 신흥경제국으로 불리는 브릭스(BRIC: 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 중에서도 고성장세다. 특히 부자들은 중국 투자에 관심이 높았다. 선호하는 펀드 중 피델리티중국포커스와 HSBC중국주식형펀드는 모두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다.
황창규 팀장은 “중국은 물가상승률이 안정되면서 9% 이상의 성장세를 실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적어도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까지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송명섭 이사 역시 “올 상반기 미국 금리 인상으로 세계 증시가 휘청댈 때 중국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만이 선방했다”며 “그만큼 성장속도가 빠르고 중국 정부의 적절한 통제가 증시 과열을 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델리티중국포커스펀드는 주로 중국 및 홍콩에 상장된 중국 주식(H주 45%·홍콩주식 21%·레드칩 17% 등)에 투자한다. 지난 6개월 수익률은 14.39%로 부자들이 선호하는 펀드 7개 중 수익률이 가장 높다. 윤태경 지점장은 “인도 시장은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있지만 수익률 기대감은 높다”며 “인도의 증시 변동폭이 커서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재상 부지점장은 “부자들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이머징마켓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중국과 인도 역시 증시 변동성이 높은 이머징마켓에 속한다. 김 부지점장은 “지난 3년 동안 이머징마켓은 좋은 성과를 냈고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지만 증시 변동성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미국이 금리 인상을 발표함과 동시에 인도 증시는 곧바로 하강곡선을 그렸다. 그는 “부자들은 이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중국·인도 등 이머징마켓에 몰려 있는 자산 일부를 선진국 시장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 시장은 변동성이 낮아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부자들은 그 중에서도 주식 시장 전망이 좋은 미국·유럽·일본 시장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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