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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취미가 성공의 열쇠 됐다

어린 시절 취미가 성공의 열쇠 됐다


IBM에서 해고된 40대 가장, 외바퀴 자전거 판매하는 온라인 벤처회사 차려 대박 처음에는 단지 취미로, 용돈을 벌려고 짬을 내 시작한 일이었다. 이 일로 먹고 살게 될 줄은 몰랐다. 아버지처럼 나도 30년 동안 IBM에서 일하고 은퇴할 줄 알았다. 그 은퇴가 7년 정도 남았을 때, 1999년 초 닷컴 거품이 붕괴될 즈음 아내와 함께 Unicycle.com이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했다. 온라인 업체들이 줄줄이 망해가던 차였다. 당시 우리는 사업 경험도 없었다. 에이미는 세 아들을 둔 전업주부였고 나는 야간 대학에서 막 언론학 학위를 땄다. 우리는 빚더미 위에 앉아 있었다. 사정은 이랬다. 에이미에게는 비밀로 하고 700달러를 긁어모아 사업면허와 외바퀴 자전거(unicycle) 6대를 샀다. 12세 때부터 외바퀴 자전거를 탔지만 4년 뒤 운전면허를 따면서 그만뒀다. 고등학교 입학 이후 해마다 0.5kg씩 체중이 불다 보니 41세가 되어 다이어트가 절박했다. 식이요법은 소용이 없었다. 달리기를 했지만 엉덩이가 아팠다. 수영은 내 식욕만 돋웠다. 창고에서 오래된 외바퀴 자전거를 꺼내 집에서부터 두 블록을 탔다. 돌아올 때는 다리 힘이 풀려 걸어와야 했다. 하지만 난 다음날 다시 자전거를 탔고 그 다음날도 계속했다. 몇 달이 지나지 않아 하루에 동네 보도를 약 8km 정도 탔고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날 보면 “어디서 외바퀴 자전거를 샀느냐”고 묻곤 했다. 여기서 처음 사업 가능성을 봤다. 1998년 6월 IBM이 홈페이지 크리에이터라는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일이 술술 풀려나갔다.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온라인 상점을 개설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알아보니 외바퀴 자전거를 파는 웹사이트는 두 곳뿐이었고 실제 자전거 매장에선 진열해 놓은 곳이 없었다. 인터넷에서 외바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채팅을 하면서 자전거 바퀴나 부속품을 구하기 어렵다는 불만을 들었다. Unicyle.com은 1999년 3월 31일 문을 열었지만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몇 주 전부터 외바퀴 자전거 온라인 포럼에 개설일을 공지했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11일이 지나고 드디어 첫 주문이 들어왔다. 외바퀴 자전거가 아닌 선글라스에 부착하는 13달러짜리 후사경(後寫鏡) 주문이었다. 무척 흥분했다. 4월 30일쯤 되자 1000달러어치의 제품을 팔았다. 새로 개통한 무료 주문전화로 더 많은 주문이 들어왔다. 에이미는 전화를 받고 기저귀를 갈고 우리 개 위시본이 못 짖게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10월 말이 되자 월 평균 매출액이 약 1만1000달러가 됐다. 그리고 나는 IBM에서 해고통지를 받았다. 정신이 멍했다. IBM은 항상 내 밥줄이었다. 에이미는 처음에 믿지 않다가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들은 아직 어렸고 주택 융자는 이제 시작이었다. Unicycle.com의 사업주라서 실업수당도 받지 못했다. 엄밀히 실업자가 아니라 자영업자였다. 프리랜서 작가 일을 시작했지만 전혀 보수를 받지 못했다. 그러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일어났다. 주문이 폭주했다. 11월의 매출은 2만2000달러 가까이 됐다. 여덟 달 만에 우리의 작은 부업에서 내 정식 직장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렸다. 12월에는 매출이 5만5000달러에 근접했다. IBM 전 상사에게 나를 해고해준 게 내 인생 최고의 일이었다며 고맙다는 카드를 보냈다. 몇 달 후 IBM은 Unicycle.com을 전국적인 광고 캠페인에 포함시켰다. 2001년 8월 우리는 약 300㎡ 규모의 사무실과 창고를 마련했다. 7개국에 가맹점을 열고 추가 개설을 준비 중인 Unicycle.com은 세계 최대의 외바퀴 자전거 소매업체가 아닌가 싶다. 아직도 외바퀴 자전거로 거의 매일 8km를 달린다. 49세인 지금도 열두 살 때만큼이나 즐겁다. 이제 우리의 새 프로젝트는 다른 이들에게도 꿈을 좇으라고 북돋는 일이다. 우리가 2003년에 개설한 Banjo.com은 Unicycle.com보다 더 빨리 성장 중이다. 많은 도움과 기도로 우리는 내 어린 시절의 두 취미를 성공적인 사업으로 바꿨다. (필자는 조지아주 매리에타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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